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농민단체들이 감귤 1번과 상품화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회장 고문삼)는 2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감귤 1번과의 상품화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농업인단체협의회는 “최근 비상품 감귤 1번과에 대한 상품화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우선 감귤 1번과를 허용하면 전체적인 감귤유통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며 “이로 인해 적정생산이라는 감귤 정책이 폐기될 경우 감귤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제어장치가 없기 때문에 가격폭락의 위험성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 5일 한·중FTA 1단계 협상이 타결됐고 2차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산 저품질 감귤 및 가공용 농축액이 대량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따라서 감귤 1번과를 상품화할 경우 가공용 감귤수매량이 적어 저가의 외국산 감귤농축액의 무분별한 수입을 방조하는 우려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올해 90년만의 가뭄을 겪으면서 감귤원 과실생육이 부진하고 비상품 감귤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농가들을 중심으로 1번과를 포함한 소과의 대량 생산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어 더욱 상황을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때문에 매년마다 ‘감귤 1번과 상품화’라는 해묵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농업인단체협의회는 “제주감귤은 2002년산이 대폭락 이후 농안법상의 유통명령제 시행과 2004년 감귤조례와 규칙의 잇따른 개정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한 이래 오늘에 이르렀다”며 “그동안 감귤가격이 좋게 형성된 것은 노지감귤 출하초기 품질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초기 가격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더욱이 “1번과와 9번과 등 비상품 감귤 격리를 통한 물량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면서 대도시 도매시장 가격이 지속적으로 좋게 형성된 것도 요인 중의 하나”라며 “우리 농업인들은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해 열매솎기 등 개방화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번과를 상품화 한다면 가격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확신했다.
이들은 “그동안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에 의거 지속적인 선과장 지도단속 관리를 통해 비상품과의 시장격리, 가공용 수매로 상품화율을 높인 것도 가격상승 요인”이라며 “한마디로 적정생산과 맛이 맞아 떨어지면 얼마든지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평범한 시장원리를 다시 확인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비상품 감귤의 격리로 인한 혜택을 보아 왔기 때문에 이제는 정착단계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비상품감귤 1번과의 상품화 논쟁은 그 자체로서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하고 비상품 감귤 1번과의 상품에 포함한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도정을 향해 “도 농정당국이 1번과의 상품성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불가방침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도의 ‘노지감귤 국내 수요 및 품질 기준 재설정’ 용역은 1번과의 상품화가 초점이 아니라 향후 포괄적인 제주감귤의 품질기준 설정을 위한 연구용역이 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도 농정당국이 일관성 있는 감귤정책 추진을 바란다”며 “비상품 감귤에 대해 철저한 시장격리 만이 감귤농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정한 감귤가격을 받게 되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제주도의회 김경진(민주당, 대천·중문·예래동) 의원은 노지감귤 품질기준을 재설정하기 위한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감귤1번과의 상품화를 추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한편 성명에는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 한국농촌지도자제주도연합회, 생활개선제주도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 한국유기농업협회제주도지부, 한국여성농업인제주도연합회, 제주도4-H연합회, 전국농업기술자협회제주도연합회, 제주도과수협회,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연맹, 대한양계협회제주도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회, 제주마생산자협회, 한국자연농업협회제주도지회, 한국양봉협회제주도지회, 대한한돈협회제주도협의회, 제주도사이버농업인연합회, 농가주부모임제주도연합회, 전국한우협회제주도지부, 전국새농민회 제주도회 등의 대표들이 참여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