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제주공항 등지에서 4·3행방불명인 유해발굴이 재개된다.
제주도는 제주4·3연구소가 추진한 ‘4·3행방불명인 유해발굴 예정지 조사용역’이 마무리돼 지난 26일 최종 보고서가 제출됐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0월13일 긴급 착수된 조사결과다.
4.3 행방불명인 유해발굴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내년 국비 15억6000만원(유전자 감식비 12억1300만원, 유해발굴비 3억4700만원)이 반영된 사업이다.
이번 용역은 내년 유해발굴 작업을 위한 기초조사의 성격을 띤다. 제주공항 내외 각 1곳, 선흘리, 북촌리, 구억리 5곳이 조사대상이다.
증언자 조사에 따라 제주공항 5개 지점을 암매장지로 추정했다. 추정지는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 구역, 동서활주로 서단 북쪽 구역, 동서-남북활주로 교차 구역, 화물청사 동쪽 구역이다.
제주도가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제주공항 5개 지점의 발굴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3개 지점은 발굴이 가능하고, 2개 지점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해발굴 가능 지점은 남북활주로 동쪽 뫼동산 인근, 남북활주로 북단 서쪽 구역, 화물청사 동쪽 구역이다.
내년 유해발굴 일정은 4·3평화재단에서 구체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다.
내년 1월 총괄계획을 세워 발굴기관을 선정한 뒤 2~3월 제주공항 내 발굴 가능지점에 대한 측량 및 지반 탐사기계 조사 등 추가 정밀 조사에 나서 4월 중 발굴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4월에 발굴 계획을 잡은 건 1월부터 3월까지 남북활주로 사용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발굴개시 이후 종료까지 6개월 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용역에 포함된 공항 외 나머지 4곳도 같은 시기에 발굴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공항 경계선 남쪽은 공유지고, 나머지 3개소도 토지소유주들이 4·3암매장지임을 제보하고 발굴 요청을 한 바 있다.
제주공항은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의 남북활주로 북단 2개 지점에 대한 유해발굴 결과 388구의 유해가 발견된 곳이다. 4·3 당시 도민들이 학살돼 암매장된 대표적인 현장이다.
윤승언 제주도 4.3지원과장은 “4.3 유해발굴은 사상, 이념을 초월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고령 유족들의 평생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한 것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권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