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원격영상 벤츠 구급차가 그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일반 구급차 마냥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의원에 따르면 제주 소방안전본부는 지난 2009년 11월 원격영상장비가 장착된 벤츠 스프린터 구급차 3대를 도입했다. 차량 가격은 1억4000만원, 단말기는 3000만원, 기타 장비 3000만 원 등 대당 2억 원이다. 국비 3억 원에 지방비 3억 원 등 총 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구급차로 중환자를 이송 중에 협약을 맺은 병원의 지도의사로부터 구급차에서 보내는 환자상태에 대한 영상에 대해 응급처지 지도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서귀포소방서 대륜119센터, 서부소방서 한림, 동부소방서 성산에 배치된 차량 3대는 처음부터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3G로 설계된 시스템상의 문제로 오름, 산, 대형건물 곁을 지날 때 구급차와 병원을 연결하는 접속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연결망 범위에 다시 들어오면 자동재접속 기능도 없어서 처음부터 모든 입력을 다시 해야 했다.
따라서 구급차에 탑승한 응급의료진과 소방공무원은 현장에서 원격영상 사용을 포기하고 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고가에 구입한 차량 자체도 문제가 있었다. 외제차였기 때문에 필요할 때 즉시 수리를 받는 데 지장이 많다는 것이다.
주행거리가 길어짐에 따라 국산 구급차보다 빠른 속도로 노후화됐다. 이런 이유로 서부소방서 한림119센터에서는 차량을 결국 국산 스타렉스로 교체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지금까지 원격영상 탑재 벤츠 구급차는 원격영상 총 사용건수는 126건, 차량 1대당 42건에 불과했다.
구급차 1대당 연간 이송인원이 2500~3200명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원격영상 활용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셈이다.
이에 윤춘광 의원은 “국가정책에 무조건 부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소방관 건강관리 문제, 노후 소방차량 교체 문제, 점검대상 시설 내 불량 소화기 교체 문제 등은 도비를 들여서 즉각 지원해야 할 시급한 분야”라며 “국가정책에 무조건 부화뇌동하다 보면, 위와 같은 분야의 예산 활용폭이 그만큼 적어진다”고 꼬집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