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멸종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의 문화재적 가치 조사에 들어간다. 결과에 따라 남방큰돌고래의 천연기념물 지정 및 그 서식지의 천연기념물 서식지 보호구역 지정이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 일대에서 추진 중인 대정읍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 학술용역심의위원회가 지난 9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제출한 '남방큰돌고래 및 서식지 문화재적 가치조사 용역'을 심의, 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이에 따라 올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용역비 3000만원을 투입, 남방큰돌고래 및 서식지 문화재적 가치 조사 용역을 추진한다.
남방큰돌고래는 인도양과 서태평양 열대 및 온대 해역에 분포하는 중형 돌고래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식하기에 적합한 수온인 제주도 연안에 분포한다.
다만 개체수는 많지 않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는 2008년 124마리에서 2012년 104마리까지 감소했다가 최근 12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문화재청에서도 천연기념물 지정과 관련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유산본부는 이에 따라 문화재 및 천연기념물 서식지 지정의 가치가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용역에 들어간다.
세계유산본부는 이 용역을 통해 남방큰돌고래의 분포 범위와 개체수 등의 현황조사와 더불어 조사 객체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판단 조사 등을 한다.
조사대상은 서귀포시 성산 해안에서 제주 북부 해안을 거쳐 대정 해안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도는 또 해상풍력발전기가 남방큰돌고래 서식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할 방침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남방큰돌고래는 본래 제주도 전 연안에 서식하고 있으나 2012년부터 대정읍 연안에서 자주 발견됐다. 2016년부터는 대정읍 연안에 상주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이곳은 대정해상풍력발전사업의 대상지다.
이번 용역 결과에 따라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사업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도내 해상풍력발전소와 관련 사업 등을 모두 고려, 남방큰돌고래와 서식지 보존을 위한 큰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