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3희생자 유가족과 제주도민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4·3사건이 일어난 지 66년째인 이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여 ‘4·3희생자 추념식’을 갖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위령제’로 치러지던 이 행사를 금년에는 정부가 주관하는 ‘추념식’으로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4·3 당시 안타깝게 희생되신 영령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명예회복을 소망해온 희생자 가족 여러분의 아픔이 덜어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많은 슬픔을 안고 살아오신 유가족과 제주도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4·3희생자 유가족과 제주도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제주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이번 추모식의 슬로건처럼 ‘어둠의 역사를 빛의 역사로’, ‘갈등을 넘어 상생과 화합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제주도민 여러분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룩한 아름다운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시켜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의 디딤돌을 놓았습니다.
특히 4·3사건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제주 4·3희생자 유족회’와 ‘제주 경우회’가
화해의 자리를 함께 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특별법 제정과 공식 사과, 평화공원과 기념관 건립, 그리고 위령사업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대로 지난 24일, 국가기념일 지정을 공표함으로써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바라는 여러분의 뜻을 받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주는 이제 과거의 아픔을 말끔히 씻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힘차게 발돋움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지난해 제주도를 찾아온 관광객이 사상 처음 1천만 명을 돌파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2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경제성장률과 고용률에 있어서도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평화의 섬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4·3희생자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
여러분이 보여주신 화합과 상생의 정신은 우리 모두가 실천해야 할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밑거름이기 때문입니다. 통합의 수준은 그 나라의 품격과 직결됩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나라’도 모든 국민이 하나 되는 ‘통합된 나라’입니다.
제주는 이러한 화합과 상생의 정신을 미래지향의 창조적 에너지로 더욱 승화시켜
온 나라로 확산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창조의 힘이 우리나라의 자랑스럽고 품격 높은 문화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의 추념식이 대한민국이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한걸음 더 도약하는
뜻 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시 한 번 4·3희생자 영령의 명복을 빌며, 제주도민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