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행사 보조금을 빼돌린 제주농구협회 간부가 수사망에 걸렸다. 제주체육계 전체로 수사가 확대될 조짐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은 10일 제주도에서 받은 보조금 28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로 제주도 농구협회 간부 A(52)씨와 B(46)씨 등 2명을 입건, 수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5일부터 10일까지 도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모 농구대회 명목으로 제주도에서 받은 보조금 2000만원 중 1096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이들은 대회 참가팀이 예상보다 적자 경기일정을 예정된 6일에서 4일로 줄인 뒤 남은 보조금을 공모,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자동차 임대료와 숙박료 등에 쓴 95만원을 부풀려 마치 504만원을 쓴 것처럼 서류를 꾸며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속칭 '카드깡' 수법을 썼다. ‘카드깡’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 325만원을 되돌려 받아 술값과 단체여행비 등에 썼다.
이들은 또 심판 9명이 경기에 참가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만들어 1명당 42만원씩 총 378만원을 줬고 대회보조요원으로 활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수당 393만원을 지급한 뒤 되돌려 받아 개인 용도로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외에도 A씨는 지난해 7~8월 제95회 전국체육대회 관련 보조금 7990만원 중 1334만원을 훈련을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훈련수당을 주고 돌려받는 수법으로 횡령한 혐의도 있다.
B씨는 같은 해 10월 전국체전 관련 보조금 1890만원 중 378만원을 개인생활비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와 유사한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제주 체육계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제이누리=양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