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등은 7일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상징인 '구럼비' 바위 발파 4주년을 맞아 "구럼비 바위를 되찾기 위한 평화운동을 계속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전 제주의 치욕을 잊지 않겠다"면서 "해군기지가 준공됐지만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4년 전 오늘은 제주 치욕의 날"이라며 "당시 구럼비 발파를 막기 위해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 등 목소리를 냈지만 국방부는 제주도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해상으로 화약을 불법 운송해 구럼비 바위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럼비 바위는 해군이 폄하하듯 제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바위가 아니"라며 "세계적으로 희귀해 보존 가치가 있는 바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명분이 불분명한 사업을 비민주적으로 강행한 해군과 중앙정부, 제주도에 있음에도 공사지연 배상금 273억원에 대한 구상권을 주민에게 청구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진실이 드러나 정의가 실현되는 그 날까지 강정마을을 생명과 평화의 마을로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해군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지난 2012년 3월 7일 구럼비 바위를 폭파, 이후 본격 공사에 돌입했다. 제주 해군기지는 지난달 26일 10년만에 준공됐다.
구럼비 바위는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케이슨 조성부지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구럼비에 대한 첫 발파는 7일 오후 3시59분께 이뤄졌다. 발파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 시험발파가 이뤄진 강정포구 쪽 구럼비 해안 서쪽 침사지 위 내륙 안전휴게실 뒷편에서 이뤄졌다.
본 발파는 시험발파에 비해 3배 이상 진동 소리가 나면서 연기가 크게 피어올랐다. 이어 오후 4시 21분에는 두번째의 본 발파가 시험발파 위치보다 다소 윗 부분에서 진행됐다.
구럼비 발파는 시험발파와 본 발파 2차례를 포함해 7일 하루에만 모두 6차례 이뤄졌다.
구럼비 바위 발파를 막기 위해 마을주민과 활동가들은 화약 운반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해 도로 등을 봉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하면서 강정마을은 '전시사태'를 방불케 했다.
'구럼비'라는 이름은 까마귀쪽나무의 제주어로 예부터 이 지역에 구럼비나무가 많이 자라 붙여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럼비' 바위는 길이 1.2km에 너비가 150m나 되는 거대한 검은색의 용암너럭바위로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지형이다. 특히 바위 한 켠에선 용천수가 솟아나 국내 유일의 바위습지를 형성하고 있다. 붉은발말똥게·맹꽁이·층층고랭이 같은 멸종 위기종들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