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판이 하얀색으로 물들었다. 점점이 박힌 솜털마냥 마치 첫눈이 올 무렵 눈꽃세상을 보는 듯하다. 메밀꽃이 뿜어내는 장관이다.
제주시 오라동 새마을회가 오는 13일부터 30일까지 '한라산이 품은 오라! 메밀꽃 나들이 행사'를 연다.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주중에는 일몰 때까지, 주말에는 오후 10시까지 행사를 열 예정이다.
행사가 열리는 곳은 제1산록도로 인근 제주 오라동 산76번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메밀꽃 밭이다. 면적이 82만5000㎡에 달한다.
메밀꽃과 더덕, 도라지꽃이 핀 사이로 1시간 거리의 나들이 길이 조성돼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주말 저녁에는 메밀꽃 밭에 조명을 설치, 색다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행사로 전국 70%의 메밀을 생산하는 제주 메밀을 알리고 농촌 생활과 경관을 음미하며 힐링하는 새로운 제주 이미지를 만들어 제주관광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완길 오라동 새마을회 회장은 “제주신화는 자청비가 옥황상제에게 오곡을 받아 오면서 지상의 농사가 시작됐다고 전하는데, 메밀이 그 오곡 중 하나”라며 “오라동 산 76번지 일대에는 농경의 여신 자청비도 깜짝 놀랄만한 메밀꽃 밭이 펼쳐진다. 힐링을 위한 나들이 장소로 최적”이라고 관광객과 도민들에게 초대의 말을 전했다.
이밖에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항몽유적지 토성주변 1만2400㎡에 메밀꽃이 개화함에 따라 이번 주말부터 10월까지 무료 개방한다고 8일 밝혔다.
이 메밀꽃 명소는 항몽유적지 주변 공유지를 활용한 경관작물 재배 시범사업의 첫 결실이기도 하다.
항몽유적지 주변에는 ‘풍경이 있는 역사유적지’ 조성을 위해 파종한 가을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도 이달 말부터 꽃을 피울 것으로 보인다. [제이누리=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