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귀포시 동문로터리.
동홍동, 서귀포시청, 중문, 남원, 정방폭포 방면을 오가는 6개 구간 통행로다.
하루 2만7천대의 차량이 이 동문로터리를 통행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려는 차량들이 뒤엉키다보니 극심한 엉킴 현상이 이어졌다.
멈춰 선 차량들 사이로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빠른 속도로 피해 질주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했다. 이 사이로 무리하게 진입하는 버스들은 당연한 풍경이 돼 버렸다.
실제로 이날 오후 시간대에는 평소보다 통행량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도 차량 엉킴 현상은 계속됐다.
운전자들은 무작정 들이 밀기식 운전을 하고 있었다. 꼬리 물기를 하는 차량들도 빈번했다.
차량 엉킴 현상으로 교차로 한 복판에 멈춰 선 차량들도 가득했다. 다른 방향에서 주행하던 차량들의 통행을 수시로 끊어 연쇄적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교차로 한복판은 버스와 승용차, 화물차 10여대가 점거한 광경도 쉽게 볼 수 있다. 진행하는 차량들은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하듯 비켜갔다.
동문로터리는 곳곳에는 사고의 흔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교통사고가 다량 발생하는 곳인 것이다. 지난해 동문로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5건. 올해 23일까지 발생한 교통사고도 5건이나 됐다. 이중 보행자 교통사고도 3건이다. 사고건수가 이 정도에 그친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서귀포시민 임모(54)씨는 "출퇴근 시간대 외에도 교통체증이 수시로 빚어지기 때문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며 "특히 감귤수확 철에는 교통 혼잡현상과 차량이 엉킴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김모(43)씨는 "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경찰에 접수하지 않고 운전자들끼리 간단히 해결하는 접촉사고가 수도 없이 많다. 출퇴근시간대에는 아찔한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며 "점멸신호를 설치하거나, 일방통행 등의 방법을 강구해 차량 엉킴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당국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문로터리의 구조적 문제와 상권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 쉽게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게 답변.
서귀포시청 도로시설과 관계자는 "동문로터리의 경우 구조적으로 정체를 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회전교차로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시뮬레이션 운영결과 회전교차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1월에 도로교통공단과 경찰서와 함께 논의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교차로 집인 구간 수 때문에 엉킴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교차로는 네갈래 길 이상으로 만들게 되면 자연적으로 교통 엉킴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문로터리의 경우에는 6개 갈래 길에서 차량이 들어오기 때문에 소통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원형 로터리를 만들어 운영하다보니 잦은 사고가 발생하고 교통정체 현상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일방통행으로 처리하면 교통량은 해소되지만 상가 밀집지역이라 민원이 발생해 대책 마련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