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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추석 명절이 부담스러운 보통사람들

9월과 함께 이른 추석이 다가오지만, 명절을 맞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무겁기 짝이 없다. 당장 치솟는 물가에 차례상 차리기가 버겁다. 미국의 9월 자이언트스텝(금리 0.75% 포인트 인상) 예고는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영끌’ ‘빚투’족의 생계를 위협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달러화로 표시되는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수출이 잘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와 에너지, 곡물가격을 끌어올려 무역적자를 사상 최대로 키웠다.

곳곳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에 따른 ‘삼중고三重苦’를 호소하는데, 가격이 하락하는 저물가를 토로하는 곳도 있다. 농약과 비료 등 농자재 가격은 크게 오른 반면 쌀값만 하락하자 농심이 들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4만2522원으로 전년동기(5만5630원) 대비 23.6% 하락한 상태다. 

산업현장에 드리운 침체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실물경제 지표인 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었다. 4월에 이어 석달 만의 ‘트리플 감소’다. 특히 소비는 5개월 연속 감소 행진이다. 소비가 5개월 내리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고물가와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 주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소비가 급랭하자 가전제품과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재고가 쌓인다. 한동안 잘나가던 반도체마저 세계경기가 위축되며 수요가 줄자 가격이 떨어지고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위기 경고음을 울려대니 민생이 고달프고 경제심리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갤럽이 8월 23~25일 성인 1000명에게 향후 1년 경제 전망을 물은 결과, 56.0%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했던 2020년 여름(8월 64.0%, 9월 53.0%)만큼 비관적이다. 향후 1년 경제 전망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비관적 전망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6.0%에 불과했다.

하지만 민생을 보듬고 살펴야 할 정치권은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정강과 정책이 다를 수 있는 여야 정당 간 다툼만이 아니다. 같은 정당 내에서 차기 총선 공천권을 의식한 듯한 권력다툼에 날 새는 줄 모른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빚은 당 대표를 끌어내리려고 안간힘을 쓴다. 비상이 아닌 상태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가 정당 민주주의에 반反한다는 재판부 결정이 나왔는데도 당헌·당규를 고쳐 ‘진짜 비상사태’를 만들기로 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국정은 뒷전인 채 집안싸움만 할 텐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법률안 통과를, 국민의힘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선정한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입법 추진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월 마지막 날 만나 ‘민생 협치’에 공감하고, 대선 때 양당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민생 현안 공약 이행을 약속했다. 하지만 서울 여의도 정치현실은 이번에도 립 서비스에 머물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기국회가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 예산안 심의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보다 5.2% 늘어난 639조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추경 예산 79조원이 포함된 올해 예산총액보다 6% 줄였다며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하지만, 올해 본예산보다 31조원 많다는 점에서 ‘긴축’으로 보기 어렵다. 

내년에도 정부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국채를 발행해 충당해야 한다. 그에 따라 국가채무가 66조원 불어난다. 재정 건전성을 중시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병사 월급 200만원, 부모수당 월 100만원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을 포함시켰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 꼼꼼히 따져야 할 대목이다. 

국민의힘 상황이 비상인지 여부에 대해선 당과 법원의 해석이 다르지만, 이의가 거의 없는 사실은 지금 민생이야말로 ‘진짜 비상’이라는 점이다. 민생은 말 그대로 국민의 생활 및 생계 문제다. 정치권에 민생을 살피라고 요구하는 것을 사치로 취급해선 곤란하다.

국민에게는 하루하루 생활과 생계가 중요하다. 정치가 국민에게 더 이상 외면당하기 전에 정치권은 최소한의 염치를 회복해 민생부터 챙겨라.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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