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연의벗은 지난 6월 창립총회에서 일반 시민과 회원의 뜻을 모아 제주의 생물대표로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제주고사리삼(학명 : Mankyua chejuense)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제주자연의벗 공동대표인 제주고사리삼은 어떻게 생긴 식물일까? 2001년 제주고사리삼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이후 연구자들에 의해 논문, 사진 등을 통해 제주고사리삼의 생태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식물이 살아가는 모양이나 상태, 즉 제주고사리삼의 생태는 어떤 모습일까? 연구자들의 논문과 직접 관찰한 것을 토대로 여러 가지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제주고사리삼은 세계적으로 속(genus) 자체가 우리나라 제주도 동북지역 곶자왈에만 분포하는 특산속 식물이다. 이 종은 제주대학교 김문홍 교수가 1996년 10월 당시 북제주군 구좌읍 묘산봉 인근에서 채집한 것이 최초이다. 그 후 수차례 조사와 연구를 통해 2001년 11월에 전북대학교 선병윤 교수 등 4명의 식물학자들이 세계 최고 권위의 식물분류학잡지인 택손(Taxon)지에 ‘고사리삼(고사리삼과) : 대한민국 제주도산 새로운 속 양치식물’이란 논문을 게재함으로써 국제학회에 공식보고하게 되었다. 제주고사리삼의 학명은 양치식물 연구의 거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물 하면 돌하르방, 해녀, 한라산, 조랑말 등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또 하나 '감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022 제주감귤박람회가 지난 10일 개막, 전시·학술·문화·체험 행사 등을 통해 제주 감귤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
제주의 가을은 감귤 빛으로 물든다. 예로부터 제주를 대표하는 10가지 풍광 중 하나로 '귤림추색'(橘林秋色)이라고 했다. 깊어가는 가을 사방에 주렁주렁 매달린 귤로 금빛 풍광을 이룬다는 뜻이다. 돌담 너머 짙푸른 잎 사이로 반짝이는 귤빛은 울긋불긋 물든 단풍잎만큼이나 아름다운 색감을 연출한다. 황금빛 감귤이야말로 제주의 진짜 가을 색이다. 제주의 감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잘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것이 제주 감귤이다. 제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귤은 온주감귤이다. 온주(溫州)는 중국 절강성 남동부 해안에 있는 항구도시로, 이 지역에서 유래된 감귤을 온주감귤이라 일컫는다. 일본에서도 '온슈미캉'이라고 하는데 오래전에 온주감귤이 조선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온주감귤은 수확 시기에 따라 '극조생'(極早生) 감귤, '조생'(早生) 감귤, '중만생'(中晩生) 감귤로 나뉜다. 극조생 감귤은 가장 빨리 수확하는 것으로 10월 중순부터 수확 출하한다. 일반 조생보다 당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가장 먼저 출하되기 때문에 싱싱하고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조생 감귤은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수확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곶자왈은 남과 북의 식물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따뜻한 곳에 사는 식물인 남방계 식물과 추운 곳에 사는 식물인 북방계 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것은 제주도 생성의 역사와 곶자왈의 지질․지형적 특성이 결합한 결과이다. 제주도는 불과 1만여년 전에야 섬이 되었다. - 1만년은 인간의 시간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지질학적 시간으로는 찰나이다. - 즉, 그 이전에는 섬이 아닌 대륙의 일부였다.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가 되면서 물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섬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제주가 섬이 되기 이전에는 북방계 식물과 남방계 식물이 제주에 분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간빙기가 되고 제주가 따뜻해져가자 추운 곳을 좋아하는 북방계 식물은 기온이 낮은 한라산으로 자리를 이동하게 된다. 당연히 따뜻한 저지대의 북방계 식물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한라산의 시로미, 구상나무, 암매는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들은 북방계 식물로서 한라산 일대에서만 명맥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시로미 열매는 시베리아의 북극곰이 좋아하는 열매이다. 즉, 빙하기 때 제주로 내려왔던 추운 북쪽 지방의 식물이 간빙기가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한라
2001년, 세계 최초로 제주고사리삼이 제주에서 발견됐다. 제주고사리삼은 지구상에서 선흘곶자왈 일대에만 분포하는 특산속 식물로서(1속 1종)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 제주고사리삼은 선흘곶자왈 일대의 건습지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서만 발견된다. 그 이유는 제주고사리삼이 매우 까다롭고 독특한 지질적·생태적 조건을 갖고 있는 곳에서만 제한적으로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제주고사리삼의 분포지인 선흘곶자왈 일대는 도내 곶자왈 중에서도 개발 사업이 가장 많이 이뤄진 곳 중의 하나다. 더군다나 아직까지 제주고사리삼의 전수조사도 없었을 뿐더러 보호지역 지정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에도 선흘곶자왈을 개발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제주자연의벗은 지난 6월 창립총회 때 제주고사리삼을 공동대표로 선출하기도 했다. 제주자연의벗 생태환경 기획시리즈 연재 두 번째 주제로 제주고사리삼으로 정했다. 앞으로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세계 유일의 신속(new genus) ‘제주고사리삼’은 선흘곶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그만 관속식물은 왜 선흘곶이라고 하는 곶자왈의 제한된 공간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일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600년 가까이 제주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관덕정(觀德亭). 현존하는 제주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제주의 가장 중요한 문화재(보물 제322호)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관덕정이 제주에서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과거 제주는 유배의 섬이었다. 죄질에 따라 유배길의 거리가 달랐던 만큼 제주는 중죄인만이 가는 '창살 없는 감옥'이자 '피하고 싶은 변방'이었다 임금도 신하도 피해갈 수 없었던 제주 유배. 하지만 오늘날 제주 유
# 중문색달해수욕장에 바다거북은 다시 돌아올까?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8월 25일, 오후 12시 30분. 중문색달해수욕장(이하 중문해수욕장)이 사람들의 환호성과 함께 입욕객뿐 아니라 여러 언론사 기자들도 함께 있었다. 또한 사람 아닌 동물도 있었으니, 바로 바다거북이었다. 매부리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푸른바다거북 6마리가 함께였다. 왜 갑자기 바다거북이 중문해수욕장에 등장한 걸까? 중문해수욕장은 해양수산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국내 유일의 바다거북 산란지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 바다거북 산란이 확인됐다. 한반도에서는 제주도가 어쩌면 바다거북 산란지의 북방한계선일지 모른다. 그만큼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바다거북의 중요한 서식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7년을 끝으로 바다거북은 알을 낳으러 다시 제주도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CC-TV를 중문해수욕장에 오랜 기간 동안 설치하기도 했건만 끝내 바다거북의 산란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2017년부터 해양수산부는 매해 중문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방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방류된 바다거북 새끼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중문해수욕장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구조 치료한 바다거북도 함
[※ 편집자 주 = 제주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생성된 독특한 문화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세대가 바뀌고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지만, 독특한 문화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불안합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후진적이고 변방의 문화에 불과하다며 천대받았던 제주문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속에서 피폐해진 정신을 치유하고 환경과 더불어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제주문화가 재조명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시'라는 우리말은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란 뜻 외에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 또는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해서'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제주문화를 돌아보고 새롭게 계승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연합뉴스는 이번 기획 연재를 통해 제주문화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계승해 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유행과 기기가 등장하는 세상 속에 옛것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기 일쑤다. 편리하고, 새롭고, 멋진 건물 옆에 초라하고 낡은 초가집, 기와집은 사람들의 눈에 마치 반 평균을 깎아 먹는 열등
# 바다거북에게서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를 본다 2021년 양동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박사팀은 2014∼2020년 사이 전국의 지자체와 연구기관이 수거해 보내온 바다거북 사체 62구의 위 내용물을 분석해봤다. 그랬더니 우리나라 연안에 널리 분포하는 해조류와 물고기 등이 자주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발견된 바다거북들은 단순히 해류를 따라 잠깐 들린 것이 아니라 한반도 연안과 제주도를 먹이 터와 서식지로 이용한다는 증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동거리가 수천km, 수만km에 달하는 바다거북은 우리나라를 스쳐 지나가거나 이동경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연안에 터를 잡아 먹이를 섭식하고 있는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산란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올해 제주자연의벗 바다거북 모니터링 팀이 제주도내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제주도 표선 해중 분화구에서 특정 바다거북이 계속 터를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서귀포시 소재 섬 부근에서도 바다거북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즉, 제주 바닷가에 사체로 떠밀려 오는 바다거북의 뱃속에서 발견되는 내용물들은 먼 바다나 다른 나라 연근해에서 먹은 게 아니라 제주도 연안이나 근해에서 섭취한 먹이라는 것을 뜻한다. 즉 이는
# 화산섬, 제주도의 해안 인류가 우주로 먼 항해를 나아가 지구와 한참 멀어졌을 때, 뒤를 돌아 카메라를 지구로 돌려보았다. 그랬더니 거기엔 ‘창백한 푸른 점’이 있었다. 이 글은 천문학의 불세출의 고전 ‘코스모스’의 저자 칼세이건이 쓴 유명한 글이다. 이처럼 은하계의 구석, 태양계에서도 보석처럼 빛나는 지구를 멀리서 바라보면 푸른 행성으로 보인다. 푸른 행성인 이유는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구 표면 중 바다 면적은 70%가 넘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구는 물의 행성인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바다 위에서는 살 수 없다. 그래도 전 세계 인구의 2/3가 해변에서 100km 이내에 살고 있다. 제주도의 마을도 대부분 해변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물론 생활의 근거지인 용천수가 해안을 중심으로 분포한 원인이 크다) 이처럼 해변은 인류의 문명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곳이다. 해변 중에서도 조간대는 핵심 지역이다. 수많은 생명활동이 일어나고 잉태되는 곳으로서 바다생태계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조간대는 밀물 때는 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는 물이 빠지는 지역을 말한다. 제주도의 모든 해안이 조간대에 해당한다. 제주도민들이 옛날부터 고둥,
탐라국(耽羅國) 개국 신화를 보면 고·양·부(高·梁·夫) 삼성(三姓)의 시조인 고을나·양을나·부을나 세 신인(神人)이 땅에서 솟아나 나라를 세웠다고 한다. 제주의 옛 이름이자 국가인 '탐라'의 시작을 보여준다. 백성이 불어나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적의 침입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탐라국 중심지에 '성'(城)이 있었을 것이다. 탐라의 최고 권력자가 섬을 통치했던 탐라국의 옛 성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 탐라국의 옛 자취 삼국사기와 신당서, 고려사 등 여러 기록에 따르면 탐라국은 삼국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탐라국은 고구려·백제·신라와 독자적으로 혹은 그에 예속된 관계 속에 교역했고, 심지어 바다 건너 일본이나 중국과도 외교관계를 맺어왔다. 이를 입증할 만한 유물이 발견됐는데, 1928년 제주 산지천 하류 산지항(제주항) 축조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중국 한대(漢代)의 유물이다. 오수전(五銖錢), 화천(貨泉), 대천오십(大泉五十) 등 중국 화폐와 청동으로 만든 거울 등이었다. 오수전은 기원전 118년부터 약 900년에 걸쳐 사용됐는데 한국, 일본, 인도차이나반도 등에 걸쳐 두루 쓰이던 국제적인 무역 화폐였다. 탐라국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