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에 비해 금융거래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민 1인당 금융기관에 2107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5일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빚과 저축액) 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은 지난 6월 말 현재 여신은 11조8000억 원, 수신은 17조 원을 기록했다. 2010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다.
지난해부터 비은행금융기관 여신(4조9377억 원)의 증가폭은 다소 둔화했으나 예금은행 여신(6조8656억 원)은 크게 증가했다.
수신은 비은행금융기관 수신(10조230억 원)은 꾸준히 높은 증가폭을 유지한 가운데 예금은행 수신(7조244억 원)은 지난해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가 올해 들어 다시 확대됐다.
예금은행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이후 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모두 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중 제주지역 평균 연체율은 기업 8300억 원(전국 1조1800억 원), 가계 5700억 원(9600억 원)이다.
예금은행의 산업별 대출은 지난해 기준 관광관련 서비스업인 도·소매, 운수, 음식, 숙박업 부문 대출비중은 31.2%다. 전 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농림어업은 19.0%로 두 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이는 2009~2011년 24~25% 수준에서 5~6%p 낮아진 것이다.
제주지역 인구 1인당 금융기관 여·수신이 도지역 평균보다 많아 제주지역의 금융거래 규모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지역 인구 1인당 금융기관의 여신은 2107만원, 수신은 3043만원이다. 이는 도단위 지역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다. 도지역 평균 여신액은 1907만원이다.
2011년 기준 GRDP(지역내총생산) 대비 배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은 1.05배, 수신은 1.51배로 도지역 평균 0.68배, 0.89배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물경제 활동에 비해 금융거래 규모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구대비 금융기관 점포수도 타 지역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행이 1.5개다. 도지역 평균은 1.07개다. 점포당 여신은 1109만원, 수신은 1373만원이다.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4조9345억 원으로 주택대출은 1조9079억 원에 이른다.
특히 2010년부터 증가세로 전환된 주택대출은 2011년부터 예금은행 및 비은행금융기관 모두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큰 증가폭을 보였다.
아직까지는 가계대출의 증가속도, 상환부담 및 연체율은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주택대출의 연평균 증가율이 1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저축성 수신 비중은 84.8%로 다은 도지역(평균 77.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반면 시장성 및 투자성 수신 비중은 낮았다.
한은 제주본부 조병수 조사역은 “활발한 금융거래가 제주경제의 지속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책자금 등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자금이 한계기업에 대한 과다 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면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특화부문을 개발하고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적극 지원하는 등 금융자금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조사역은 또 “타 지역에 비해 점포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제주도민들의 금융기관 이용 편의성은 높지만 금융기관들의 점포 운영을 위한 고정비용 등으로 경영효율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점포당 수익성을 고려하여 점포수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계대출 확대로 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가계의 재무구조 악화 및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 등 잠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환능력을 고려한 부채관리가 우선시돼야 한다”면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주택대출의 증가속도를 적정수준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