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호 골프장' 제주컨트리클럽(이하 제주CC)이 끝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2년만에 열린 재경매에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지방법원 경매1계는 5일 오전 10시 제101호 법정에서 제주CC 토지와 건물 등 임의경매 사건 4건을 병합해 2차 일괄경매를 열었다. 하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법원은 당초 4개 물건을 사건별로 목록을 구분해 응찰하도록 했다. 하지만 채권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괄경매로 변경했다. 감정평가액은 1172억5494만원으로 제주도내 역대 최고가다.
지난 7월4일 첫 경매에서는 응찰자가 없어 최저가격이 820억7846만원으로 내려간 바 있다. 2차 경매가 열린 이날도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10월에 있을 3차 경매에서는 최저가격이 574억5492만원으로 낮아진다.
제주CC는 2014년 채권자인 제주은행이 채권 113억5879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법원에 임의경매를 신청했었다. 하지만 그해 8월8일 취하서를 법원에 내면서 경매가 중단됐다.
채권 1순위인 외환은행은 그해 7월29일 다시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이후 채권을 승계한 (주)엠스페이스가 법원에 경매속행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경매가 재개됐다.
한편 경매물건은 제주시 영평동 2263-5번지 일대 골프장 부지 156만3903㎡, 클럽하우스 등 건물 5308㎡ 등이다. 조경수와 지하수 관정 등 법원에 등록된 목록만 100여건에 이른다.
제주CC는 1962년 5.16도로 개통식 참가를 위해 제주에 온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제주 최초의 골프장이다.
4년여간 공사 끝에 1966년 ‘아라CC’란 이름으로 연회원제 골프장으로 준공됐다.
이후 제주CC는 1984년 회원제 18홀로 바꾸고 1996년 클럽하우스를 증축, 2003년 퍼블릭코스 9홀을 오픈하는 등 규모를 키우며 명실상부한 제주 대표 골프장으로 성장해 갔다.
그러나 오픈 48년만인 2013년 최종 부도 처리되며 큰 위기를 맞이했다. 2013년 8월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맞게 됐다. 그해 9월 제주은행이 임의경매를 신청했지만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채권자가 경매를 철회한 바 있다.
특히 제주CC는 제주에서 재일교포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골프장이자 재일교포의 마지막 남은 골프장이었다. 경매 낙찰자가 나오면 재일교포의 자본으로 지어진 골프장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제이누리=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