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2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6.77(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5.1% 상승,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컸다.
도내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4월부터 2021년 1월까지 0.3% 내외를 오갔으나 2021년 2월 0.9%로 상승, 그 이후로 1%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년동월 대비 4%대 상승률을 이어오다 지난달 5%까지 넘어섰다.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선 것은 국제유가 파동으로 소비자물가가 5.2% 상승한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전국적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물가 오름세가 한층 더 가팔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제주에서도 기름값 등 연료비가 크게 올라 축산물과 외식비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견인했다.
등유는 1년 전보다 58.6%나 올랐고 경유는 38.7%, 휘발유 27.3%, 자동차용 LPG는 19.5% 상승했다.
1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제주지역 주유소 휘발유(보통) 평균 가격은 전국 평균 가격보다 ℓ당 38.69원 비싼 2028.94원이다. 도내 경유 ℓ당 평균 가격도 1980.34원으로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 서비스 물가는 개인 서비스가 5.1%, 공공 서비스가 0.9% 올랐다. 개인 서비스 가운데 외식은 6.3% 올랐고, 외식 제외 개인 서비스는 4.1% 올라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출목적별 동향을 보면 교통(15.9%), 음식‧숙박(6.2%), 주택‧수도‧전기‧연료(5.2%), 식료품‧비주류음료(3.9%), 기타상품‧서비스(4.8%), 가정용품‧가사 서비스(4.9%), 오락‧문화(2.1%), 의류‧신발(1.9%) 등은 상승했고 보건(-0.2%)은 하락했다.
교통 중 주차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적용되던 주차요금 할인정책이 종료되면서 지난해 같은달 대비 442.3%나 폭증했다.
식료품 중 돼지고기(7.9%), 수입쇠고기(18.7%), 국수(53.7%), 달걀(11.4%) 등이 크게 올랐고 주류 중에는 막걸리(13.8%)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
외식비 중에는 생선회(17.3%), 쇠고기(10.5%), 된장찌개백반(10.5%)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