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현무암으로 밭 둘레에 쌓은 돌담이 국가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어업유산심의위원회는 제주도가 신청한 '제주도 흑룡만리(黑龍萬里) 돌담 밭'을 국가 중요농업유산 2호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전국 시·군에서 신청한 64건 가운데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과 함께 농업유산으로 최종 선정됐다. 제주도가 돌담밭과 함께 농어업유산으로 신청한 돌 염전과 나잠어업 등 해녀문화는 지정에서 제외됐다.

 

국가농업유산 2호로 지정된 '제주도 흑룡만리 돌담 밭'은 제주 현무암으로 만든 2만2천여㎞에 달하는 밭 주변 담으로「25시」의 작가 게오르규는 제주 돌담을 '세계적인 명물'이라고 예찬한 바 있다.

 

밭 돌담은 바람이 많은 제주 기후로부터 작물 보호, 토양과 씨앗의 날림 방지, 우마들의 농경지 침입 방지와 소유지의 구획을 위해 고려 고종 때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커먼 제주 돌담을 모두 이으면 10만리까지 간다고 해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르기도 한다. 척박한 자연환경과 맞서 싸운 제주인의 개척정신과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제주 돌담 밭'이 국가 농어업유산자원으로 지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15억원(국비 10억5천만원, 도비 4억5천만원)을 들여 돌담 밭 정비개발, 가치향상 등을 위한 환경개선, 브랜드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하게 된다.

 

농어업유산이란 농어업인이 오랜 기간 동안 형성․진화되어 온 보전·유지․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농어업 활동․시스템 및 그 결과로 나타난 농어촌 경관 등 모든 산물을 말한다. 구들장 논, 다랑이 논, 돌담 밭, 염전, 둠벙, 독살, 저수지 등이 있다.

 

 

국가농업유산 지정은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의 기준을 참고했다.

 

제주도 친환경농정과는 "이번 지정에서 제외된 돌 염전, 해녀문화에 대해 향후 농어업유산에 지정될 수 있도록 중앙절충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국제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로 국가농어업유산자원추진 T/F팀을 구성, FAO 세계농업유산 지정 신청·등재에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1~3차 산업을 연계한 다양한 농가 소득원 창출하고 제주 돌담 밭 보존으로 인한 생물종다양성 향상에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제주 돌담은 쌓아있는 모양에 따라 ▶외담(한줄 담) ▶접담(두줄 담) ▶잣벡담(넓게 쌓은 담) ▶잡굽담(하단은 작은 돌, 상부는 큰돌로 쌓은 담)이 있다.

 

쌓아있는 위치에 따라 ▶축담(초가의 외벽에 쌓은 담) ▶올레담(초가로 들어가는 길목에 쌓은 담) ▶돌담밭(밭담, 밭의 경계에 쌓은 담) ▶환해장성(바다와 육지 경계지점에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담) ▶개담(원담, 고기잡이를 위해 쌓은 담) ▶산담(분묘의 훼손을 막기 위해 쌓은 담) ▶불턱(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불을 피워 몸을 말리는 공간을 둥그렇게 에워싼 담) 등이 있다. 또 제주의 옛 목마장(牧馬場)에 경계용으로 쌓았던 돌담인 '잣성'도 있다. 상잣성, 중잣성, 하잣성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