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보도를 둘러싼 KBS 내부 갈등이 전국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KBS 1노조(노동조합) 제주지부와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제주지부가 길환영 KBS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2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뉴스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길 사장은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청자들의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가 세월호가 침몰하는 상황을 두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세월호 실종자·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정치 권력의 눈치를 보는 뉴스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사사건건 정권의 눈치를 보는 길환영 사장은 물러나야 한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보도개입의 주체인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청와대 압력에 의해 길 사장이 보도에 개입해 왔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며 "공정한 보도 그리고 방송 독립을 위한 장치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힘주어 밝혔다.
이들은 “KBS 대다수 구성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길 사장을 이사회는 속히 해임해야 한다”며 "정권 편향적인 사장이 아닌 독립적인 사장 선임을 위한 장치 마련하고 보도·프로그램의 제작 및 자율성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KBS사태의 경과는 이렇다.
지난달 3일 KBS노조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세월호 사고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비교 발언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달 8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KBS본사로 찾아가 항의했다. 다음날인 9일에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사퇴하면서 길환영 사장의 KBS보도국 독립성 침해를 폭로, 사태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16일에는 김 전 보도국장이 청와대 외압설을 제기했다. 이에 다음날인 17일 KBS 새노조는 길환영 사장을 불신임했다.
이에 길 사장은 지난달 19일 사퇴를 거부하면서 청와대 외압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날 KBS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지난달 29일 KBS 1노조(노동조합)과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제이누리=강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