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제주지역 지하수 수위도 낮아졌다. 생활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 수자원본부의 지하수의 변동 폭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역과 관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하수위가 평년보다 평균 1.26m 내려가고 있다. 도내에는 135공의 관측정이 있다.
제주지역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의 강수량은 동부 708mm, 서부 434mm, 남부 653mm, 북부 466mm 등이다. 그러나 최근 10년 평균 강수량과 비교했을 경우 각각 422mm, 257mm, 589mm, 360mm 줄었다.
이에 따라 지하수위도 낮아졌다. 제주 동부지역의 수산4 관측정의 경우 이달 현재 2.43m로 10년 평균 3.01m보다 0.58m 낮아졌다. 서부지역의 고산2 관측정의 경우도 3.63m로 10년 평균 5.61m보다 1.98m 낮아졌다.
남부지역의 용흥 관측정은 34.55m로 10년 평균 39.51m보다 4.96m 더 낮아졌고 북부지역의 경우 이도2 관측정의 수위가 11.14m로 10년 평균 13.64m보다 2.5m 더 내려갔다.
이처럼 도내 일부 관정을 제외한 대부분 지하수 관정의 수위가 내려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어승생 저수지 유입수량 감소와 함께 지하수 수위도 낮아지면서 물 대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 어승생 저수지로 유입되는 수량은 70% 이상 감소된 상황. 이 때문에 중산간 11개 마을 2300세대에 대해 지난 6일부터 격일제 급수가 시행되고 있다.
특히 지하수와 용천수를 원수로 공급받는 대부분 지역의 경우 수위가 내려갔다. 더욱이 이달 말 월동채소 파종시기를 앞둬 지하수로 공급하는 농업용수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아 지하수 함량이 늘어나지 못할 경우 생활용수 공급도 차질이 예상된다. 전체상수도의 97%가 지하수와 용천수를 원수로 사용하고 있다.
도수자원본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물 공급이 정상 가동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 절약도 강조하고 있다. 수자원본부는 “월동채소 파종시기를 앞둬 많은 농업용수가 필요하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물 절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인당 50리터만 절약해줄 것을 당부했다. 수자원본부 문원일 본부장은 “가정마다 하루 200리터(1인당 50리터)의 물을 절약하면 일일 공급량의 9%인 3만9000톤의 절감효과를 얻어 가뭄 이전의 생산량 유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수자원본부는 현재 비상취수원으로 지하수 17공, 1만200톤을 추가로 가동해 수돗물 공급에 나서고 있다.
특히 격일급수지역인 중산간 11개 마을에 수돗물 공급을 위해 어승생 수원에 예비용 지하수 6개소를 가동, 하루 3800톤의 보충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19일 오전 간부들과 티타임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 물 절약과 관련, 과거 IMF 금융위기 시 금모으기 행사와 7대 경관 선정, 전력난 위기 극복을 예로 들며 “우리 제주인의 밑바탕에는 타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제주인만의 무한한 나눔의 정신인 ‘수놀음 정신’과 절약을 생활화하는 ‘조냥정신’이 있다. 부족한 수돗물을 조금만 더 아낀다면 지금의 극심한 가뭄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