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숨Ⅱ/ 65×54.5/ 한지에 수묵/ 2020. 지난해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와 그 때쯤 제주바다를 소재로 틈틈이 만든 작품이다. 대학때 기법을 활용한 그림들을 꺼내 들춰보다가 ‘무늬’ ‘결’을 생각했다. 그러면서 만든 작품이 있어 다시 끄집어 내 재완성한 그림이다. 결과가 약간은 아쉽지만 이 기법을 활용, 좀 더 실험해보고 임팩트있게 완성하고픈 컨셉으로 재구상 중이다. 예전 것들을 안버리고 놔둔게 되려 현재에 도움이 된 케이스다. 이 작품은 종이구김과 스프레이를 활용한 기법위주의 그림이다. 경험상 기법과 표현효과 위주의 그림을 그리게 되면 결과로서 작품이 대부분 가벼워지는 경향이 많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평소 여러 기법실험을 해야 하기도 해서 자연스러운 한지의 구김으로 한지의 결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 위에 붓을 쓰지 않고 스프레이를 활용하여 중,담묵의 먹색과 흰부분의 대비, 그리고 분사시킨 먹입자의 중층적인 느낌으로 완성도를 높여보려 한 그림이 되었다. 바다를 소재로 한 이 그림은 자연-숨(결)이란 제목처럼 바다의 결을 미니멀적 감각으로, 회화적 감각으
▲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135번지 성이시돌목장 내 테시폰식 주택.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2채가 국가등록문화재 제812호로 최종 등록 고시됐다. 이번 등록 고시된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2동(한림읍 금악리 77-4번지 및 135번지 소재)은 맥그린치 신부의 제주 목장 개척사에 있어 상징성을 지닌 테시폰식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이 지닌 역사성이 높이 평가되고 1960년대 집단 주택사의 한 흐름을 보여주는 소중한 근대건축유산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은 1954년 4월 선교사로 제주도에 부임한 아일랜드 출신 패트릭 제임슨 맥그린치(한국이름: 임피제) 신부가 당시 척박한 중산간 한림읍 금악리의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하는 과정에서 지은 건물이다. ▲ 테시폰식 건축물 내부 모습. 테시폰(Ctesiphon) 주택은 이라크 고대 도시 유적인 크테시폰에서 이 아치형 구조물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60∼1970년대 주택과 창고, 돈사와 같은 용도로
▲ '빛나는 순간' 포스터. 제주의 정체성을 담아낸 영화 '빛나는 순간'이 오는 30일부터 한림작은영화관에서 개봉된다.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에서 시행한 ‘2019 제주 로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장‧단편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작이자 ‘2020 제주다양성영화 제작지원’ 작품이다. 영화는 평생 물질을 하며 생계를 책임져 온 제주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녀를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찾아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의 위로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서귀포 성산읍 삼달리를 배경으로 제주4.3사건과 상군해녀의 삶을 녹여 제주의 정체성을 담아낸 영화는 100% 제주에서 촬영된 올로케이션 작품이다. 또 주연배우 고두심, 양정원을 포함한 극 중 98%의 출연진이 제주도민으로 구성됐다. 영화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제16회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된 데 이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의 여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전하기도 했
▲ 시간의흔적(cycle103)/ 15호/ 혼합재료/ 2010 이번 작품은 2010년에 제작하고 2011년 'KOREA PHILIPPINES FRANCE JAPAN FINE ART FESTIVAL'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전시에 출품하기 위해 세점의 시리즈로 그려진 작품인데 내 기억으로는 제작된 세점중 마지막 작품이다. 앞으로 이런 한지꼴라쥬 작품은 제주의 자연을 담아 틈틈이 제작하려 마음먹고 있다. 이 작품들의 탄생배경은 아내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다. 당시 아내는 종종 나에게 꽃그림을 그려주길 원했었는데(그중에서도 해바라기) 그 이유는 해바라기그림을 그려 액자를 해서 벽에 붙여 놓으면 집안에 재물과 복이 들어온다는 얘길 어디서 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지금도 형편이 좋지 않지만 그 당시에도 아내의 마음상태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에 내 작품의 경향은 사실적이고 구상적인 그림을 거의 안 그리고 있던 때였다. 사실적인 표현은 당시 먹고 살기위해 입시학원을 하면서도 늘상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썩 내키지도 않았거니와 평소에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평소 감정조절이 잘 안되고 현실적이지 못하고 이상
▲ 시간의흔적(cycle102)/ 42㎝×27.5㎝/ 혼합재료/ 2010 이번 작품은 저번 연재에 잠깐 소개된 꽃을 소재로 한 한지꼴라쥬 형식의 세 점 작품중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다. 꽃을 통해 화가의 생각을 통해 작품을 통해 함께 상상을 더해본다. 지나간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4월 5월...은 꽃이 서로서로 앞다투어 피기 시작하는 계절이면서 짧은 기간 화려하게 피었다가 짧게 사라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지는것도 아름답다라는 말도 실감하는 계절이다. 피는것도 아름답고 지는것도 아름답다. 이말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해당하지 않을까? 사는것도 죽는것도 모든 것을 아름답게 볼수 있다면 우리는 늘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이라는 한자를 풀어보면 ‘스스로(저절로) 말미암아 그러하다’는 뜻이다. 그냥그대로 그렇게 순리대로 되어가는 것 순리대로 섭리대로 그 이치에 순응하며 욕심없이 집착없이 사는것 늘 자연은 그러함을 보여준다. 섭리대로 순리대로 있는그대로 그리고 자연은 늘 우리를 행복하게 하려 한다. 꽃들은 저절로 피어 앞 다투워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해준다. 꽃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
▲ 시간의 흔적(cycle101)/ 10호/ 혼합재료/ 2010 이 작품은 시리즈 세점 작품중 첫 번째로 제작한 작품이다. 선보다는 색과 면 위주의 공간구성을 한 작품으로 소재는 꽃이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생멸을 거듭하는 자연의 순환, 생명의 순환, 시간의 흔적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자연의 일부인 꽃을 대상으로 자연의 색은 동양의 오방색을 주로하고 담묵은 배경과 통하며 조화를 이루며 백색은 보이지 않는 바탕을 이루며 흑색인 먹은 오방색을 포함하는 우주의 색 현(玄)색으로 표현하였다. 진리는 단순한 가운데 심오함이 있음을 생각해본다. 이 모든 원천은 빛이며 나의 상념이다. 어둠에서 벗어나 밝음으로의 전환을 희망하며 몸과 마음도 자연순리와 섭리에 따라 탁함에서 청량함으로 정화되길 바라며 밝고 맑은 빛으로 ▲ 한상범 한국화가. 모든 인류의 영혼들의 마음이 악심에서 선심으로 바뀌길 기원하는 마음 담아본다. 동양화를 전공하는 나에게 있어서 그림의 철학적 사상의 근간은 동양의 음양오행사상임을 말한다. 모든 것이 우매하고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아직도 항상 발전하기위해 노력중이다. 그림을 통
▲ 삶-빛/ 34㎝×30㎝/ 한지에 수묵담채/ 2020 어느날 밤늦게 친구와 함께 동행했다. 삼양해수욕장 근처서 돗자리 펴놓고 두발 뻗고 누워 바라본 제주바다! 그 풍경이다. 먹의 질퍽한 농담으로, 그리고 가볍고 밝은 흰색과 노랑색으로 마무리한 그림이다. 먹빛이 주가 되는 그림이지만 수평선 근처의 배들이 내뱉는 점점 빛들은 바로 지금 이순간 늘 존재의 감사함으로 삶이 늘 건강해야 하고 삶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가꿔가야 함을 나에게 전하고 있었다. ▲ 한상범 한국화가. 먹빛을 머금고 한밤의 어두운 바다는 사람이 밝히는 불빛으로 어둠을 위로하고 치유한다. 삶이 빛이 되기를 그리고 가까운 우정이 늘 빛나기를 친구들아 고맙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애월고 한국화 강사로
▲ 태즈매니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12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제주에서 떠나는 유네스코 세계 여행’ 전시회를 연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6개국(미국 하와이화산국립공원, 중국 태산,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일본 아오모리현 시라카미산지, 호주 태즈매니아, 영국 자이언츠 코즈웨이)의 사진 작품 30여점과 ‘하와이화산국립공원의 펠레 머리카락’ 등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세계유산본부는 실제로 해외여행을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대형 포토존을 설치해 자매결연 지역의 아름다움과 현장감을 영상에 담아 전달한다. 김대근 세계유산본부장은 “코로나로 지친 우리 국민들이 해외 세계자연유산 지역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조금이나마 해외여행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 스트롬볼리안 분출.
이 연재를 시작할 때 나는, “제주민요가 제주경제사 연구의 생생한 기초자료로서 가치가 높기 때문에 제주민요 사설에 녹아 있는 당시의 역사, 사회, 문화, 경제생활들을 살펴봄으로 해서 제주경제사 연구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라고 대충 짐작했다. 제주도 민요에는 제주도의 풍토, 역사, 민속, 산업, 경제, 사회, 종교, 문화 등 제주도 도민의 생산방법과 생활양식 및 사고방법이 들어있다. 따라서 사설에 나타난 당시의 생산 활동, 경제생활, 경제적 행위, 경제현상 등과 제주경제사와의 연관관계를 모색해 볼만 하다(민요와 경제학과의 융합을 ‘Benjonomics’라 한다). 이를 통해 제주민요와 제주경제사를 융합(融合)한 학제간 연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 알고 보니 이러한 시도는 민요 연구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며 이미 다양한 관점에서 선학(先學)들에 의해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민요는 서민(庶民)적이고 기능적이며 지역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민요는 지역마다의 서민생활을 그대로 축약하며 한 지역의 특성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개인이나 집단은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 삶을 살아가고 문화를 공유하면서 서로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화가 한상범의 제주찰나’입니다. 한 화백은 제주가 배출한 동양화가입니다. 먼 서울 땅에서 왕성한 작가정신으로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지천명의 나이를 넘긴 그는 해녀였던 어머니의 땅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바다가 들려주는 이야기, 그리고 그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제주의 자연이 다시 그의 가슴팍으로 밀려왔습니다. 그가 다시금 되새기는 제주의 한 장면 장면들이 다시 그의 붓으로 새로이 탄생합니다. 아울러 그가 들려주는 화담(畵談)이 또 옷깃을 여미게 만듭니다. 잠시라도 치유의 순간을 만나십시오. / 편집자 주 삶은 어쩌면 예정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바로 지금 여기 이순간 다시 돌아와 제주해녀의 아들로 태어나 고향을 떠난지 35년만에 고향 제주에 다시 입도, 빛나는 제주의 하늘 땅 바다를 늘 마주하면서 자연에 대한 감사, 일상속에 모든 소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 도움 준 모든 인연에 대한 감사, 주어진 하루에 대한 감사를 통해 모든 이들이 맞딱뜨리고 있는 힘들고 어려운 삶 가운데에서도 그 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본질이 곧 순리에 따른 치유와 회복임을 함께 공유하며
▲ [사진=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저 꿩이나 잡았으면 살찐 날개 쪽은 시엄마나 드렸으면~ 힐끔 보는 눈 쪽 일랑 씨아방을 드렸으면~ 우뚜릇뚜 룻뚜우 우뚜릇뚜 룻뚜우~ 걷고 걷은 종아릴랑 시동생을 주었으면~ 쇠톱 같은 주둥일랑 시누이나 주었으면~ 우뚜릇뚜 룻뚜우 우뚜릇뚜 룻뚜우~ 길고 길은 꼬랑질랑 서방이나 드렸으면~ 썩고 썩은 가슴일랑 서룬 내나 먹었으면~ 우뚜릇뚜 룻뚜우 우뚜릇뚜 룻뚜우~ 저 꿩이나 잡았으면 저 꿩이나 잡았으면~ 혹 이 노래를 아시는 분이 계실까? 얼른 장담하건데, 들어 본 거 같다고 기억하시는 분조차 거의 없으실 게다. “우뚜릇뚜 룻뚜우 우뚜릇뚜 룻뚜우~” 라는 후렴이 있어 이런 노래도 있었나, 갸우뚱 하실 정도. 이 노래는 1970년대를 풍미한 어니언스(임창제, 이수영)의 첫 독집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제주민요를 대중 가요화한 ‘며느리’라는 통기타곡이다. 아마 지금 50대 중반 이후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분위기잡고 나름 애창했을 ‘작은 새’가 수록된 어니언스(양파들?)의 데뷔음반이다. “고요한 밤하늘에 작은 구름 하나가 바람결에 흐르
▲ 처첩(妻妾)이 함께 찍힌 20세기 초 가족사진, [사진= 네이버 이미지] 故 김영돈 교수님은 과거 제주여인들이 맷돌을 돌리거나 방아를 찧으면서 부르던 맷돌ㆍ방아노래를 자립과 근면의 노래, 팔자와 한탄의 노래, 사랑과 원한의 노래, 시집살이 노래, 집안 노래, 경세(警世)의 노래, 꿈의 노래, 신앙과 풍토의 노래 등으로 구분하였다. 그 ‘시집살이 노래’ 중에 처첩간(妻妾間)의 ‘시앗 싸움’을 다룬 노래가 있다. ‘큰 각시’는 ‘큰 각시’ 대로, ‘족은 각시’는 ‘족은 각시’ 대로 구구절절 서럽고 아픈 사연들이 가득하다. “겉보리 껍질만 먹을지언정 시앗이랑 같은 집에 살 수 있으랴. 물이 없어 나쁜 물을 먹는다 해도 같은 물을 마시기 싫다. 시앗이랑 같은 길로 다니기 싫다. 길을 다시 뺄 수 있다면 시앗이 다니는 길은 따로 빼줘라.” “갓 스물 나이에 여든 살 남편을 맞이하니 두 번 세 번 물 덜은 밥 씹어 달라 엄살이더라. 호강하려 남의 첩 들었는데 어디 간들 놀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