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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2022년 정당 국고보조금
1420억원으로 사상 최대 ... 혈세로 정당 지원하고 있지만
여야 가치 있는 역할 하고 있나 ... 마주 보고 달리는 여야 정당
국회 통과한 총리 해임건의안 ... 야당 대표 체포동의안도 가결
여야 충돌 격화, 정국 경색 심화 ...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국가의 몫

 

1420억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큰 선거를 두차례 치른 2022년, 정당들에 지급한 국고보조금 규모다. 사상 최대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대 정당이 각각 600억원 넘는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도 수십억원에서 수천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국회의원이 없는 민생당에도 18억원을 지급했다. 

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국가가 정당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 지급하는 것이다(정치자금법 제3조 6호). 정당 보조금은 1980년 제정한 제5공화국 헌법에 처음 명문화한 이후 정당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됐다. 보조금에는 선거에 관계없이 매해 분기별로 지급하는 경상보조금과 선거가 있을 때 득표율 등에 따라 지급하는 선거보조금이 있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하는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받는 여야 정당들은 과연 국가가 보호 육성할 만한 가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여야 거대 정당들은 각자 가고 싶은 데로만 달리면서 국회를 파행시키고 정국을 경색시키면서 국민에게 ‘정치 스트레스’를 안기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큰 일이 9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잇따라 벌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75표 대 반대 116표로 가결됐다. 총리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과반 의석을 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했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및 새만금 잼버리 파행,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해병대 장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논란 등의 책임을 물어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대한 가운데 민주당·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회의 총리 해임건의는 구속력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윤 대통령은 앞서 국회를 통과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1일 시차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도 찬성 149표 대 반대 136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구속 여부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가려지게 됐다. 이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사실상 부결 지침의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그의 지도력이 타격을 입었고, 당은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출석의원 과반인 148표인데 딱 1표 더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과 찬성 입장인 정의당, 시대전환·한국의희망 및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민주당에서 29명이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래저래 여야 간 충돌은 격화하고 정국 경색도 심화할 전망이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여야의 강 대 강 충돌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났다.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은 진행형이다. 민주당은 해병대 장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의 의혹을 묻겠다면서 특검·국정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도 뜨거운 이슈다. 감사원은 집값과 고용률 등에서 통계조작이 있었다며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한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대통령실이 “주식회사 대한민국 회계조작 사건을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며 거들었다. 민주당은 “여론 물타기용 정치감사”라고, 문재인 정부 참모들 모임은 “현 정부의 감사조작”이라고 반발했다. 연례행사인 국정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의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여야는 국민이 자기네 편에 유리하게 정치판을 봐주길 기대하겠지만, 사실 국민은 정치는 생각하기조차 싫을 정도다. 일각에서 집토끼들만 잘 단속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이기면 된다고 정치공학적 계산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국민을 업신여기고 정치를 퇴행시키는 오산이다.  
 

 

대통령실은 제1야당 대표의 단식을 ‘몰라라’했다. 거대 야당이 총리나 국무위원 해임안을 힘으로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거부하는 일이 반복되면 해임건의안의 의미를 스스로 깎아내리게 된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60%가 넘는다. 여든 야든 가고 싶은 길로만 가고, 서로를 적대시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과 국가 전체에 돌아간다. 

여야 정당들은 추석 차례상 여론을 의식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정치 무관심과 혐오를 넘어서는 극심한 정치 스트레스는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경제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주권자인 국민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둥근 정치,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 민생을 위한 정치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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