필리핀의 억만장자 엔리케 라존(Enrique Razon·사진) 블룸베리리조트 회장이 제주의 더 호텔 카지노를 인수했다. 제주도내 카지노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햐얏트호텔 카지노가 그랜드익스프레스(주)에 매각된 후 국내 카지노 업체를 외국자본이 사들인 두 번째 사례다. 그랜드익스프레스(주)는 홍콩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와 켄팅홍콩이 공동출자한 회사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그가 '솔레어 코리아(Solaire Korea Co. Ltd)'라는 한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더 호텔 카지노 지분의 92%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주식을 취득한 내용이 필리핀 현지 주식시장이 공시된 것이다.
현재 계약금을 내고 계약서만 체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이 밖에도 '솔레어 코리아'가 인천 실미도의 토지 20.96ha(20만9600m²)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앞서 1월에도 무의도 토지 12.2ha(12만2000m²)를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엔리케 라존 블룸베리 회장은 필리핀 마닐라에 12억 달러의 복합 카지노리조트를 소유·운영하고 있으며, 21개국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는 국제컨테이너서비스 회사도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 배경으로 엔리케 회장은 한국의 투자환경이 좋아 회사의 새로운 역점사업을 추진하기에 좋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해 중국인 185만여명을 포함해 외국인관광객 230만명이 방문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
반면 카렌 탕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필리핀 도박산업 수익이 올해 각각 16%, 33% 성장을 점쳤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도박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610만명의 중국 본토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42% 늘어난 수치다.
더호텔 카지노는 주식회사 지앤엘(GOLDEN & LUXURY Co. Ltd)이 지난 2007년 11월 '남서울프라자호텔&카지노'를 450억원에 인수해, 이듬해 4월 25일 '더호텔 엘베가스 카지노'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이후 9차례 최대주주가 바뀌었으며 현재는 '(주)엠에스엠홀딩스'가 23.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로 등록됐다.
170여명의 직원을 두고 룰렛과 다이사이 등 43개의 게임 테이블을 운영하는 비교적 소규모 업체다.
외국인전용카지노를 신규 설립하려면 5억 달러 이상의 투자와 제주도지사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지분 매입 형식의 경우 30일 이내에 지위 이전 신고만 하면 된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