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군의 침략전쟁 전초기지로 활용됐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야구장과 사격장 등 스포츠 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평화대공원 조성사업 계획도다. [제이누리 DB]](http://www.jnuri.net/data/photos/20251042/art_17606618056576_a9069c.jpg?iqs=0.1342411107734104)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침략전쟁 전초기지로 활용됐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야구장과 사격장 등 스포츠 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갑생 성공회대 냉전평화연구센터장(교수)은 지난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공원 연속포럼'에서 "알뜨르비행장은 스포츠타운이 아닌 탈냉전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평화대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센터장은 "알뜨르비행장은 난징 대폭격, 한국전쟁 전후 학살, 포로수용소 등 세계 냉전사에서 중요한 사건과 맞닿아 있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스포츠타운 조성은 역사와 사람보다 자본 논리를 앞세운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시·도서관·박물관 기능을 갖춘 복합 플랫폼으로 조성해 평화로의 전환기를 기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권 다른제주연구소 연구위원도 "평화공원에 야구장과 사격장을 넣겠다는 구상은 일회성 개발에 불과하다"며 "기념물은 크고 공간은 채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형이 훼손된 유적지는 회복이 어렵다”며 “비어 있음 자체가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마라도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통해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동쪽에 야구장 4면과 사격장, 북동쪽 벙커·관제탑 주변에는 대규모 파크골프장, 송악산 산이수동 일대에는 전지훈련장 설치 계획을 마련했다.
알뜨르비행장은 1926년 조성이 시작돼 1945년까지 일본군이 사용한 군사시설이다. 중일전쟁 당시 중국 난징 폭격의 출격 기지로 활용됐다.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일본 본토 방어를 위한 군수 거점이었다. 해방 이후에는 제주4·3 당시 학살 현장으로, 한국전쟁 때는 육군 제1훈련소와 포로수용소 등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제주평화대공원 부지는 국유재산이지만 2023년 9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활주로를 제외한 69만㎡가 제주도에 무상양여되면서 사업 추진 여건이 마련됐다.
시민사회는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에 "평화공원 조성 취지에 맞지 않는 개발"이라며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