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조한필의 세상훑기(12)...파시스트 일본을 증언한다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중국항일전쟁기념관이 두 기관 교류전 형식으로 지난 15일부터 ‘중국의 항일전쟁; 1931~1945’특별전을 열고 있다. 난징(南京)대학살 전시물 중 오래된 한 일본신문 기사가 눈에 띈다. ‘100인 참살(斬殺) 신기록-무카이 106명 대 노다 105명’.

 

1937년 12월 13일자 도쿄니치니치신문(東京日日新聞)에 두 일본인 장교가 일본도를 잡고 늠름하게 기념 촬영한 사진이 ‘100인 참살 경쟁하는 두 장교’란 제목과 함께 실렸다. ‘두 소위 다시 연장전’이란 기사 부제로 보건대 이들이 당초 중국인 100인을 일본도로 베어 죽이기로 했는데 당초 목표를 넘겨 다시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상적인 전쟁의 모습이 아니다. 살인은 전쟁 과정에서 벌어지는 불가피한 행위다. 그런데 언론은 살인을 부추기듯 대서특필하고 있다. 당시 일본사회가 광적인 침략주의에 빠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당시 국민당 정부가 있던 난징을 점령한 후 벌인 대살육극이다. 민간인 등 최대 30만명이 일본군 손에 무참히 살육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은 교과서가 학살 실상이 과장됐다고 주장하거나 지도자급 인사들이 “학살은 없었다”고 말하는 등 최근까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동영상 전시물로는 중국인 위안부 출신의 증언이 있다. 종군 위안부에 대해서도 일본은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르는 오사카 시장이 “강제동원 증거가 있으면 내놔보라”고 강변하는 실정이다.

 

 

특별전에서 중국은 항일전쟁을 세계평화를 위한 ‘반(反)파시스트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다. 파시즘은 맹목적 애국심을 강조하는 국가주의, 개별성을 부정하는 전체주의다. 국가 파시즘에 휩싸였던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이란 미명아래 한국ㆍ중국 등 주변국 국민을 생지옥으로 몰아넣었다.

 

지금 일본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에 대해 발끈하고 있다. 항의 서한을 보내고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영유권 분쟁 제소, 한일 차관급 이상 대화 중단 등을 선언한 상태다.

 

재일교포 2세인 강상중 도쿄대 교수는 지난 18일 국내강연에서 “독도문제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영토분쟁은 일본 군국주의의 패망과 관련돼 있지만, 현재 일본 국민은 거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지난해 3월 대지진과 방사선 누출 사고 이후 일본의 국민 정서는 관동대지진 사태 때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1923년 9월 1일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 지역에 진도 7.9급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조선인이 방화했다”등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흥분한 일본인들이 일본 거주 조선인 수천명을 학살했다. 당시 일본사회 일각에 무분별한 애국주의, 다른 민족에 대한 증오심을 일으켜 위기를 벗으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후 일본은 군국주의 길로 들어섰고 국민들은 침략전쟁에 내몰렸다. 그 광기의 역사는 원자탄이 도시 2곳에 떨어지고서야 멈췄다.

 

100인 참살 경합을 벌였던 두 소위는 난징에서 전범재판을 받고 1948년 총살형에 처해졌다. 명백한 증거(신문기사)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이들은 재판에서 ‘목베기 시합’사실을 끝까지 부정하며 한 명은 “기자가 멋대로 상상해 쓴 것”이라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일본에 돌아갔을 때 아내를 놀라게 해주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립기념관의 중국의 항일전쟁 전시회는 다음 달 말까지 계속된다.
 

 

조한필은?=충남 천안 출생.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편집부·전국부·섹션미디어팀 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충청타임즈 부국장 겸 천안·아산 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