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제주지역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3.1배나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분양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주시의 전경이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2/art_17483988669077_3c3858.jpg)
10년 만에 제주지역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3.1배나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분양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부동산R11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5년 988만원에서 지난해 2066만원으로 2.1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은 3.1배 올라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이 같은 분양가 급등세는 최근 분양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은 공공분양 단지와 달리, 고분양가 부담으로 민간 분양 단지의 청약 열기는 한풀 꺾였다.
부동산R114는 "분양가가 매년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공공분양 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 급등은 건설사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매출 대비 원가율은 92.88%에 달했다. 일부 건설사는 원가율이 100%를 넘어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됐다.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도 크게 늘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2807호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746호로 전체의 62.2%를 차지했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도 분양가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국토부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 대해 에너지자립률 20~40% 미만의 5등급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친환경 설비와 고단열 자재 등을 도입해야 해 건축비가 상승하면 이 비용이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장선영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그동안 분양을 미뤄온 제주 단지들도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제로 에너지 인증 등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해, 실수요자와 건설사 모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