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가 국내에서 77년 만에 확인됐다. [출처=국립생태원]](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938/art_1758086291432_566581.jpg?iqs=0.5935100820587076)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가 제주 한라산에서 발견됐다. 국내에서 둥지와 새끼가 함께 확인된 것은 77년 만이다.
17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라산 북쪽에서 어린 검독수리가 구조된 사건과 주민 목격담을 토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북쪽 절벽에서 지름 약 2m, 높이 약 1.5m 크기의 둥지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지난 5월 망원렌즈를 활용해 약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성체 한 쌍과 새끼 한 마리를 포착했다. 이후 검독수리 가족은 지난 7월 다른 둥지로 옮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검독수리 번식 둥지가 확인된 것은 1948년 경기 남양주 예봉산·천마산에서 미군 장교가 발견한 이후 처음이다.
검독수리는 보통 넓은 영역에 여러 둥지를 번갈아 사용하지만 번식지는 쉽게 바꾸지 않는 습성이 있다. 생태원은 이번 둥지가 앞으로도 번식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확인된 성체는 6세 이상으로 추정된다. 둥지는 마른 나뭇가지에 풀잎과 솔가지를 깔아 만든 형태였다.
날개 길이가 2m를 넘는 대형 맹금류인 검독수리는 북반구 전역에 서식하며 국내에서는 주로 겨울철 산과 습지 주변에서 드물게 관찰된다. 1973년 천연기념물,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검독수리 번식 둥지 확인은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제주도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서식지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