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용암숲 곶자왈의 나이가 기존의 학설보다 훨씬 젊은 것으로 밝혀졌다. 1만년 내외 나이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남성현)과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원장 양영환)은 제주도의 곶자왈 지역의 지질의 연대분석 결과 곶자왈의 생성연대가 대략 1만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2010년 제주도 곶자왈은 안덕 곶자왈의 경우 3만년쯤 된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당시 한 연구기관에 의해 발표된 곶자왈 연대는 암석을 측정하는 아르곤 측정법에 의해 측정된 것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경상대학교는 2014년부터 곶자왈을 이루는 용암류의 연대를 밝히고자 곶자왈 내 채석장에서 곶자왈 용암 하부의 고토양을 채취, 광여기루미네선스연대 및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용암류 하부 고토양에서 각각 애월곶자왈은 1만400년, 한경곶자왈은 6000년, 구좌-성산곶자왈은 9400년, 선흘곶자왈은 1만1000년의 연대를 얻었다.
이는 제주도 곶자왈을 이루는 용암의 분출시기가 1만년 전 내외로 매우 젊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안웅산 박사는 지난달 29일 제주시에서 열린 ‘2015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이 사실을 발표했다.
안 박사는 "곶자왈을 이루는 용암류는 풍화 혹은 퇴적작용에 의해 토양층이 형성될 만큼 지질학적으로 오래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숲의 형태로 남게 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이번 연구가 곶자왈을 형성하는 용암류의 생성시기를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곶자왈 형성의 주요한 원인을 밝혀 곶자왈의 다양한 특징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곶자왈 형성에 대한 근본적 이해는 제주의 보고인 곶자왈의 보존과 활용에 관한 중장기 계획 수립에 토대가 될 것이란 기대다.
또 곶자왈 용암을 분출한 노꼬메(애월곶자왈), 도너리오름(한경곶자왈) 등 개별오름들의 분출시기를 밝힘으로써 오름들이 밀집 분포하는 중산간 지대 지질관광 콘텐츠 다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
☞곶자왈? = ‘곶’은 숲을 뜻하고 ‘자왈’은 자갈이나 돌멩이를 가리킨다. 한마디로, 용암이 쪼개져 생겨난 크고 작은 자갈들이 뒤섞여 있는 숲이다. 돌들은 요철처럼 쌓여 ‘숨골(풍혈)’을 만들어낸다. 이 구멍에선 사시사철 바람이 불어나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습도는 연중 100%, 온도는 여름엔 21도, 겨울엔 18도 정도다. 에어컨·난로 없이 살 수 있는 지상낙원인 셈이다. 선흘 곶자왈엔 숲과 습지, 한대와 열대식물이 공존하는데, 2011년 람사르습지에 등록될 정도로 생태학적 가치가 높다. 다량의 빗물 등이 이 천연원시림 지대를 통해 땅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제주도의 대표적인 지하수 함양지대이자 산소 생서지로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