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강정천 하류지역에서 발견된 기름막 오염 의심물질과 관련, 제주도가 의심물질을 정밀 분석한 결과 기름이 아닌 미생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강정천 전 구간 현장 확인 및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자연현상(미생물)으로 판명됐다고 6일 밝혔다.
보건환경연구원의 분석 결과, 휘발유.경유 등 기름성분이 아닌 철박테리아로 확인됐다.
철박테리아는 자연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미생물이다. 주로 토양과 암석 등에서 용해돼 산화작용으로 침전되면서 발생한다. 이는 물 표면에 광택을 띠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기름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14년 2월 제주시 아라동 금산공원과 2018년 5월 애월읍 궷물오름, 올해 4월 솜반천에서도 같은 현상으로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6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가 발표한 '강정천 수원지인 냇길이소부터 하류까지 하천주변이 기름막으로 오염' 제보의 사실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간 현장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강정천의 수원지 냇길이소부터 취수원까지 기름 유출 정황이나 기름 특유의 냄새, 기름유막은 확인되지 않았다.
도는 정확한 성분확인을 위해 △냇길이소 상류 건천 내의 일부 물웅덩이 △수원지인 냇길이소 △취수탑 △강정수원지 밖 하류 200m 지점 등 모두 4곳에서 시료를 채취, 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분석 검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기름에 의한 오염도 확인을 위해 노말헥산추출물질과 휘발성유기화합물 중 BTEX(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시료에서 불검출됐다.
갈색 침전물과 기름띠는 렙토트릭스 오크라제아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판명됐다.
렙토트릭스 오크라제아는 전 세계 지하수 속에 존재하는 철박테리아의 일종이다.
안우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철박테리아가 유해하지는 않으나 심미적 불쾌감을 줄 수 있어 갈색 침전물을 제거할 계획"이라면서 "서귀포시민의 최대 식수원인 만큼 건강한 강정수원을 유지하는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박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