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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귀포시·경찰, 농성장 천막 강제철거…강동균 회장 연행
아수라장으로 변한 강정…시청‧경찰 총 900명 동원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장 정문 앞 농성장 천막이 결국 강제 철거됐다. 1시간 만에 천막 2동이 쓰레기차와 트럭에 실렸다. 철거 과정에서 온몸에 쇠사슬을 감고 저항하던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은 연행됐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서귀포시는 10일 오전 8시부터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 농성장 천막 2동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수차례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이날 오전 강제철거한 것이다.

 

시는 이 천막을 강제철거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계고장을 전달했다. 강제철거를 위한 절차에 명분을 쌓아온 것이다.

 

시는 이날 천막 강제철거에 공무원 100여명을 동원했다. 경찰 800여명도 동원됐다. 40여명의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을 천막에서 떼어내기 위해 총 9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된 것이다.

 

강정마을엔 이날 오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7시 50분쯤 비상상황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마을회관 스피커를 타고 온 동네에 ‘사이렌’소리가 울려 펴졌다.

 

7시55분 풍림리조트 인근에 모여 있던 시청 직원 100여명이 천막을 향해 우르르 몰려왔다. 맨 선두엔 강문철 서귀포시 재난관리과장이 자리를 잡았다. 강 과장 뒤로 시청 직원들이 따랐다. 경찰력도 공사현장과 천막 주변을 감쌌다. 이날 강제철거에는 ‘부산경찰’이라고 적힌 옷을 입은 경찰도 동원됐다.

 

8시 정각. 천막 앞에서 강 과장이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고시문을 낭독했다. 바로 이어서 이승천 대천동장이 현수막 철거에 대한 고시문을 읽어 내려갔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무효다.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과장과 이 동장이 고시문을 읽자마자 공무원들은 강제철거에 들어갔다. 천막 2동 가운데 비어있던 곳은 바로 철거됐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하지만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있던 나머지 한곳은 철거에 40여분 이상 소요됐다. 

 

마지막으로 남은 천막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지역주민 등 3명이 자신의 몸과 목에 쇠사슬을 감아 결사항전에 나섰다.

 

마지막 천막을 철거하기 직전, 강동균 회장과 강문철 과장이 만났다. 강 회장이 “서귀포 시청이 나서서 해군기지 불법공사 현장을 직접 감독해라. 그러면 우리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과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도 강 과장은 입을 다물었다. 

 

이어서 경찰이 즉각 투입됐다. 마을주민 가운데 여성은 여경이 맡았다. 여경 6명이 한 팀을 이뤄 주민 또는 시민단체 회원들을 천막에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은 “사람이 죽어간다. 제주해군기지 반대한다”고 절규했다.

 

 

같은 시각 경찰과 공무원은 천막철거에 나섰다. 시 공무원들은 천막을 철거하기 위해 손에 들 수 있는 작은 해머도 챙겨왔다. 경찰은 천막을 강제철거 하는 과정에서 칼로 천막을 찢었으며, 시청 공무원들은 천막 골격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결사항전을 벌이던 지역주민들을 강 회장과 격리시키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강동균 회장이 남았다. 그도 결사항전을 벌였다. 경찰이 천막에 투입돼 주민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강 회장은 목에 쇠사슬이 감긴 채 책상 위 의자에서 떨어졌다. 당시 강 회장은 목에 쇠사슬을 감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목에 쇠사슬이 감긴 채 떨어진 강 회장은 잠시 숨을 쉬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제철거에 나선 시청과 경찰 측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강 회장은 결국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귀포경찰서로 연행됐다. 8시에 시작된 천막 강제철거가 오전 9시에 끝났다. 철거가 끝나자 마을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현장에 주저앉은 채 울부짖었다.

 

강제 철거된 천막과 인근에 설치된 조형물 등은 시청 측에서 준비한 쓰레기차와 1톤 트럭 2대에 실렸다.

 

강정마을회는 천막이 강제철거 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철거에 나선 시청과 경찰을 규탄했다. 또한 연행된 강동균 회장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시가 강제 철거한 천막은 강정마을회 등이 해군기지 철야 공사에 따른 시공사측의 불법공사를 감시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10일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맞은 편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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