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면서 올해 제주 열대야 일수가 30일을 돌파했다. 태풍 소식에도 열대야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 사이 지점별 최저기온은 제주 26.3도, 고산 25.4도로 동부를 제외한 제주 전역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기류의 영향으로 밤사이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열대야란 전날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뜻한다. 열대야는 여름철 무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사람이 쉽게 잠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열대야는 현재까지 제주 30일, 서귀포 22일, 성산 22일, 고산 21일 동안 나타났다.
제주(북부·제주지방기상청) 지점의 경우 지난달 5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8일과 17일 등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 또 지난달 18일부터 현재까지 19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제주는 전국에서 열대야 현상이 가장 심한 곳으로 꼽힌다. 기후평년값(1991∼2020년) 기준 열대야 일수는 서귀포 31일, 제주 29.9일 등으로 전국에서 가장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타 지역 열대야 일수는 인천·부산·여수 22일, 서울 21일, 포항 19일에 불과하다.
또 기상청 열대야 관측 자료가 만들어진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열대야 현상이 가장 많이 나타난 지역으로 모두 31번(64.58%) 꼽히기도 했다.
제주에서 열대야가 가장 많이 나타났던 해는 2013년이다. 당시 열대야 일수는 44일에 달했다. 이어 2010년 41.8일, 2017년 41.5일, 2018년 37.8일, 2016년 36.5일 순이다.
태풍 소식에도 열대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쪽에서 접근하는 열대저압부와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뜨거운 수증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대저압부와 태풍이 남쪽 해상으로 접근하는 기간 동안 (열대야는) 더 극심해질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꿉꿉하고, 아침 최저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상태가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올해 2013년 여름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분간 밤낮을 가리지 않는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서다.
현재 산지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낮 최고기온은 31∼33도 이상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습도가 높아 체감기온은 최고 33도 이상 오르겠다. 밤에는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