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신호탄이 올랐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주지역 예비후보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첫 주말 대회전이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후보 공천 일정이 시작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제주지역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사무소 개소 정치'가 궤도에 올랐다. 특히 양당 공천 신청마감 후 첫 주말인 오는 9~10일 선거 사무소 개소식이 줄줄이 예정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오는 30일까지는 지방선거 후보자를 확정하기로 하면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광역단체장 후보자 신청을 접수했다. 민주당 공관위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서류심사를 거친 뒤 8일부터 10일까지 엄격한 후보 적합도 조사를 거쳐 경선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광역의원의 경우 지난 1~6일 후보자 공모가 이뤄져 8일부터 서류 심사 및 면접을 벌인 뒤 오는 11일 제3차 회의를 통해 최종 평가 및 심사결과 1차 발표를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를 벌였다. 광역의원 후보는 8일까지 공모한 후 오는 17일 공직후보자 역량강화시험을 치르고 공천심사에 들어간
▲ 아버지가 제주4.3 일반재판 수형인이고 어머니가 군사재판 수형인인 강철훈씨(63). 제주 중산간에 있었지만 멀리 내다보면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었다. 주민들은 70여명 안팎에 가구수도 20가구가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이었다.하지만 그 마을에도 어김없이 4.3의 광풍이 몰아쳤다. “양력으로 1948년 10월11일 쯤이었다고 들었어. 토벌대가 와서 마을을 다 불질러버리고 마을에 살던 사람들도 각지로 다 흩어져버렸지. 한 20일 정도 있다가는 그 옆 마을도 다 불살라져버리고, 마을사람들이 다 (애월읍)수산리쪽으로 가서 살다가 한 3년 후에 와서 마을을 다시 재건했지”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에 거주하는 강철훈씨(63)는 자신의 할머니와 외삼촌들로부터 전해들었던, 마을을 휩쓸고 간 4.3의 이야기를 그렇게 전했다. 그 광풍 속에서 강씨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군경에게 끌려가 다시는 고향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4.3 당시 일반재판을 받고 경상북도 김천 형무소로 끌려가 그곳에서 행방불명됐다. 어머니 역시 군사재판을 받고 전주형무소로 끌려갔다가 다시 서울 마포형무소로 이송됐고
지난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정부의 희생자 보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70여년만에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고 하지만 가족관계 불일치, 일반재판 수형 희생자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은 쌓여있다.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의소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함께 희생자의 유족 인터뷰를 통해 명예회복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 2007년 진행된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일대 유해발굴 작업. 제주시 화북동에 거주하는 김공열 어르신(101)에게 올해 초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바로 74년 전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작은 오빠 故 김규희(1924년생)씨의 유해를 찾았다는 연락이었다. 김규희씨는 4.3직전 일본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군인들에게 연행돼 제주항 산지에 있던 주정공장으로 끌려갔고, 1949년 당시 비행장(현 제주공항)으로 끌려가 총살됐다. 이후 가족들은 묘지조차 만들지 못하고, 가족 묘지에 김규희씨의 비석만 세운 채 제사를
지난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정부의 희생자 보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70여년만에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고 하지만 가족관계 불일치, 일반재판 수형 희생자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은 쌓여있다.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의소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함께 희생자의 유족 인터뷰를 통해 명예회복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 제74주년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한 한 유족이 추념식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74년 전 국가폭력에 의해 발발한 4.3은 제주 곳곳에서 마을 단위 학살과 일가족 몰살 등 대를 잇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희생자들은 ‘빨갱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 채로 생사를 달리해야 했고, 생존자나 유족들도 '빨갱이 집안'이라는 주홍글씨 속에 수십년의 모진 세월을 감내해야 했다. 출생신고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버지가 4.3광풍에 희생돼 어쩔 수 없이 조부모나 친인척 등의 호적에 이름
지난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정부의 희생자 보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70여년만에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고 하지만 가족관계 불일치, 일반재판 수형 희생자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은 쌓여있다.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의소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함께 희생자의 유족 인터뷰를 통해 명예회복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나는 맨날 괴로워. 맨날 불쌍해. 2살 난 아이, 4살 난 아이, 80이 넘은 할아방 ... 그 생각만 하면 보상이고 뭐고 문제가 아니야. 생명이 제일 중요한데 그걸 그냥 그 죽여버린다는 거 금수만도 못하지. 70몇년이 넘어도 매일매일 가슴 아파서, 그 생각 뿐이야.” 노인의 가슴은 이미 다 타버린지 오래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세월이다.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이란 말인가? 현상지(92) 옹. 어르신은 4·3의 광풍이 몰아친 70여년 전 자신과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가족을 잃었다. 82살 할아버지, 55살 아버지, 27살 큰형, 22살 샛형, 어머니와 형수, 12살 동생과 2살, 4살 조카. 당시 18살이었던 자신까지
지난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정부의 희생자 보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70여년만에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물꼬가 트였다고 하지만 가족관계 불일치, 일반재판 수형 희생자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은 쌓여있다.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의소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는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함께 희생자의 유족 인터뷰를 통해 명예회복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된 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4·3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했다. 당선인으로선 처음으로 추념식에 온 것이라 그 의미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만큼 차기 정부에서 4·3 해결을
▲ 20대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동대문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선관위로 전달된 투표용지의 인쇄 상태를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앞선 지방선거와는 달리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면서 제주의 지방선거 분위기는 실종이다. 역대급 ‘깜깜이 선거’로 흐르고 있다. ◆도지사,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달랑 4명 =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도지사 선거 예비후보자 명부에 오른 이는 박찬식 제주가치 공동대표(59, 무소속), 부순정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46, 녹색당) 단 두 명이다. 제주도교육감 예비후보로는 고창근 전 도교육청 교육국장과 김광수 전 교육의원 등 2명이 등록된 상태다. 제주에서는 제주지사 후보로 여당과 야당, 무소속을 포함해 10여명이 주자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도지사선거와 교육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등록이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4년 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제주지사 예비후
▲ 배달업체 라이더가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배달할 음식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료를 2000원에서 3000원까지 부담하는 건 이해하는데 그 이상은 시키기 꺼려져요.” 제주시 연동에 사는 이모(23)씨는 며칠 전 음식을 시키기 위해 배달앱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집과 가까운 가게였지만 배달 수수료가 4000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배달앱을 자주 이용했는데 배달료가 점점 오르는게 느껴진다”면서 “특히 제가 한달 동안 지불했던 배달료 값만 계산해봤는데 5만원이 넘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배달 대신 왠만하면 포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제주형 배달앱 추진 여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제주도는 당초 공공배달앱 사업을 올해 초부터 벌이려고 했지만 향후 문제점들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일부 도내 배달대행 업체들은 연초부터 기본 배달료를 500원에서 최대 1100원 가량 올렸다. 배달기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상악화로 인한 할증 등 여러 할증요금이
▲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제이누리 그래픽]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두달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후보들의 제주 제2공항 관련 공약이 주목되고 있다. '도민 의사반영'을 공통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각각 입장 차를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도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려면 논의과정을 더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9월 제주를 찾은 자리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 “반대여론이 다소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행정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즉시 최종 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2공항 문제 역시 제주도민들의 의사가 철저히 반영돼야 한다. 그렇기에 도민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더 많이 토론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면서 “충분히 논의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고 신중함을 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피해지역 주민에게 맞춤형
최근 국가무형문화재로 승격된 제주큰굿에는 제주의 다양한 문화 요소가 오롯이 담겼다. ▲ 지난 2015년 10월 17일 제주목관아 관덕정 광장에서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주큰굿 공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DB] 문화재청이 제주큰굿을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높이 평가한 이유 중에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문화재청은 '(제주큰굿에서 전해오는) 서사무가인 열두본풀이가 한국의 살아있는 신화(神話)로 평가될 정도로 학술적 가치가 크다'면서 '제주도 사람들의 천지창조·죽음 등에 대한 관념들이 투영돼 지역민의 세계관을 온전히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역사성·학술성·예술성·기술성·대표성, 사회문화적 가치가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살아있는 신화로서 평가받는 본풀이와 굿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 세상을 이해하는 창 '본풀이' '태초에 천지는 혼돈 상태에 있었다. 온 세상이 하나의 덩어리로 하늘과 땅이 구분 없이 맞붙어 깜깜한 어둠만이 출렁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년 갑자월 갑
[※ 편집자 주 = 제주에서 전승되는 무속의례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제주큰굿'이 최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제주 무속 의례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는 1980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이후 41년 만에 이뤄진 큰 경사입니다. 제주큰굿과 영등굿, 잠수굿, 당굿 등 다양한 제주의 굿은 풍부한 제주신화와 함께 마을 공동체에 전승되는 소중한 무형문화유산입니다.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한 위상을 지니는 제주굿의 가치와 전승 위기, 보존방안 등에 대해 일주일 간격으로 5차례에 걸쳐 살펴봅니다.] ▲ 지난 2019년 2월 17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 김영철 심방이 송당리마을제 신과세제(新過歲祭)를 주관하고 있다. [연합뉴스DB] 바다로 둘러싸인 섬 제주. 유배지로 악명이 높아 뭇사람들에게 제주는 '창살 없는 감옥'이자 '피하고 싶은 변방'이었다.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섬이란 지형 조건은 제주 사람들에게 역경이자 고난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무형문화유산을 남겼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제주의 굿으로 대표되는 무속신앙이다
"밭에서 열심히 일을 해봐야 태풍 한 번 불면 농사를 망치니 먹고 살 방도가 바다밖에 없었어…." ▲ 2015년 제8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김흥구의 사진집 '좀녜'에 실린 해녀의 모습. 사진은 김흥구의 '우도, 비양동 2004' [연합뉴스DB] 오랜 세월 거친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한 늙은 해녀의 말대로 바다로 둘러싸인 화산섬 제주는 그래왔다. 토양과 기후 등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은 척박한 자연환경 탓에 제주 사람들은 바다를 가까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삶의 터전이자 각종 먹을거리를 주는 바다를 '바당밭'(바다밭)이라고 불렀다. 이 바당밭에서 산소통 같은 어떤 잠수장비 없이 그저 한 번의 호흡만으로 물질하며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는 이제 제주의 상징이 됐다. 해녀는 언제부터 그리고 왜 그 힘든 물질을 해왔던 것일까. ㅈ+ㆍ+ㅁ녀(잠녀, 潛女) 또는 잠수(潛嫂)로 불렸던 해녀의 기원에 대해 사람들은 인류가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시작한 수천 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또 다른 학자들은 삼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