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은 밤늦게 귀가하거나 택시를 탈 때 두려움이 없는 반면 여성들의 절반은 범죄 피해의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현혜순)이 4일 발표한 '2014 제주특별자치도 성폭력 실태조사'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민들의 성폭력 피해의 두려움을 포함, 범죄피해의 두려움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47.7%가 ‘밤늦게 귀가하거나 택시 탈 때 두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5.7%에 불과했다.
성 통념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처음 만나는 남자의 집에 따라가는 것은 성관계를 허락한다는 뜻’이라는 의견에 대해 여성이 42.0%, 남성이 52.2%로 조사돼 조사대상자의 절반 가까이 성폭력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었다.
성폭력 인식 관련 조사에서는 ‘구타 또는 협박으로 성교를 강요하는 행위’는 94.1%가 성폭력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성행위 도중 중단을 요구했음에도 행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남성 32.2%, 여성 16.6%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응답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성폭력 인식이 낮았다.
처음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연령은 20대가 가장 많았으나 10대에 피해를 경험한 경우도 피해자의 25.7%나 됐다.
성희롱 피해장소는 학교,직장,군대가 가장 많았고. 성추행 피해 장소로는 대중교통시설이 가장 많았다.
성폭력 관련법을 잘 알고 있는지에 대하여, '잘 안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15.0%에 불과했고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잘 모르는 응답자가 69.5%, 전혀 모르는 응답자도 15.5%가 돼 무려 85.0%가 성폭력 관련법을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상담소를 비롯한 공공 서비스 기관을 아는지에 관한 조사에서 성폭력상담소 50.8%, 피해자 쉼터 40.8%, 여성긴급전화 1366은 39.3%가 안다고 응답했다. 장애인성폭력 상담소나 성매매피해자 쉼터 등 다른 기관에 대한 인지도는 30%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원스톱 지원센터에 대한 인지도는 17.3%로 가장 낮아 성폭력 통합지원 센터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2014년 7월에서 12월까지 6개월간 도내 만 19세 이상 남녀 제주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 성폭력 관련 종사자와 피해 경험자 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면접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제이누리=이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