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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청 교수의 식품&바이오 이야기(3)] 가공식품 포장 속 숨은 그림찾기-1

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습관들이 있다. 진열장 뒤쪽에서 유통기한이 오래 남은 제품을 굳이 끄집어내는 행동이다. 하지만 유통기한 외에 포장이나 용기에 표시된 다른 내용에 그리 주의깊게 살피는 이는 드물다.  

 

우리나라에서도 식품표시제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식품표시제는 가공식품의 제조일자, 유통기한(소비기한), 원재료 및 성분, 원산지, 사용 및 보관방법, 영양정보, 인증내용 등에 관한 식품정보를 제품의 포장이나 용기에 표시하도록 한 것이다.

 

식품표시제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적절한 보관방법 및 유통기한(소비기한) 등을 표시하여 소비자가 안전하게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영양정보를 표시하여 소비자의 특성에 맞는 영양소 섭취를 용이하게 한다.

 

이렇듯 가공식품의 포장이나 용기에는 그 식품에 대한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그런데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가공식품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총 3회에 걸쳐 ‘가공식품 포장 속 숨은 그림찾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숨은 그림찾기는 식품에 표시되는 날짜에 대한 것이다. 식품에 표시되는 날짜의 종류에는 유통기한, 소비기한, 제조일자 및 품질유지기한이 있다. 네가지 날짜가 의미하는 것이 전혀 다르지만 소비자들은 식품에 표시되어 있는 날짜를 모두 유통기한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온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이다. 식품의 품질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보다 짧게 설정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먹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을 맹신, 여전히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날짜가 하루만 지나도 다량 폐기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고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연초부터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식품폐기물 처리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기한은 적절한 보관법을 준수하였을 때 소비자가 그 식품을 섭취하여도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기한이다. 즉 유통기한은 제조사 입장에서 판매가 가능한 기한이라면 소비기한은 소비자 입장에서 먹을 수 있는 기한을 말한다.

 

따라서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은 먹어서는 안될 것이다. 소비기한 표시제는 이미 제작된 식품 포장지를 소진하여 자원의 낭비를 막고 제도의 정착을 돕기 위해 올해 12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제품 포장지나 용기에 표시된 내용을 잘 살펴 제품을 구입해야 할 것이다.

 

 

흰 우유의 경우 냉장보관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쉽게 변질이 될 수 있어 현재 소비기한 표시에서 제외되었다. 제도가 안정화되는 2031년부터는 적용 대상이 될 것이다. 따라서 흰 우유는 여전히 유통기한을 표시해야 한다. 다만 흰 우유에 제조일자를 같이 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가장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마케팅 전략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다.

 

흰 우유는 소비기한이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마셔도 될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흰 우유는 제조사에 따라 유통기한을 1~2주일 정도 설정하고 있고 가정에서 냉장보관을 철저하게 잘 지킬 경우 개봉하지 않은 우유는 45일까지 섭취해도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맛과 냄새 등을 잘 확인하여 이상이 없을 때만 먹어야 할 것이다.

 

 

제조일자는 제조.가공 후에 장시간 보관해도 부패나 변질의 우려가 적은 설탕, 소금,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에 적용된다. 이러한 제품은 소비기한 표시 대상이 아니어서 제조일자로 표시하거나 또는 ‘제조일로부터 5년’과 같이 유통기한을 같이 표시하는 경우가 있다. 소금이나 설탕은 보관만 잘하면 오래 두어도 썩거나 변질되지 않고, 아이스크림도 냉동고에서 두고두고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큰 의미가 없어 대신에 제조일자(제조년월일)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장기간 유통이 가능한 식품에 대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최근에 제조된 제품을 선택할 권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도시락, 김밥, 햄버거, 샌드위치 등 상하기 쉬운 즉석식품도 제조일자.시간과 소비기한을 함께 표시, 소비자들이 식품을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품질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유통기한과 품질이 유지되는 기간과의 차이가 큰 레토르트식품, 통조림, 꿀, 잼, 장류, 김치, 젓갈 등은 제조일자와 함께 소비기한 대신 품질유지기한을 표시할 수 있다. 품질유지기한은 식품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보존방법으로 보관할 경우 해당식품 고유의 품질이 유지될 수 있는 최종일을 말한다.

 

예를 들면 김치나 젓갈 같은 발효식품은 소비자에 따라 오래 묵힌 것을 좋아할 수 있고 또한 오래 두었다고 못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식품제조사에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품질유지기한을 설정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식품의 품질이 잘 유지된 상태에서 섭취가 가능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식품의 포장지나 용기에는 다양한 날짜들이 표시되는데 이 날짜들이 유통기한인지 소비기한인지 또는 제조일자인지 품질유지기한인지 정확히 알아보고 제품을 구입하는게 좋다. 또한 이러한 날짜를 잘 지키더라도 유통과 보관이 잘못되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하려면 해당 제품의 보관 방법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다.

 

특히 냉동제품이 해동되었었거나 또는 냉장 제품이 0~10도의 온도 기준을 벗어났거나 개봉된 채로 보관되었다면 소비기한 이내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에 표시된 보관 기준이 잘 지켜지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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