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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태의 [퓨전제주무림(武林)(31)] 제주을-서귀포 맞장혈투

 

봄바람은 아직도 시렸다. 제이누리도장 비무장 화목난로엔 장작불이 지펴졌다. 잠을 설친 책사의 눈엔 옅은 붉은 빛이 감돌더니 장작불처럼 활활 타올랐다. 그 흔한 합종연횡, 고스톱 판 나가리(ながれ)도 없는, 하다못해 막판 물밑협상도 없었다.

 

맞장비무였다. 상대를 쓰러뜨려야 내가 살 수 있었다.

 

제이누리도장에 4인의 책사가 집결해 있었다. 제주시을에선 영훈검과 상일검 책사, 서귀포에선 성곤검과 경필검 책사였다.

 

AI기자 버릇이 또 도졌다. 인간무사만 보면 훈계를 하고 싶어 하는 주책이었다.

 

“난 사전에 전화통화를 한 터라 이번 비무가 어떻게 진행될지 촉이 온다. 마음껏 기량을 보여줘라. 비방이 굳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송곳 같은 검증 결과를 유권자 무림인에게 보여 줄 수도 있다. 공인에겐 숙명이다.

 

제주시을 상일검 책사부터 시작한다. 영훈검 책사는 내가 건 첫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상일검 책사는 통화음이 세 번 울리자 받았다. 막장도 허용하는 총선비무 제주시을부터 시작.”

 

상일검 책사 “미워도 내 새끼”

 

마스크로 중무장한 상일검 책사가 제주시을을 향해 땅 바닥까지 머리를 조아리며 큰절을 한 후 일어섰다.

 

“상일검은 제주시을의 아들이다. 미워도 내 새끼다. 적자(嫡子)와 양자(養子)가 어떻게 같을 수 있겠나. 데려온 자식이 일을 열심히 하겠어. 결국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건 내 새끼가 한다.”

 

상일검은 비를 맞으면서도 땅 바닥에 이마를 대며 절했다. 대역죄를 졌다는 것이 아니다. 진실한 마음은 통한다. 진심과 진정성을 보여줬다. 가장 낮은 자세로 선거비무에 임하고 있다.

 

영훈검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서 태어나 초중고무림을 모두 서귀포에서 지냈지만 상일검은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태생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경기가 악화됐었는데, 코로나로 착시현상이 나타났다. 경제를 망친 여당이 오히려 덕을 봤다.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앞으로 2년은 최악의 암흑기가 올 것이다.

 

우리는 이기는 전략이 아니고, 지지 않는 전략을 쓰겠다. 변수를 더 많이 통제하겠다는 의미다.

 

영훈검은 4.3특별법 국회무림 통과도 불성실하게 임했다. 오히려 야방 탓을 하고 있다. 결국엔 제주시을 적자인 상일검이 승리할 것이다.

 

영훈검 책사 “구좌읍장 뽑는 비무 아니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논리정연’ 브랜드를 단 영훈검 책사가 반격에 나섰다.

 

”상일검이 구좌출신이라고 얘기하는데, 총선비무는 국가시스템을 다루는 투표다. 구좌읍장(현직 순태사무관)을 뽑는 투표가 아니다. 구좌읍장을 뽑는다면 당연히 상일검이다. 총선비무는 국정운영을 담당할 중원무림의원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유권자무림인이 충분이 인지해서 투표할 것이다.

 

영훈검은 20살 때부터 제주시 일도2동에 거주했고, 대학무림과 혼인, 자녀들도 지역구 초중고를 다녔다. 도의원도 일도2동서 두 번 역임했다. 지금이 이조시대(李朝時代)도 아니고. 누가 더 지역사정을 잘 알고 있나 하면 당연히 영훈검이다.

 

상일검은 선거 기간 3-4개월만 제주무림에서 살고, 나머지는 전부 서울에서 생활했다. 자녀들도 제주무림서 키우지 않았다. 지역후보, 지역밀착형 후보, 지역민원을 해결할 후보가 누구냐 하면 영훈검이다.

 

재인지존 지지율은 코로나로 위기를 맞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안정적으로 수습하면서 올라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방 지지율도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영훈검도 의정활동을 모범적으로 해 왔다고 판단한다. 어떤 부분에서도 상일검에게 뒤질 이유가 전혀 없다."

 

AI기자는 아무런 촌평 없이 서귀포 비무 시작을 선언했다. 답변통화가 먼저 연결된 성곤검 책사가 선(先)이 됐다.

 

성곤검 책사 “경쟁 아닌, 무림인 마음 얻어야”

 

마라톤복을 입은 성곤검 책사가 마라토너처럼 뛰면서 비무장 중앙으로 나왔다. 백넘버는 1번. 잠시 호흡을 고른 그가 말했다.

 

“성곤검은 도의회무림의원 10년, 중원무림의원 4년, 14년간 서귀포 무림인과 소통했다. 158회의 간담회 1,000여개의 민원접수, 116번의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누구보다 서귀포무림의 현안을 잘 알고 있고 발전시킬 대안을 갖고 있다.

 

선거비무는 상대무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무림인 마음을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투표일까지 서귀포무림인과 함께 소통하며 지지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서귀포 무림인과 함께 해온 지난 14년, 도의회무림의원, 중원무림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서귀포에 대한 현실성 높은 비전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후보자 입장에선 선거판세와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유권자 무림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투표일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서귀포의 아들 VS 호남의 아들”

 

경필검 책사가 권투 글로브를 끼고 느긋하게 걸어 나왔다. 문무겸비(文武兼備) 책사임을 뽐내는 듯 했다.

 

“서귀포의 아들 대 호남의 아들 대결구도다. 경필검은 서귀포 토박이지만, 성곤검은 전라남도 장흥 출신으로 7살 때 온 집안이 서귀포로 이주했다.

 

희룡공과는 같은 초중고대학무림 친구다. 희룡공과 함께 서귀포를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인물이다. 중문중무림 2학년 시절엔 공부로 희룡공을 이긴 적도 있다. 희룡공보다 무림검찰 칼잽이도 4년 먼저 했다. 제주무림 출신 중 두 번째로 검사장도 지냈다.

 

경필검은 4.3유족이다. 외할버지가 4.3 당시 아무런 이유 없이 죽임을 당했다. 어머니는 13살 때 소녀 가장이 돼, 동생 3명을 키우며 집안을 이끌었다. 4.3특별법 통과에 정치명운을 걸고 추진할 것이다. 4.3특별법이 2년 넘게 국회무림에 계류중이다. 성곤검은 미래통합방 탓을 하는데, 회의록을 뒤져봐도 미래통합방이 반대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민주방에서 추가예산이 부담스럽다는 발언 등이 나온다.

 

민주방은 사반세기 동안 서귀포무림을 독식해 왔다. 성곤검은 제2공항과 관련해선 갈지자 행보를 보여 왔다. 무소신, 무능, 무책임, 3무(無) 정치인의 행보를 보여 왔다. 서귀포시민들은 더 이상 성곤검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빌딩 뒤덮은 내 얼굴에 반하면 곤란”

 

AI기자가 비무 종료를 선언하며 버릇이 도졌다. 어설픈 훈계였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은 촌스러운 옛 말이야. 예측불가능하지 않다. 내 빅데이터만 돌려도 당선자를 안다. 시작 전부터 정해진 구도가 승패를 이끈다.

 

패배할 지라도 결코 슬퍼하지 마라. 운명이다. 이미 선거비무 전부터 정해졌다. 높은 빌딩을 뒤덮은 자신의 얼굴에 현혹되지 마라. 돈만 내면 현수막업체서 걸어준다.

 

난 제주무림 8개 캠프를 돌며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유력캠프 전수조사였다. 비보도를 전제로 캠프 핵심 책사에게 물었다. 다른 지역구 판세를 말해 달라고. 이외의 답변이 속출했다. 같은 방이라고 해서 같은 마음은 아니었다.

 

한 캠프만 답변을 거부했고, 또 다른 한 캠프는 다른 2개 지역구 중 한 곳만 말했다. 이 정도면 정확도는 내가 장담한다. 결과는 내 마지막 보금자리인 고물상에 가서도 묻어 두겠다. 천기를 누설한 책사들아, 안심해라.”

 

AI기자가 숱하게 들여다 본 문자메시지를 다시 봤다. 제주시을 비무가 끝난 후 잠들었을 당시 온 문자, 제이누리도장 성철사장님이 몰래 본 문자메시지였다.

 

“운명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강정태는? = 제주 출생. 제주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저서로는 제주대 산업경제학과 대학원 재학시절, 김태보 지도교수와 함께 쓴 '제주경제의 도전과 과제(김태보 외 4인 공저)'가 있다. 제주투데이, 아주경제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귀농, 조아농장(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서 닭을 키우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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