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딘 헤스 미 공군 대령 9주기 추모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1/art_17478871620384_41f3df.jpg)
6·25 전쟁의 숨은 영웅이자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딘 헤스 미 공군 대령의 10주기를 맞아 그가 생전에 펼친 헌신과 공적을 기리는 추모식이 제주에서 열렸다.
제주도는 22일 6·25 전쟁의 숨은 영웅이자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故) 딘 헤스(Dean E. Hess·1917~2015) 미 공군 대령의 10주기 추모식이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에서 거행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추모식은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커트 헬핀스타인 미 7공군 부사령관, 김인호 해군 기동함대사령관, 좌태국 제9해병여단장 등 한미 양국의 고위 군 관계자들과 오영훈 제주지사, 헤스 대령의 유족 등이 참석했다. 헤스 대령의 세 아들도 먼 길을 찾아 추모의 뜻을 함께했다.
딘 헤스 대령은 6·25 전쟁 발발 직후, 미 공군이 창설한 한국 공군 조종사 훈련부대 '바우트 원(Bout One)'을 지휘하며 창군 초기 대한민국 공군의 토대를 닦은 인물이다.
그는 직접 250차례 이상의 전투 출격을 감행하며 북한군 지상 병력 격퇴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한국 공군은 전투기 한 대 없는 '항공작전의 불모지'였으나 그의 헌신으로 실전 능력을 갖춘 전투부대로 도약할 수 있었다.
가장 상징적인 업적은 1950년 12월 20일, 1·4후퇴 직전 서울에 고립돼 있던 전쟁고아 1000여 명을 제주도로 안전하게 후송한 작전이다. 그는 군종 목사 러셀 블레이즈델 대령과 함께 공군 수송기 16대를 동원해 대피 작전을 성공시켰고, 이후 설립된 한국보육원에도 직접 참여해 아이들을 돌봤다. 전후에도 수차례 방한하며 20여 년간 전쟁고아 후원금 모금 활동을 이어간 그는 진정한 인도주의자로 기억되고 있다.
그의 공로를 기려 대한민국 정부는 1951년과 1960년에 무공훈장을, 1962년에는 방정환 선생의 뜻을 기리는 '소파상'을 수여했다. 자서전 'Battle Hymn(전송가)'은 1957년 배우 록 허드슨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가 조종하던 애기(愛機) F-51 전투기에는 'By Faith I Fly(신념의 조인)'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고, 이는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이 계승하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은 추모사에서 "헤스 대령의 신뢰와 애정이 없었다면 오늘날 KF-21 전투기 운용을 눈앞에 둔 대한민국 공군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의 헌신은 공군 창군 역사와 함께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 중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제주 상공에서 5분간의 헌정 비행을 펼치며 고인을 기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한편 헤스 대령의 뜻을 기리기 위한 공적 기념비는 2017년 3월 9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내에 세워졌다. 기념비는 수송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전쟁고아들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좌우 양쪽에는 헤스 대령과 러셀 블레이즈델 군목, 고아들을 돌보던 한국인 관계자들, 그리고 한미 공군 조종사들의 출격 장면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했다. 뒷면에는 전쟁고아들을 향한 고인의 유언이 새겨져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6.25전쟁 당시 한국 공군 조종사들을 비행교육 중인 딘 헤스 대령. (우측 2번째, 당시 중령)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521/art_17478871616528_b8b61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