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38일간 단식을 이어온 김경배씨가 결국 단식을 중단했다.
25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천막농성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김경배씨의 건강이 악화, 결국 단식을 중단했다. 김씨는 이날 낮 12시45분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농성 측 관계자는 “어제(24일)부터 기력이 많이 없고 복통을 호소했다”며 “혈당도 떨어지고 기초체력도 사실상 고갈돼 졸도 등의 위험이 있어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김씨를 진료한 탑동365 병원 고병수 원장에 따르면 김씨의 혈당수치는 현재 57~58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원장은 “기본적으로 혈당 정상 수치는 100 정도”라며 “오늘 아침부터 한 시간 단위로 혈당을 체크하고 있는데 계속 낮아지고 있다. 때문에 뇌손상이 우려된다. 혼미가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아직 위급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험하다는 신호”라며 “지금 중단시키지 않으면 하루 이틀사이에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의 계속된 단식 중단 권유에도 김씨는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한 답변을 받아야 한다”며 단식을 이어가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변의 설득에 결국 단식을 중단하고 천막 앞에 대기중이던 앰뷸런스에 몸을 실었다.
김씨는 지난 23일 원희룡 지사에게 제2공항의 진행 여부를 도민의견 수렴 후 결정하자며 이에 대한 원 지사의 입장을 묻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고 원장은 김씨의 상태에 대해 “아직까지 음식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포도당 링거로 일단 조금씩 몸 상태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 후에 조금씩 음식을 섭취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막농성 측에서는 김씨의 뒤를 이어 단식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주녹색당 관계자 등 3명이 무기한 단식 중이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