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수 방출의 여파가 제주지역 수산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급감에 따른 수산물 가격 하락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제주동문시장 새벽 어시장을 찾은 주부 고모(41·여)씨는 갈치를 사려다 한 상인의 푸념에 구매를 망설였다. 상인의 푸념의 이유는 최근 육지부의 갈치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상인은 지난주 갈치 가격이 상품으로 20만원 하던 것이 15만원 까지 떨어졌다고 울상이었다. 이유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흘러 바다가 오염의 우려가 있다는 뉴스로 인해 전국적으로 수산물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산 수산물 위판가가 품목별로 최근 며칠 사이에 6~25% 급락하고 있다.
갈치는 10kg(21~25미) 한 상자에 지난 6일 위판단가는 20만원이었다. 그러나 9일 위판단가는 17만원으로 25% 떨어졌다. 옥돔도 kg당(2~3미, 3~5미) 6일 위판단가는 2만8000원, 2만원이었지만 3일 뒤인 9일에는 각각 21(2만2000원), 25%(1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참조기도 13kg 한 상자(130미, 160미)에 종전 위판단가는 각각 12만5000원과 5만3000원이었지만 9일 위판단가는 11만8000원과 4만8000원으로 각각 6%, 9% 떨어졌다. 고등어도 마찬가지로 10kg 한 상자에 2만5000원 하던 것이 2만원으로 20% 급감했다.
불과 3일 동안 벌어진 폭락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이다. 국내 수산물 소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도 약 30~40% 정도 급감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하고 있지만 일본산 수산물이 수입되면서 더욱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여파가 제주지역까지도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안전성 검사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에서 하고 있다. 갈치, 옥돔, 고등어, 소라 등 4개 품목을 주 1회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부산지원에 의뢰해 검사했지만 지금까지 모두 안전하다고 판명됐다.
정부도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오염된 어류가 잡힐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원전사고로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는 해류이동 시뮬레이션 결과 북태평양을 한 바퀴 돌아 우리나라 연안에 도달하는 데에 10년 정도 소요돼 자연희석 등 자연상태 이하의 미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통상부도 지난 6일 일본 후쿠시마현 인근 8개현 모든 수산물을 수입금지와 기타 15개현 수산물도 일본정부의 방사능검사증명서, 생산지증명서 제출을 의무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도 2011년부터 27개 해역에서 바닷물을 채취, 방사능 수치를 주기적으로 검사했지만 검출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으로 인한 소비부진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자 제주도도 나섰다.
도는 제주지역 차원에서 지구별 수협에 위판되는 수산물에 대해 수협별로 자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 대형 할인매장에서 소비자와 함께하는 수산물 소비 캠페인도 실시할 계획이다.
도 박태희 해양수산국장은 “지난 6일 해양수산부를 방문해 정부차원의 제주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지속적인 기획홍보를 요청했다”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제주지원에는 방사능 검사장비 및 전문인력 보강과 정부에서 갈치, 참조기 등 비축용 수산물 수매자금을 특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방사능 안전성 검사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에서 언제든지 확인이 가능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 : http://www.mfds.go.kr/index.do?mid=471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 : http://www.nfqs.go.kr/2013/contents.asp?m=5&s=1&s2=4 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