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마찬가지다. 융통성 하나 없이 일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여 나아가야 한다. 통념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일도 실제로는 정확할 경우도 있다. 작은 잘못은 인정하여야 한다. 작은 과실이 없이 어찌 일할 수 있겠는가. 작은 과실이 큰일을 성공케 하는 경우도 있다. 잘못은 영원하지 않는다.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은 시기에 적절치 않아 당시에는 맞지 않다고 여겼을 수도 있다. 타인에게 위해를 주지 않는 잘못이라면 나쁜 일이라고만 봐서는 안 된다. 한 번도 실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자체가 잘못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쉽게 실수한다. 나이가 어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기에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예를 들어 조심하지 않아 물건을 깨뜨리거나, 일시적 충동으로 타인에게 상처 주거나, 세심하지 못하여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그러한 일이 발생한 후에 아이가 고민하고 반성해서 결심을 한다면? 다음에는 조심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어 문제를 해결해 낸다면? 그렇게 도리를 깨닫고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일 수 있다. 1920년 미국, 11살 난 소년이 공을 차다가 실수로 이웃집 유리를 깼다. 이웃은 12.5달라 배상금을 요구하였다. 당시, 12.5달라는 알을 낳을 수 있는 암탉 120마리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재난을 당한 미국 소년은 부친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자, 그 부친은 자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소년은 난처해서 말했다. “이웃에게 배상할 돈이 없어요.” 부친이 말했다. “그 12.5달라는 내가 꿔주마. 1년 후에 갚아라.” 이때부터 소년은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다. 반년 동안 열심히 일해 마침내 12.5달러를 번 후 부친에게 갚았다. 그 소년이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된 레이건(Ronald Reagan, 1911~ 2004)이다. 레이건이 어린 시절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 노력으로 잘못한 일을 마무리한 그 일이 책임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가 교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가책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심리가 도움을 구하기 때문이다. 그때 깨달은 도리는 마음 깊이 간직하여 명심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럴 때에 부모는 냉정을 유지하여야 한다. 큰 소리로 질책해서는 역효과가 될 수 있다. 허풍 떨며 아이를 겁줘서는 더더욱 안 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토대로 이치를 말해야 한다. 실수를 만회할 방법을 명확히 제시해줘야 한다. 사람이 성인이 아닌 이상 어느 누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는가? 사람 치고 허물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살아가는 데에 잘못은 하게 마련이다. 어떻게 잘못에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하여 고민하고 잘못에서 깨우침을 얻으면 된다.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다. 종이 공장 노동자가 배합을 잘못해 글 쓸 수 없는 폐지가 대량으로 생겨나게 됐다. 사건 발생 후 노동자는 월급을 저당 잡혀 배상하였다. 상심이 극에 달했을 때에 친구가 실수 속에서 필요한 것을 찾으라고 위로해줬다. 곰곰이 생각하던 그 노동자는 폐지가 글은 쓸 수 없지만 물을 빨아들이는 데에는 더 없이 좋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기계에 묻은 물을 쉽게 빨아들이지 않겠는가? 그 노동자는 글 쓰는 데에는 쓸모없게 된 종리를 잘게 썰어서 작은 덩어리로 만들고는 듣기 쉬운 이름 ― 흡수지(absorbent paper)를 붙였다. 시장에 내놓자 날개 달린 듯 팔려나갔다. 나중에 특허를 신청해 성공을 거뒀다. 실수 속에서 얻은 성공이었다. 어떤가? 잘못 속에 적극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주역』은 말한다. “지나치게 방비하지 아니하여 따라서 혹 해치니, 흉하다.” 무슨 말인가? 잘못 했으면서도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은 제멋대로 되어 해가 될 수 있다. 흉험하다. 작은 실수는 좋은 일이 될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실수를 아무렇게나 내버려 둔다면 해로움밖에 남지 않는다. 실수를 대할 때, 양면성을 봐야 한다. 적절하여야 한다. 실수를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적당한 때에 멈추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 ***** 小過卦 ䷽ : 뇌산소과(雷山小過) 진괘(震卦: ☳)상 간괘(艮卦☶)하 소과(小過)는 형통하니, 곧음이 이로우니, 작은 일은 할 수 있고 큰일은 할 수 없으니, 나는 새가 소리를 남김에 올라감은 마땅하지 않고 내려옴이 마땅하듯이 하면 크게 길하리라.(小過,亨,利貞,可小事,不可大事,飛鳥遺之音,不宜上,宜下,大吉.) 「상전」에서 말하였다 : 산 위에 우레가 있는 것이 소과(小過)이니, 군자가 그것을 본받아 행동에는 공손함을 지나치게 하며 상사(喪事)에는 슬픔을 지나치게 하며, 씀에는 검소함을 지나치게 한다.(象曰,山上有雷小過,君子以,行過乎恭,喪過乎哀,用過乎儉.) 구삼은 지나치게 방비하지 않으면 따라서 혹 해친다. 그리하여 흉하리라./ 구삼은 지나치게 방비하지 아니하여 따라서 혹 해치니, 흉하다.(九三,弗過防之,從或戕之,凶.) [傳] 소과괘(小過卦)는 「서괘전」에 “믿음[신(信)]이 있는 자는 반드시 행하기 때문에 소과괘로 받았다”라고 했다. 사람이 믿는 바에 대해서는 반드시 행하고 행하면 넘치니, 소과괘가 이 때문에 중부괘(中孚卦䷴)를 이었다. 괘가 산 위에 우레가 있으니, 우레가 높은 곳에서 진동하면 그 소리가 보통을 지나치므로 ‘소과(小過)’가 된다. 또 음이 존귀한 자리에 있고, 양이 지위를 잃고 알맞지 못하니, 작은 것이 보통을 지나친 것이다. 작은 것이 지나침이 되고, 또 작은 일이 지나침이 되며, 또 지나침이 작은 것이 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주도는 해양문화지대가 주류인 섬으로 너른 바다라는 의미인 해양(海洋) 한 가운데 있어서 남으로는 오키나와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맞으며, 서로는 중국과 인도에서 불어오는 서북풍의 바람을 타고, 북으로는 한반도 도서와 내륙을 바라보며, 동으로는 일본 규슈의 햇살을 받는다. 제주민요에 "강남을 가건 해남을 보라"'는 말에서 보듯, 일찍부터 제주인들은 떠내려 온 자신이 살아 돌아갈 고향은 바로 해 뜨는 동쪽으로 흐르는 물길에 있었다. 강남은 중국 양쯔강 남쪽(江南) 지역이며, 해남은 하이난다오(海南島)를 말한다. 쿠로시오 해류가 강남과 해남을 지나 타이완을 넘어 제주에 이르기 때문에 고향에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자의 염원이 된 것이다. 해양문화는 바다의 삶에 대한 우리들의 역사적 모습을 말한다. 섬 사방이 바다이므로 사람들의 의식주가 이 바다로부터 나고 삶과 죽음이 물로 막힌 곳에서 이루어지니 사랑과 미움도 이 섬에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삶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며, 인생은 언제나 생각만큼 순탄하지도 못한다. 역사가 헤로도토스(Ἡρόδοτος:Herodotus, B. C 484년경~425년경)의 말처럼 안타깝게도 "인간사란 수레바퀴처럼 돌고 돌아 같은 사람들이 늘 행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든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 지 눈여겨보아야 한다." 설령 지금의 행복이 얼마만큼 지속될 수 있는 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은 불확실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용(龍), 상상의 동물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용(龍)의 해이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서 현실의 동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12간지(干支: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가운데 다섯 번 째 지지(地支:辰)인 ‘龍’ 외에는 모두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동물들로 구성돼 있다. 용은 상상의 동물로서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중국, 인도와 같은 문명의 발상지를 중심으로 생성돼 오늘날까지 도상(icon)이나 사상(idea)으로 발전해 왔다. 용을 보는 동·서양 시선은 정반대로 다르다. 동양에서 용은 은혜 깊은 하늘과 바다의 존재로 여겨지나 서양에서는 지하를 지배하는 파괴적인 악의 화신으로 표현된다. 동양에서는 용이 비바람과 풍운조화를 일으키는 영험한 물, 비, 강(水神), 바다의 신(海神)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에 매우 친숙한 신이며, 해양활동을 하는 제주에서는 용왕이라고 하여 더욱 소중하고 중요한 신으로 여긴다. "구름은 용을 따른다. 구름을 부르는 자는 용이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용(龍)은 비늘 달린 동물 중의 우두머리다(龍, 鱗蟲之長). 숨을 수도 나타날 수도 있으며 아주 작아질 수고 있고, 아주 커질 수도 있으며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있다. 춘분(春分)이면 하늘로 오르고 추분(秋分)이면 깊은 못 속으로 잠긴다." 『설문해자(說文解字)』. 용이 조화를 부린다(邕和)는 것을 알 수 있다. 갑골문(甲骨文)에 용의 모습이 뿔과 쩍 벌어진 입, 그리고 곡선의 몸통이 잘 나타난 것으로 보아 구부러진 생물과 사슴으로부터 상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은 물 속의 생물이다.” 『좌전(左傳)』 「소공(昭公) 29년」. “용은 못에서 태어난 생물로 다닐 때는 형체가 없고 하늘에서 노닌다.” 『홍범(洪範)』 「오행위(五行緯)」. “용이 올라가면 상서로운 구름이 모인다.”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 “작아지고 싶으면 애벌레로 변하고, 커지고 싶으면 천하를 감춘다. 올라가고 싶으면 운기(雲氣)를 건너고, 내려오고 싶으면 깊은 못에 들어간다. 변화에는 날이 없고, 상하(上下)에는 때가 없다.“ 『관자(管子)』 「수지(水地)」. “용(龍)이라는 것은 괴물(怪物)이며, 신령스러운 신물(神物)이다. 구불거리며 기어가는 완연(宛然)과 같다. 꿈틀거리는 용의 발자국을 기니(躨跜)라 하고, 꿈틀거리며 나아가는 것을 유두(蚴蚪)라고 한다. 척목(尺木)은 용머리에 있는 뼈인데 마치 신선이 사는 박산(博山)과 같다. 여의주(如意珠)는 턱 아래에 간직한 구슬로서 모든 조화를 부릴 수 있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여의보주(如意寶珠)라고 하여 부처의 사리로 만들어졌다고 하는 영묘한 구슬을 말하는데 이것을 얻으면 원하는 대로 뜻을 이룰 수 있다. 도가에서는 환단(還丹)을 말한다.” 『물명고(物名攷)』. 원시시대부터 불렀던 용이라는 상상의 동물은 결코 뱀이 아니며, 또한 뱀을 주체로하여 연상된 형상이 아니라고 한다. 뱀은 줄곧 ‘소룡(小龍)’으로 불렀으며 바로 이룡(螭龍)을 지칭하는 것으로 용족(龍族)의 한 부류이다. 중국에서 가장 원시적인 용은 만악(灣鰐), 양자악(揚子鰐), 즉 타룡(鼉躘)으로서 흔히 기우(虁牛)·저파룡(猪婆龍)·선(鱓)·교룡(蛟龍)·수호(水虎)·호교(虎蛟)·홀뇌(忽雷)라고도 불린다. 갑골문에서 나타난 용(龍)과 뱀(蛇)의 상형문자는 각각 분명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므로 서로 다른 동물이다(王大有, 1994). 중국 상주(商周)시대의 갑골문에 나타난 용은 모두 옆모습들인데 마치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린 것 같아서 펜화와 같이 추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런 초기 용의 형상을 보면, 큰 머리에 살짝 끝이 올라간 주둥이와 머리에 마치 관을 쓰듯이 뿔을 그렸고, 구부러진 몸에 한 두 개 발, 단순하게 비늘이 표현돼 있다. 굵게 그려진 용에는 눈이 있는데 가늘게 그려진 용에는 눈이 없으며, 가로선으로 그린 뿔이 있다. 입은 긴 주둥이 아래 짧게 벌리듯이 그려졌다. 발의 숫자가 하나나 둘이 된 것은 용을 정면이 아니라 옆모습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용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리 표현되다가 송나라 때에 ‘삼정구사설(三停九似說)’로 정형화되었다. 삼정(三停)은 용의 머리부터 어깨까지, 어깨에서 허리까지, 허리에서 꼬리까지 세 부분으로 구성된 것을 말하고, 구사(九似)는 용이 아홉 개의 동물을 닮았다는 뜻으로, 용을 그릴 때는 아홉 가지 동물의 모습을 합성하는데 뿔은 사슴뿔(角似鹿), 머리는 낙타 머리(頭似駝), 눈은 토끼눈(眼似兎), 목은 뱀의 목(項似蛇), 배는 이무기 배(腹似虫辰), 비늘은 잉어 비늘(鱗似鯉), 발은 매 발톱(瓜似鷹)에 호랑이 발바닥(掌似虎), 귀는 소 귀(耳似牛)를 닮게 그렸다. 우리 문화에서 용의 역할 용의 실체에 대해 중국의 학자 하신(何新)은 두 가지의 각도에서 생각하고 있는데, 첫째 기능적인 측면, 둘째 생물적인 측면에서 보는 시각이다. 인류 신화의 창조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신령의 문제가 모두 자연계의 기능성에 대한 해석의 필요에서 출발하여, 뒤에 인격화된 실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용오름과 같이 회오리치는 자연 현상을 살아있는 어떤 생물로 해석되었으며, 그런 뒤에 예술적인 상상력으로 표현되면서 생물의 형상, 즉 신물(神物)인 용이 비로소 만들어진 것이다. 용의 기능도 각 용마다 쓸모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상상적 표현이 있다. 바로 용생구자(龍生九子)가 그것이다. 용생구자란 용이 새끼를 아홉 마리나 낳았지만 생김새와 성격이 각양각색이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로,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라도 모두가 각각 성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용생구자(龍生九子), 아홉 마리 용 새끼들도 제각각 개성이 있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취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첫째, ‘비희(贔屭)’는 모습이 거북(龜)과 비슷하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기를 좋아하여, 지금 돌로 만든 비(碑) 아래의 귀부(龜趺:거북모양의 받침돌)가 되었다. 둘째, ‘리문(螭吻)’은 짐승과 비슷한데, 먼 곳을 바라보기를 좋아하므로 지붕 위의 짐승 머리가 되었다. 셋째, ‘포뢰(蒲牢’)는 모습이 용(龍)과 비슷한데 큰소리로 울부짖기를 좋아하니 종 위의 고리로 만들어 매단다. 넷째, ‘폐안(狴犴)’은 범과 비슷하고 위엄이 있으니 감옥의 문에 세운다. 다섯째, ‘도철(饕餮)’은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니 솥뚜껑에 세운다. 여섯째, ‘공복(蚣蝮)’은 천성이 물을 좋아하니 다리 기둥에 세운다. 일곱째, ‘애제(睚眦)’는 천성이 죽임을 좋아하니 도환(刀環:칼자루 끝의 고리)에 세운다. 여덟째, ‘금예(金猊)’는 사자와 비슷한데 연기와 불을 좋아하니 향로에 세운다. 아홉째, ‘초도(椒圖)’는 모습이 라방(螺蚌:소라와 조개, 패각류 연체동물의 총칭)과 비슷한데 천성이 닫는 것을 좋아하니 대문의 포(鋪:鋪首로 문고리를 다는데 붙이는 짐승의 얼굴 모양의 쇠붙이 장식)에 세운다. 음이 또 금오(金吾:중국 한 나라때 천자의 호위병, 또는 조선시대 임금의 명을 받들어 죄인을 맡아보던 관청)인 것이 있는데, 모습은 미인(美人:한나라 때 妃嬪의 총칭)과 비슷하고, 머리와 꼬리는 물고기 비슷하며, 두 날개가 있으므로 돌아다니면서 경계하는데 쓴다『물명고(物名攷)』. 이와 같이 각 용들은 자신이 취향에 맞게 역할을 맡아서 여러 가지 사물에다 기능적으로 배치되었다. 용 문화는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해준다. 여러 종교에서 바라보는 용에 대한 생각 청룡은 도교의 신이다. 최고 위치의 용으로 하늘에 살며, 생기, 하늘에 힘, 무한한 초자연력을 나타내지만 지상에서는 하늘에서 위임받은 황제의 권능, 혹은 황제 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다. 하늘에서 동궁(東宮)은 청제(靑帝)가 주관하니, 그 정수(精髓)는 창룡(蒼龍)이며 곧 청룡을 말한다『天文類抄』. 청룡은 천문 이십팔수(二十八宿) 가운데 동방칠수(東方七宿)인 각(角)·항(亢)·저(氐)·방(房)·심(心)·미(尾)·기(箕)의 형상이 용(龍)과 유사하고 동방에 위치해 있다. 오행(五行) 사상에서 동방은 목(木)에 속하고, 비늘 달린 벌레(麟蟲:새와 짐승까지) 360가지를 주관한다. 색은 청색이기에 청룡이라고 이름 붙었다. 청룡은 백호(白虎)·주작(朱雀)·현무(玄武)와 함께 사방의 신(神)으로 불리고, 청룡은 한진(漢晉) 이후에 신격화되어 백호와 함께 도교에 수호신이 되었으며, “맹장신군(孟章神君)이라고 불리고, 도교 궁전에서는 항상 청룡과 백호를 산문(山門)을 수호하는 신장(神將)으로 삼는다. 또 청룡은 용왕이라고도 하는데 다섯 개의 발을 가지며 머리는 남쪽, 꼬리는 북쪽에 두고 있다. 용왕은 부하를 사방에 두고 있으며 자신은 제 5의 방향인 가운데에 두고 있다. 이 용은 동쪽을 나타내며 풍요를 불러오는 비를 상징한다. 보통의 용은 이무기라고 불리며 네 개의 발톱을 가지고 있어 세속적인 힘을 의미한다. 용과 봉황이 결합하면 하늘과 땅, 혹은 황제와 황후의 조화로운 합일을 상징하기도 한다. 대우주와 소우주(사람)의 상호작용, 남녀 추니가 가지는 두 가지 측면, 신장(伸張)·수축(收縮)과 탄생·죽음의 리듬을 상징한다. 이 리듬은 이중 나선으로도 표현된다(진 쿠퍼(Jen Cooper), 2000). 용왕은 도교에서는 제천용왕(諸天龍王)·사해용왕(四海龍王)·오방용왕(五方龍王) 등이 있어, 원시천존(元始天尊)·태상대도군(太上大道君)의 뜻에 따라 비를 내리고 무덤을 안치시키는 일을 통솔한다고 한다. 도교의 용왕 관련 경전에서는 가뭄을 만나거나 화재를 당했을 때 경전을 암송하면서 용왕을 부르면 널리 큰 비를 내리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태상소제신룡안진분묘경(太上召諸神龍安鎭墳墓經)』에, 선인(先人)의 무덤을 안치할 때 “하늘과 땅이 금하는 것(天星地禁)을 범하여 자손이 재앙을 만나게 될 때, 경전을 암송하면서 용왕을 부르면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부를 수 있다고 한다(이봉호 외, 2018). 불교의 『화엄경(華嚴經)』에 의하면, 십지보살(十地菩薩)은 ‘마혜수라(摩醯首羅)’라는 이름을 가진 천신(天神)인데, 일념(一念)으로 삼천세계(三千世界)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수를 알므로, 용왕(龍王)이 비를 내릴 때는 이 마혜수라가 그 빗방울의 수를 죄다 헤아린다고 하였다. 당나라 때 오도원(吳道元)이 그린 불화로 화수길용왕(和修吉龍王)ㆍ온발라용왕(嗢鉢羅龍王)ㆍ발난타용왕(跋難陀龍王)ㆍ덕차가용왕(德叉伽龍王) 등이 있다. 사갈라용왕(婆竭羅龍王)은 사가라용왕(娑伽羅龍王)이라고도 하는데, 불법을 수호하는 팔대용왕(八大龍王)의 하나로, 『법화경(法華經)』에서 여덟 살에 성불(成佛)했다는 용녀(龍女)가 바로 이 용왕의 딸이다. ‘사갈’은 ‘큰 바다’라는 뜻이다. 용의 구슬, 완전함의 진주, 여의주는 예지(叡智), 해탈, 우주의 영적인 본질을 상징한다. 또 순간적으로 깨달음을 얻은 보살을 의미하기도 했다. 서양에서 용(Dragon)은 괴물이며, 지하 세계의 원래 주인으로서 ‘저승의 왕’으로 관념된다. 지하 세계를 지배하거나 점령하려고 하는 영웅이나 정복자, 창조자는 용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또 용은 보물의 수호자, 비밀을 지키는 지식의 문지기가 되므로 용과 싸우는 전사는 영적인 지식을 차지하려는 고난의 상징을 물리쳐야만 한다. 고대 근동에서는 용은 적대자, 악의 힘으로 여긴다. 켈트족에게는 지고의 통치권, 우두머리를 나타낸다. 붉은 용은 웨일즈의 문장(紋章)이 된다. 크리스트교에서 용은 뱀과 동일시되어 ‘옛 뱀’이라고 하여 악의 힘, 악마 사탄, 유혹자, 신의 적으로 생각한다. 또 죽음과 암흑., 이교와 이단을 상징하기도 한다. 구약성서에서 용이 사는 곳은 사망의 그늘과 결부되고, 용의 거주지인 바다는 황량함과 파괴의 장소가 된다. 용을 퇴치하는 인물은 악령이나 이단에 대한 승리를 나타낸다(진 쿠퍼(Jen Cooper), 2000). 이집트에서 용(뱀)은 죽은 자의 신인 오시리스의 상징적인 표지이다. 암흑과 혼돈의 용(뱀)인 아포피스는 태양의 신 라에 의해서 매일 아침 패퇴한다. 힌두교에서 용은 구업(口業)이 지닌 힘의 상징이자 신 소마와 신 바루나의 부수물이다. 신 인드라는 용(蛇魔神) 비리토라를 살해한다. 일본에서 용은 세 개의 발톱을 가졌는데 영적인 왕권으로 생각된다. 바다의 신은 용왕, 용신이라고 불렸으며 그 궁전이 바로 용궁이다. 용권(龍卷)이란 용이 거센 회오리 바람을 불러일으킨다고 믿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일본인들은 몽골 침략으로부터 일본을 지켜낸 것도 이와 유사한 신의 바람(神風:카미가제)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법화경(法華經)』 『화엄경(華嚴經)』 Jen Cooper,『세계문화상징사전』, 이윤기 옮김, 까치, 2001. 何新, 『諸神的起源』, 洪憙, 東文選, 1990. 王大有, 『龍鳳文化源源』, 中國工藝美術出版社, 1988. ☞김유정은? = 최남단 제주 모슬포 출생이다.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나와 부산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술평론가(한국미술평론가협회), 제주문화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주의 무신도(2000)』, 『아름다운 제주 석상 동자석(2003)』, 『제주의 무덤(2007)』, 『제주 풍토와 무덤』, 『제주의 돌문화(2012)』, 『제주의 산담(2015)』, 『제주 돌담(2015)』. 『제주도 해양문화읽기(2017)』, 『제주도 동자석 연구(2020)』, 『제주도 산담연구(2021)』, 『제주도 풍토와 문화(2022)』, 『제주 돌담의 구조와 형태·미학(2022)』 등이 있다.
회색 - 창수메이(Chang Su-mei, 張素妹) 신비한 혈통 모든 색상은 당신의 전생일 수 있다 조화를 위해 흑백 사이를 계속 오가네 흰색보다 차분하고, 검은색보다 은은하게 은색보다 슬프고, 파랑보다 차갑다. 관용을 위해 영원한 기쁨과 슬픔 사이를 헤매며 해가 지기 전에 형형색색의 기차가 계속 달려온다 나만의 가장 밝은 페인트를 섞어보세요 타인의 소원성취를 위해 당신은 배경이 될 의향이 있다. Grey (By Chang Su-mei) A mysterious lineage All the colors may be your past lives For harmony Keeps running between black and white Calmer than white, more low-key than black Sadder than silver, colder than blue For tolerance Trekking amidst the impermanence The colorful train keeps running ahead of the sunset Mix your own brightest paint For fulfillment of others' wishes You are willing to become the background 灰 謎樣的身世 諸色都可能是你的前生 為了和諧 奔跑於黑白兩道之間 比白沉穩 比黑低調 比銀憂傷 比藍冷寂 為了包容 跋涉於無常悲喜之中 彩色列車不斷在日落前趕路 調配自己最亮麗的顏料 為了成全 你甘心選擇當背景 ◆ 창수메이(Chang Su-mei, 張素妹) = 1960년 대둔산(大屯山) 기슭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국립대만사범대학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3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교사로서 그녀는 학생들과 함께 어린이의 시 생활을 창조했으며 시의 씨앗이 서로의 마음에 심어졌다. 그녀는 시가 관찰과 변화를 위해 삶의 핵심으로 빠르게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믿었다. 2019년 가을, 그녀는 린셩빈(林盛彬) 시인이 지도한 현대시 과정에서 현대시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첸시우첸(陳秀珍) 시인의 지도로 성장했다. 4년 동안 그녀는 중단 없이 대만 현대시 매거진(台灣現代詩)과 ‘이시 매거진(笠詩)’에 계속 기고해 왔다. ‘대둔산 옆《大屯山邊》’ 첫 시집은 2024년 출간될 예정이다. 고향 땅에 서서 실생활을 반영하고, 자유롭게 타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선율이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펜안 허우꽈? 오늘은 촘말로 좋은 날인게 마씸" (안녕하세요? 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Today is a great day. How are you doing?"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 )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최근 유명 TV 프로그램에 연예인 부부 중 한명이 위자료 청구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아마도 그 동안 대중들에게 잉꼬 부부로 알려져 있어서 그 배신감이 더욱 큰 것 같다.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는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하였을 때 재판상 이혼을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를 '부정한 행위'로 봐야 될까? 예전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에는 배우자 일방이 부정한 행위로 이혼 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그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간통(성관계)을 하는 현장을 잡기 위해서 모텔에 잠복하거나 미행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꼭 다른 사람과 간통을 해야만 부정한 행위가 인정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대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재판상 이혼사유로 규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라 함은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서 간통에 까지는 이르지 아니하나 부부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이에 포함되며, 부정한 행위인지의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그 정도와 상황을 참작하여 이를 평가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87. 5. 26. 선고 87므5,87므6 판결) 쉽게 말해서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는 행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법원에서도 한방에서 밤을 지낸 행위나 성매매를 한 행위, 이성과 스킨십을 하거나 메시지 등으로 애정 표현을 하는 행위 등이 부정한 행위로 인정되고 있다. 이혼 소송에서 부정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순간의 호기심과 쾌락을 위하여 배우자와 자식들 모르게 부정한 관계를 형성하여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법적으로 수천 만원의 위자료 지급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런데 사실상 더 문제인 것은 오랜 기간 쌓아온 배우자와 자식들과의 신뢰 관계가 완전히 파탄이 나게 되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이에 향후 가족들과 동 떨어진 외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순간의 쾌락을 위하여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으로 보인다. ☞홍광우는? = 대한변호사협회 부동산 및 형사전문변호사다. 현재 서귀포경찰서에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시민위원, 선도심사위원회 전문위원, 수사민원 상담센터 법률상담 변호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서귀포시교육청 지방공무원인사위원회 위원, 서귀포지역 건축사회 법률자문위원회 위원, 서귀포시 노인복지관 고충처리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소과괘(小過卦) 소과(小過)는 약간 과분한 것, 혹은 조금 과실이 있는 것이다. 어떤 일은 작은 잘못이 유익할 경우도 있다. 잘못한 게 있어야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잘못을 하면 반성하게 할 수 있고 많은 도리를 명백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서 성공을 촉진시킬 수 있다. 작은 잘못을 했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어떤 때에는 작은 잘못은 양해할 수 있다. 좋은 일이다. 제창할 만하다. 다른 사람의 사실에 대한 질문에 회피할 수 있다. 다만 선의의 거짓말이어야 한다. 무력행사 할 수도 있다. 다만 노상에서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을 보면 서슴없이 칼을 뽑아 돕듯이 의협심이 있어야 한다. 손윗사람에게 순종하지 않고 거역할 수 있다. 다만 정의로운 일을 위해서……. 『주역』은 말한다. “소과(小過)는 형통하니, 곧음이 이로우니, 작은 일은 할 수 있고 큰일은 할 수 없으니, 나는 새가 소리를 남김에 올라감은 마땅하지 않고 내려옴이 마땅하듯이 하면 크게 길하리라.” 무슨 말인가? 조그마한 과실이 생겼을 때 형통할 수 있다. 다만 마땅히 바름(正)을 기본으로 하여야 한다. 그렇기에 정도를 굳게 지키는 데에 이롭다. 작은 일을 하는 데에 큰일에 미치지 않게 할 수 있다. 날고 있는 새는, 슬픈 울음을 남길 때에는 높이 날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 낮게 날아서 둥지에 머물러야 한다. 높이 나는 것은 역행이요 낮게 나는 것은 순행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대길할 수 있다. 옛날 위(魏)나라에 활을 잘 쏘기로 유명한 궁수 경영(更嬴)1)이 있었다. 활 쏘는 기술이 어찌나 출중한지 백발백중이었다. 하늘이 유달리 맑은 어느 날, 위왕(魏王)은 경영 등을 대동하고 교외에서 사냥을 나갔다. 교외에 도착했을 때 하늘을 바라보니 동쪽에서 큰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경영이 위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큰 기러기가 보이십니까?” 왕이 답했다. “그렇소. 보이오.” 경영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신은 화살을 쓰지 않고 시위만 당겨서, 저 기러기를 맞출 수 있습니다.” “정말이요?” 위왕은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되물었다. “그대가 그런 재주가 있다는 말이요?” 경영이 말했다.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경영은 화살을 메기지도 않고서 왼손으로 활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놓으니 ‘퉁’하는 소리만 들렸다. 동시에 큰 기러기가 솟구쳐 날려고 두세 번 날갯짓하더니 갑자기 땅으로 떨어졌다. “어!” 위왕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말했다. “그대 정말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요!” 경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 재주가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신기할 것도 없습니다. 저 기러기는 예전에 활을 맞아 부상을 입었었습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날고 있는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위왕은 더 기이하게 생각해 물었다. “그대가 어찌 안다는 말이오?” 경영은 계속해서 말했다. “너무 피로해 천천히 날았고 울음도 처량했습니다. 천천히 난 까닭은 예전에 화살을 맞아 아직 완쾌되지 않아서 통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량하게 운 까닭은 같은 무리에서 벗어나 외로이 무리의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러기가 활시위 당기는 소리만 듣고도 두려움에 더 높이 날아가려 날갯짓을 한 것입니다.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도 않고 힘찬 날갯짓에 상처부위가 터졌고 그 고통에 날갯짓을 하지 못하여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서는 잠시 경영의 능력이 어떤지 얘기하지 말고 그저 큰 기러기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자. 기러기는 위험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은 부상을 입었다. 그렇다면 바람 따라 낮게 날아야 했다. 나무숲에 숨든 풀숲을 향하여 내려와야 했다. 그렇게 해야 큰 힘을 들일 필요도 없겠고 상처부위가 덧날 까닭도 없었다. 몸을 숨길 곳을 찾아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기러기는 수를 잘못 썼다. 날아가는 방향을 잘 못 선택하였다. 높이 날았다. 힘을 더하니 상처부위가 터졌다. 숨을 곳이 없었다. 결국 땅으로 곤두박질 할 밖에. 1) 상궁지조(傷弓之鳥), 화살을 한번 맞아본 새처럼 어떤 일로 크게 혼이 난 사람은 하찮은 일에도 두려워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전국책(戰國策)』 에 나온다. 경궁지조(驚弓之鳥)라고도 한다.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호꼼이라도 이녁이영 고치만 있구정 허우다" (잠시라도 그대와 같이 있고 싶습니다) "I just want to be with you for a while"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 )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제주의 과거와 오늘을 조명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제주 곳곳의 발자취입니다. 21세기인 지금과 1970.80년대의 풍경이 대조됩니다. 그동안 제주는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제주도청의 기록자료를 매주 1~2회에 걸쳐 여러분들에게 선보입니다./ 편집자 주
새해를 맞아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고광표 작가의 '돌하르방이 전하는 말'입니다.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문화의 대표격이나 다름 없는 석상 '돌하르방'을 통해 '오늘 하루의 단상(斷想)'을 전합니다. 쉼 없이 달려가는 일상이지만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기를 원합니다. 매주 1~2회에 걸쳐 얼굴을 달리하는 돌하르방은 무슨 말을 할까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호꼼만 이십서게" "조끄트레 불렁 이녁 얘기하는 것 들으쿠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가까이 오라고 해서 당신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Please wait a moment" "Would you mind coming closer so I can hear your story?" ☞ 고광표는? = 제주제일고,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건축대학원과 이탈리아 플로렌스(Pre-Arch )에서 도시/건축디자인을 전공했다. 건축, 설치미술, 회화, 조각, 공공시설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며 예술가다. 그의 작업들은 우리가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에 익숙한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Shame and Guilt’ 등 현 시대적인 사회의 표현과 감정의 본질을 전달하려 하고 있다.
바이오(bio)라는 용어는 생물과 관련된 분야에 일반적으로 쓰이는데, 생물(生物)은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와 말 중에 어떤 것이 생물이냐고 묻는다면 말은 생물이고 자동차는 무생물이라고 누구나 쉽게 답한다. 그런데 말과 자동차의 차이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보라면 머뭇거리는 사람이 많다. 생물은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 먼저 말은 숨을 쉬지만 자동차는 숨을 쉬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다. 동물이 숨을 쉬는 이유는 먹은 음식물을 태워서 에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다. 자동차도 연료를 태워서 에너지를 만들어야 바퀴가 굴러가는데 이때 산소가 필요한 것이다. 말은 풀을 먹고, 사자는 고기를 먹고, 사람은 밥을 먹듯이 자동차는 휘발유, 경유, 가스를 먹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태워서 에너지를 만들려면 산소(O2)가 필요하고 이산화탄소(CO2)와 물(H2O)로 완전 연소가 일어난다. 즉 말이나 자동차 모두 숨을 쉬고 먹이를 먹는 것이다. 미생물 중에는 산소가 있으면 오히려 살기 어려워서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이 있다. 이러한 혐기성 세균은 공기 없이도 잘 살기 때문에 숨을 쉬느냐의 여부는 생물과 무생물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또한 말이 태어나서 병 들고 노화되어 죽듯이, 자동차도 만들어져 고장나고 낡아서 폐차되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도 생물의 특성이 될 수 없다. 말은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지만, 자동차는 생각이 없고 스스로 움직일 수 없다. 그렇다면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으면 생물일까? 나무는 생물이지만 바람이 불어야 움직이지 스스로 움직이지는 못한다. 로봇청소기는 스스로 움직이지만 누구도 생물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또한 인공지능(AI)은 바둑에서 이미 인간을 이겼듯이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생물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식물이나 미생물은 뇌가 없기 때문에 생각이란 것이 없지만 분명히 살아있는 생물이다. 즉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해서 생물은 아닌 것이다. 그럼 자라는 것, 즉 성장하는 것이 생물의 특성일까? 자동차는 한번 만들어지면 낡아서 고장날뿐 성장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자란다는 것이 생물의 결정적인 특성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무생물인 고드름이나 석회동굴의 종유석도 점점 자란다. 성장한다는 것도 생물을 정의하는 척도가 아닌 것이다. 이외에 생물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자동차도 유전자처럼 설계도가 있어 그 안에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그러면 말과 자동차의 명확한 차이가 하나 남는데 그것은 새끼를 낳을 수 있냐는 것이다. 새끼를 낳는다는 의미를 똑 같은 개체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본다면 자동차도 공장에서 똑 같은 것들을 계속 만들어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데 말은 말이 낳지만 자동차가 자동차를 낳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생물은 자기 유전자를 가진 새끼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데 이것을 자기복제라고 한다. 생물을 정의하는 기준은 자기복제를 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럼 할머니는 애기를 못 낳으니 무생물로 봐야 하느냐는 우스운 질문이 있을 수 있다. 할머니가 애기를 낳지 못하는 것은 노화 때문이고 인간 종족 전체로 보면 애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할머니는 당연히 생물이다. 그런데 자기복제가 불가능한 것들도 있다. 라이거는 암컷 호랑이와 수컷 사자 사이에서 태어난 것인데 라이거끼리는 새끼를 낳을 수 없고, 씨 없는 수박도 번식이 불가능하다. 라이거는 자기복제를 못하기 때문에 무생물로 봐야 하는데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자연 상태에서 사자와 호랑이가 만나 결혼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사자와 호랑이는 서식하는 환경이 아예 다르다. 사자는 초원에 살고 호랑이는 밀림에 살기 때문에 만날 일이 없고 설사 만나더라도 서로 사귀기는커녕 싸우려고 들 것이다. 인간이 개입하여 사자와 호랑이를 교배시켜 라이거가 태어난 것이지 자연 상태라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씨 없는 수박도 인간이 먹기 편하게 만든 것이지 자연 환경에서라면 수박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씨를 만들었을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복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물의 존재 가치는 자기복제를 통해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세균과 같은 생명체는 유전자를 그대로 복제하여 세포를 둘로 나누기 때문에 새롭게 만들어진 세포는 후손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볼 수 있다. 인간과 같은 고등 생물들은 정자와 난자에 자신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자기복제한 후 수정(결혼)을 통해 자기 유전자를 가진 후손에 남기는데 이것은 자연에서 자기 유전자를 살아남게 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만약에 내가 추위에 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세균처럼 그대로 유전자를 복제한다면 후손도 나와 똑 같은 유전자를 가지기 때문에 강추위가 닥치면 모두 멸종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추위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내 후손은 추위에 약한 내 유전자와 추위에 강한 배우자의 유전자를 동시에 가지기 때문에 강추위가 닥치더라도 살아남게 된다. 결국 추위에 약한 내 유전자도 살아남는 것이다. 고등생물은 교배를 통해 자기 유전자의 약점을 보완함으로써 자기 유전자를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결혼을 하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돌연변이를 통해 환경에 적응하도록 유전자를 계속 바꿔 나간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사례만 보더라도 백신이 개발되면 돌연변이를 통해 유전자를 바꿈으로써 기존의 백신을 피해가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만들어진다. 아주 작은 미생물에 대해 다룰 때 사람들은 세균과 바이러스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세균은 자신의 유전자를 스스로 복제할 수가 있다. 유전자를 한 생명체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설계도로 비유하면 이 설계도를 복사하여 널리 퍼트리는 것이 생물의 사명이다. 설계도를 복사하려면 복사기, 종이와 잉크도 필요하고 또한 복사기를 돌리는데 전기(에너지)가 필요하듯이 유전자를 스스로 복제하려면 재료, 일꾼, 에너지와 같은 것들이 있어야 한다. 세균은 이러한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어 유전자를 자기복제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유전자 복제에 필요한 재료, 일꾼, 에너지가 모두 없기 때문에 유전자를 스스로 복제할 수는 없다. 바이러스는 유전자와 그것을 보호하는 단백질 껍질로 이루어져 있다. 즉 설계도(유전자)가 금고(단백질 껍질) 안에 보관되어있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는 유전자가 들어있는 금고를 막으로 한번 더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반드시 숙주세포에 들어가서 숙주세포가 가지고 있는 재료, 일꾼, 에너지를 이용하여 자기 유전자를 복제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유전자를 가지고는 있지만 자기복제가 불가능하므로 생물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단계에 있다고 본다. 자기복제 능력이 없는 바이러스 조차도 다른 생명체의 시스템을 이용하면서까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영원히 남기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최고의 고등생물이라는 인간에게서 이 숙명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임신 가능한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가 0.72명이란 의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 국가가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을 약 2.1명으로 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인구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오래 살기 때문에 일할 사람은 적어지고 부양할 인구는 늘어나니 젊은 세대들의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살기 어렵기 때문에 애를 낳지 않는다고 하는데 오히려 후진국에서는 출산율이 높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가 출산율을 낮추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애를 낳아도 대학 보낼 때까지 막대한 사교육비가 들어가고, 무한 경쟁에 몰리며, 번듯한 직장 잡기도 어렵고, 집을 갖기는 더욱 어려우니 그러한 환경에 내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내놓기가 두려운 것이다. 원인을 파악하였고 저출산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는데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후손을 남기는 생물의 본능을 충실히 실현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동청 교수는? =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대학원 생화학과 이학석사 및 서울대 대학원 농화학과 농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상㈜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순천제일대 조교수, 영국 캠브리지대 방문연구원,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청운대 인천캠퍼스 화학생명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식품기술사 자격도 갖고 있다.
단수이강의 거꾸로 비친 그림자(淡水河的倒影) - 린셩빈(LIN Sheng-Bin, 林盛彬) 단수이강둑에 앉아 강에서 수천의 물고기 이야기를 듣네 예측할 수 없는 산 구름과 막연한 약속을 하는 파도에 관한 이야기를 나는 단수이강둑을 걸었지 수천 개의 눈이 물을 응시하네 이곳에서 수백 년을 지켜온 아카시아들이 걷고 앉는 연인들은 한 번의 만남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겠지 단수이강의 거꾸로 비친 그림자 매일 눈을 떠 매일 입을 벌려 결국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 淡水河的倒影 (林盛彬) 坐在妳的河岸 千萬張的魚嘴巴在河面張口 說捉摸不定的山雲 說只有含糊承諾的水波 走在妳的河岸 千萬隻的眼睛在水中凝視 一住就是千年的相思樹 那些走走坐坐的戀人 一次性的相遇 無止境的遺忘 淡水河的倒影 每天睜開眼睛 每天張開嘴巴 沒有人記得 Reflection of the Tamsui River (By LIN Sheng-Bin) I sit on your bank Listening to thousands of fish mouthes opening on the river They are discussing the unpredictable mountain clouds Talking about water waves, as there are only vague promise I walk on your river bank Watching thousands of eyes staring at the water Those acacia trees that have lived here for hundreds of years Lovers who walk and sit a one-time encounter with the river endlessly forget about it Reflection of the Tamsui River always opens its eyes opens his mouth every moment While no one remember it eventually ◆ 린셩빈(LIN Sheng-Bin, 林盛彬) = 1957년 대만 윈린(雲林/Yunlin)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신베이시(新北市) 단수이(淡水)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교(Complutense University of Madrid)에서 스페인 문학 박사 학위를, 대만 최고의 사립대학인 담강대학교(Tamkang University)에서 중국 문학으로, 파리소르본대학(Paris IV-Sorbonne University)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그는 Li Poetry(1964년에 창간된 격월 잡지)의 편집장을 역임하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그는 파리 IV 대학, 파리 소르본 극동 연구 센터(Université de Paris IV, Centre de Recherche sur l’Extême-Orient de Paris Sorbonne)의 객원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The War (1988)、The Family Genealogy (1991)、The Wind blows from my deep heart (2002)、Anthology of Poetry by Lin Sheng-Bin (2010), Contemplation and Meditation (2010), Blowing wind and Beating heart(2012) 등의 작품집을 출간했다. ☞ 강병철 작가 = 1993년 제주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16년 『시문학』에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2012년 제주대에서 국제정치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 인터넷 신문 ‘제주인뉴스’ 대표이사, (사)이어도연구회 연구실장 및 연구이사, 충남대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 특임교수,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제주통일교육센터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33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이며 국제펜투옥작가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제34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인권위원으로 재선임됐다. 국제펜투옥작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역의 대표적인 위구르족 작가 중의 한 명인 누르무헴메트 야신(Nurmuhemmet Yasin)의 「야생 비둘기(WILD PIGEON)」를 번역 『펜 문학 겨울호』(2009)에 소개했다. 2022년에는 베트남 신문에 시 ‘나비의 꿈’이 소개됐다. ‘이어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이어도를 소재로 한 단편소설 ‘이어도로 간 어머니’로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1회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다.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주관하는 제19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다. 강병철 박사의 시와 단편소설은 베트남, 그리스, 중국 등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다. 최근엔 중국의 계간 문학지 《국제시가번역(国际诗歌翻译)》에도 강 작가의 시 두편이 소개되었다.
형사재판의 첫 공판기일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는 ‘공소사실에 대한 인부’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느냐의 질문 절차다. 재판의 절차진행과 관련하여서는 피고인의 선택에 따라 재판이 간단하게 종결되기도 하고,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 진행이 필요하여 재판이 길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인 인식처럼 형사재판이라고 하여 피고인이 주로 무죄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사실을 모두 인정하더라도 절차상 재판 과정을 통하여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 무죄를 주장하며 진행되는 사건이 전체 형사사건 중의 일부일 뿐이며,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공소사실이 다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본인도 억울한 점이 있어서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진행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는 판결 결과에서 형량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그렇다면 같은 사건에서 유죄로 판단되더라도, 처음부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자백하면서 받게 되는 형량과 공소사실에 대하여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다가 받게 되는 형량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 것인가? 물론 현실의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니, 둘 중에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가지 않은 길의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 컴퓨터 게임처럼 세이브 후 로드(save & load)하며 여러 선택지를 경험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건에서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비슷한 피고인들이 여럿일 때, 각 피고인들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는 경우 이를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는 있겠다. 오래 전에 진행한 사건이다. 사건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외국인 3명이 관광 비자를 받아 제주도를 방문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입국 후 2~3일 정도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고, 차량을 렌트해서 교외에 있는 한적한 타운하우스 등지를 돌며 절도행각을 벌였다. 이후 경찰에 피해신고가 접수되어 수사기관에서는 CCTV 등을 확보하여 차량번호, 동선 등을 추적하여 용의자 특정을 하였고, 사전에 출국금지를 해두어서 이들이 관광비자 만료 즈음 제주공항에서 출국하려는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수하물에서는 피해물품인 명품시계 등이 발견되었다. 1심에서 피고인 A는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B, C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였다. 그리고 수하물에서 피해물품인 명품시계가 나온 것에 관하여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모래사장에서 주었다던가, 사건 현장 CCTV에 찍힌 것은 자신이 아니라는 등으로 변명하였다. 1심의 결과는 피고인 A는 징역 2년, 피고인 B와 C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나는 피고인 B의 변호인으로서 2심을 진행하게 되었으며, 교도소에서 피고인 B를 접견하여 진실은 무엇이냐고 가장 먼저 물어 보았다. 그러자 피고인 B는 체념한 모습으로 사실 자신들이 범인이 맞으며 다만 처벌에 대한 두려운 마음에 범행을 부인하였다고 뒤늦게 고백하였다. 나는 대한민국에는 ‘괘씸죄’라는 것이 있다고 알려주었다(국경을 초월하여 어느 사회나 표현은 다르지만 비슷한 개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가 보더라도 증거가 확실하고, 명백한 상황인데 피고인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괘씸죄’가 추가로 적용되어 원래 받아야 하는 형량보다 높게 형량을 받는다고. 그리고 피고인 B가 원래 받을 형량은 피고인 A와 같이 징역 2년형 정도였을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결국 피고인 B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번의하여,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2심 재판부의 선처를 바라기로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C는 1심과 마찬가지로 범행을 부인하며 무죄 주장을 유지하였다. 결국 2심 재판의 결과는 피고인 B는 징역 3년으로 감형되었고, 피고인 C는 항소가 기각되어 징역 4년이 유지되었다. 개별 사건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도 모두 다르기에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어렵겠지만, 형사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다가 유죄가 인정되면 그 판결문의 양형 이유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점’이나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등의 표현이 적혀지면서 피고인이 원래 받을 수 있는 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받게 될 확률이 커진다고 생각된다. 대략적인 사실관계가 일치하며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건이라면, 처음부터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재판에 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도 바람직한 선택이다. /한동명 법무법인 더바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