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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한 달 만에 역전된 한미 기준금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예고한 대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3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이다.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올려 2.5% 기준금리 상한을 맞춰놨는데, 한달 만에 한국-미국(3.0~3.25%) 간 금리 격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그 여파로 22일 원ㆍ달러 환율이 1400원을 뚫었다. 장중 한때 141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미 초강세인 미국 달러화를 찾는 손길은 더 많아질 것이다. 세계적으로 ‘킹(King) 달러’로 불리는 배경이다. 문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줄기차게 올리겠다는 초매파적 방침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는 연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올해 2차례(11월, 12월) 남은 FOMC 회의도 자이언트스텝이나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야 그 수준에 이른다. 게다가 점도표는 내년 말 기대금리도 4.6%로 예상했다. 

미 연준의 통화긴축 의지는 확고하다. 경제 위축을 감내하면서라도 더 큰 고통을 막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0.2%로 낮췄다.

그럼에도 물가상승률 전망은 5.4%에 이른다. 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는 내년(2.8% 전망)에 진입하지만, 안정 단계는 2024년(2.2%)에야 가능하다. 결국 내년까지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고다.

현실적으로 미 연준의 움직임에 독립적이기 어려운 한국은행 등 우리나라 통화당국의 주도면밀한 대응이 긴요하다. 당장 10월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은의 고민이 깊어졌다. 그동안 이창용 한은 총재의 포워드 가이던스(금리 정책방향 사전예고)는 0.25%포인트 인상, 베이비스텝이었다. 

 

 

하지만 이제 베이비스텝으로는 자이언트스텝을 내딛는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기는커녕 더 벌어질 판이다. 이창용 총재도 이를 고려한 듯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금리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경제성장 흐름과 환율 동향을 주시하면서 기준금리 인상폭과 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세계적인 달러화 초강세와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 지표를 고려할 때 ‘환율 1400원=위기’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래도 다른 나라 통화가치 하락에 비해 우리 돈 원화 가치 하락폭이 유독 큰 이유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자이언트스텝을 예고한 8월 26일 잭슨홀 미팅(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이후 9월 21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4.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상승폭(1.71%)의 2.76배에 이르렀다.

한은이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긴축에 맞춰 금리인상에 나섰음에도 원화가 주요 통화보다 더 약세를 보인 주된 이유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악화를 들 수 있다. 8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94억7000만 달러)인 데다 8월 경상수지도 적자 가능성이 높다. 올 들어 9월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292억1300만 달러)가 이미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무역적자 폭 확대는 그 자체로 수급상 달러 수요가 컸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를 키워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순매도를 유발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기본을 다져야 한다. 수출을 꾸준히 늘려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고, 중소 수출입 업체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를 해소할 방안을 강구하자.

달러 수요가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기금 등 공적 기관이 해외투자를 할 때 외환시장에 영향이 덜 미치도록 관리하자. 한은과 국민연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어 해외자산 투자 과정에서 나타나는 외환 변동성을 줄이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다.
 

 

세계 경제는 미국의 통화긴축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령 등 우크라이나 전쟁 악화 가능성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단기간 내 변동성 관리는 물론 내년 말까지 이어질 주요국의 금리인상과 통화긴축 흐름을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당분간 고금리와 고환율을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정부 경제팀과 한국은행은 빈틈없는 정책 공조로 복합위기 국면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환율 리스크 해소에 도움이 되는 정책도 계속 추진해야 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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