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지금 회복 중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든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산업활동 지표를 보면 회복의 기대감은 여전히 미약하고, 곳곳에서 불안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이 밝힌 '4월 제주 지역 광공업 생산지수'다. [통계청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2/art_17485774708718_31161a.jpg)
제주는 지금 회복 중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조정기에 접어든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산업활동 지표를 보면 회복의 기대감은 여전히 미약하고, 곳곳에서 불안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주 지역 광공업 생산지수'는 107.1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감소했다. 전자·통신(32.5%), 음료(5.0%) 등 일부 품목은 증가했지만 주력 업종인 식료품(-2.2%), 비금속광물(-16.9%), 의약품(-24.2%)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출하량은 소폭 늘었지만 그 이면에는 생산 감소와 함께 급격히 늘어난 재고가 자리하고 있다. 같은 기간 광공업 재고는 지난해보다 23.8%나 증가했다. 음료 부문 재고는 137.6% 급증했고, 금속가공(54.1%), 식료품(5.4%) 등도 증가했다. 이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생산이 줄고 재고가 급증하는 현상은 공급 과잉 혹은 수요 부진의 전형적인 구조다.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생산 축소와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구조적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지표도 부진하다. 같은 기간 대형소매점 판매지수는 82.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감소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소비심리 회복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부 품목을 보면 오락·취미·경기용품(49.9%)과 신발·가방(9.7%)은 소폭 반등했지만 의복(-28.7%), 기타상품(-15.2%), 화장품(-7.3%), 음식료품(-6.7%) 등 필수소비재까지 위축됐다. 고물가·고금리의 여파로 체감 경기 악화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배진원 KIET 한국산업연구원 지역균형발전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수치는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정체의 신호"라며 "관광 회복의 외형에 가려진 내수 피로도를 냉정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내수 위축과 재고 누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생산, 유통, 소비 전 단계가 어긋나 있다는 의미"라며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산업 전반의 체력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