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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회 "틈새와 경계로부터 구획되지 않는 시적 행위 실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학 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제4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로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일본 문단의 거장 김시종이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김시종 시인은 1929년 부산에서 태어나 어머니 고향인 제주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내던 중 관립광주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제주4.3항쟁에 참여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현재까지 재일(在日)의 삶을 살고 있다. 

 

첫 시집 ‘지평선(1955)’은 재일조선인 사회뿐만 아니라 일본 시단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에세이집 ‘재일의 틈새에서(1986)’는 제40회 마이니치 출판문화상 본상, 시집 ‘원야의 시(1991)’는 제25회 오구마히데오상 특별상을 받았다.

 

시집 ‘잃어버린 계절(2010)’은 제41회 다카미준상을, 자전(自傳) ‘조선과 일본에 살다(2015)’는 제42회 오사라기지로 상을 각각 수상하는 등 일본 문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에는 같은 재일제주인 작가 김석범과 함께 ‘제주4.3’에 대해 깊이 성찰한 대담집 ‘왜 계속 써왔는가 왜 침묵해 왔는가’(제주대학교출판부)를 펴낸 바 있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시집 ‘광주시편’(1983)도 발간했었다.


아시아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김시종 시인은 냉전의 분극 세계뿐만 아니라 국가주의와 국민주의에 구속되지 않고 이것을 해방시킴으로써 그 어떠한 틈새와 경계로부터 구획되지 않는 시적 행위를 실천해 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한반도의 분단에 종언을 고함으로써 남과 북의 민주적 평화통일독립 세상을 염원하는 재일(在日) 시인으로서 정치사회적 욕망을 미학적으로 확장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채희윤 소설가를 위원장으로 소설가 방현석, 문학평론가 고명철, 소설가 정지아, 목포대 교수 신정호, 시인 신용목으로 구성됐다.

시상식은 ‘제4회 아시아문학 페스티벌’의 개막행사가 열리는 10월 20일 오후 2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다. 수상자에겐 상금 2000만원이 수여된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먼 날]
김시종


언제 적 일이었던가.
내가 짧은 매미의 생명에 놀랐던 것은.
여름 한철이라 생각했는데 사흘 생명이라 듣고서
나무 둥치 매미 허물을 장사지내며 다닌 적이 있다.
먼 옛날 어느 날의 일이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한창 무더위에 소리 높여 우는 매미 울음소리를
나는 조심스레 듣게 됐다.
한정된 이 세상에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존재가
심려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겨우 스물여섯 해를 살았을 뿐이다.
그런 내가 벙어리매미의 분노를 알게 되기까지
100년은 더 걸린 듯한 기분이 든다.
앞으로 몇 년이 더 지나야
나는 이런 기분을 모두에게 알릴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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