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원 제주한라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이 지난 21일 ‘제17회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암 예방 및 국가암관리사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송 과장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여의도 성모병원과 성가병원에서, 2004년부터 현재까지는 제주한라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암 환자 진료·치료 한 길을 걸어왔다. 그는 암 환자 항암 치료와 말기 암 환자의 통증 조절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해 왔다. 지역 여건상 혈액종양내과 전문의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제주지역 암 환자를 성실히 치료해 왔다. 제주한라병원에선 지난해 11월 이문휘 산부인과 과장이 ‘2024년 여성폭력 추방주간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연이어 송치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는 영광을 안았다. 매해 3월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암 예방, 조기진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천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반려동물 쇼핑 시장에서 인기 품목이 사료와 배변패드에서 '강아지 매트'로 바뀌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휴머나이제이션'과 반려동물을 위한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펫테리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반려인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오늘의집'이 최근 2년간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 카테고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강아지 매트로 나타났다. 오늘의집에 따르면 강아지 매트가 판매 1위를 차지한 배경에는 반려인의 소비 방향이 단순한 필수품을 넘어 휴식 공간과 생활 환경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는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료나 배변패드 중심의 실용 소비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쿠션, 방석, 캣타워 등 반려동물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펫휴머나이제이션' 확산에 따라 '강아지 전용 공간', '고양이 화장실 인테리어' 등 반려동물의 생활공간까지 함께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변화는 가족 형태의 다양화와도 연결된다. 반려동물을 자녀처럼 키우는 '펫펨족(펫+패밀리)'을 비롯해, 자녀 없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딩펫족(딩크+펫)', 혼자서 반려동물과 지내는 '혼펫족(1인가구+펫)' 등 다양한 가구 형태가 등장하며 반려소비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2022년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의 25.6%를 차지한다. 네 집 중 한 집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셈이다. '펫테리어' 열기는 제품 소비를 넘어 콘텐츠 소비로도 확산 중이다. 오늘의집에는 반려동물 관련 사진 콘텐츠가 9만5000건 이상 등록돼 있고, 펫테리어 집들이 콘텐츠는 641건, 관련 노하우 콘텐츠는 223건에 달한다. 일부 콘텐츠는 수십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반려인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콘텐츠에서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율이 최근 5.8% 상승했다는 점이다. 반려인들은 일상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련 제품을 찾고, 소비로 연결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앞으로도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2022년 기준 8조5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2032년에는 21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내 펫마트 관계자는 "반려동물이 단순한 반려를 넘어 하나의 '생활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와 진화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딱딱하고 잔디가 들린다." 20일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오만전이 끝난 직후,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믹스드존(Mixed Zone)을 빠져나오며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온 선수들은 하나같이 경기장 상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패스나 드리블이 매끄럽지 않았던 이유도, 경기 내내 유독 미끄러지는 장면이 많았던 배경도 결국 '잔디'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논두렁 잔디' 논란으로 A매치 개최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대체 경기장으로 고양종합운동장을 낙점했다. 당시 협회는 "고양의 잔디 상태가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경기 도중 이강인은 잔디에 발이 걸려 넘어졌고, 그 과정에서 발목을 다쳤다. 부상 직후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이강인의 뒤편에는 잔디가 움푹 파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백승호는 "무게 중심을 실으면 잔디가 뜨고 딱딱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고, 주민규도 "잔디 상태가 좋다고는 말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정승현은 경기 전 훈련 도중 종아리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상대팀인 오만 감독 역시 "공이 잘 튀고 스터드가 박히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익숙한 잔디 상태와는 달랐다"고 언급했다. A매치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이처럼 부상이 잇따르자 팬들의 비판도 커졌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 김모씨(33)는 "정말 잔디 상태가 최우선이었다면, 왜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아예 후보에도 오르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은 2002 한·일월드컵을 포함해 2017년 FIFA U-20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유치한 바 있는 검증된 경기장이다. 2019년 잔디를 전면 교체한 이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그린 스타디움상'을 수상하며 그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제주는 이미 전국 체전, K리그, 동계 전지훈련, 국제대회 등 다양한 대회를 유치하며 충분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매년 겨울 1만7000명 이상이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를 찾고 있다. 축구, 농구, 야구, 태권도 등 종목도 다양하다. 제주시는 이들을 위해 체육시설 무상 제공, 공항~숙소 이동버스, 상해보험, 관광지 무료 입장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지원하고 있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지난 동계 시즌만 해도 약 697억원 규모의 지역경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제주시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장 선정 기준에 대해 "접근성과 인프라, 선수들의 장거리 이동에 무리가 없도록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제주는 인천국제공항 다음으로 이용객이 많은 제주국제공항을 갖추고 있다. 공항에서 제주월드컵경기장까지는 차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인천에서 고양까지의 수도권 이동보다 오히려 짧고 효율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단순히 '서울이니까', '수도권이니까'라는 이유로 경기장을 정당화하고, 입장권 수익만 고려한 결과 선수들의 안전과 경기력, 팬 만족도 모두에서 손해를 본 셈이다. 제주월드컵경기장 관계자는 "2019년 잔디 전면 교체 이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언제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내외 다양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A매치 유치가 결정된다면 완벽한 준비로 임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요르단과의 예선 8차전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한축구협회는 "고양은 경기 직전까지 눈이 많이 내려 잔디 상태가 최상이 아니었다"며 "수원은 그보다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불과 하루 전, 협회가 '최고'라던 고양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처참한 수준이었다는 사실이 여운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건 화려한 관중석도, 대도시의 이미지도 아니다. 경기력과 선수 보호, 팬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진짜 축구에 최적인 장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해답이 바로 '제주'일 수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내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자 제주경찰청이 특별단속에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외국인 범죄 대응 특별치안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23일부터 6월 30일까지 100일간 무단횡단 등 외국인 교통 무질서 행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특별단속기간 누웨마루거리, 드림타워, 동문시장, 매일올레시장 등 외국인 밀집지역 중심으로 무면허, 무단횡단 등에 대한 법규위반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경찰은 교통 무질서 행위 예방과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순찰차와 싸이카 등 가용장비를 모두 동원해 30분 단위로 단속장소를 이동하는 위력순찰도 병행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주에서 외국인이 무단횡단으로 단속된 건수는 모두 2482건으로 2021∼2022년 0건, 2023년 5건과 비교해 단속 건수가 크게 늘었다. 또 외국인 쓰레기 투기 137건, 공공장소에서 시비를 거는 등의 불안감 조성 9건, 노상방뇨 9건, 음주소란 1건, 흉기은닉 휴대 1건, 과다노출 1건, 무임승차 1건, 업무방해 1건 등 지난해 외국인이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단속된 건수는 모두 155건에 달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도가 기후위기 시대의 해법으로 차세대 친환경 탄소흡수원인 자생 세미맹그로브 숲 조성에 나선다. 제주도는 21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서 ‘탄소중립 실현, 전국 최초 자생맹그로브 미래를 심다’를 주제로 ‘제80회 식목일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다음달 5일 식목일을 앞두고 탄소흡수 능력이 탁월하고 해안생태계 복원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황근 등을 심으며 탄소중립 도시 실현 의지를 다지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현기종 도의원, 문정옥 교육청 기획조정실장, 김완근 제주시장, 오순문 서귀포시장과 성산읍 주민, 동남초·성산중 학생 등 25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제주 2035 탄소중립'을 상징하는 황근 2035그루와 순비기나무 96그루를 심었다. 또 학생들이 미래숲에 남긴 희망 메시지와 식목행사 사진을 ‘초록미래캡슐’에 담아 현장에 함께 묻었다. 도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제주 자생 세미맹그로브 숲’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조성한다. 사업비 45억원을 투자해 성산 일원을 포함한 10개 해안지역에 황근 등 해안식물 140ha를 심는다. 맹그로브는 일반 산림보다 3∼5배 높은 탄소저장 능력을 가진 열대·아열대 지역 해안식물이다. 제주지역에는 맹그로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세미맹그로브'로 황근과 갯대추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이들의 서식 가능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도는 또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세미맹그로브 연구 추진협의체를 구성해 탄소흡수원 발굴을 위한 공동 참여와 실행을 협의한다. 다양한 기관·업체와 협력해 5년간 묘목 5만여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이혜원 6학년 학생은 “사람들이 이상기후 현상과 환경오염에 무관심하면 미래 세대가 어른이 됐을 때 지구의 아름다움은 사진으로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구를 위해 저부터 일회용품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숲가꾸기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세미맹그로브 숲을 42만3500평 규모로 조성해 연간 3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계획”이라며 “2035년 탄소중립 정책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만큼 도민 모두가 탄소흡수원인 나무 심기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동부에 새로운 면세 쇼핑 명소가 문을 열었다. 제주관광공사는 21일 성산면세점의 공식 개장을 알리고, 이를 기념하는 그랜드오픈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성산면세점은 지난해 12월 관세청 보세판매장 특허심의위원회에서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실내 인테리어와 운영 준비를 거쳐 정식 개장에 이르렀다. 해당 면세점은 2013년 처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성산포항 뱃길이 끊기면서 장기간 휴점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후 지역 주민과 관광업계의 재개장 요구에 따라 제주관광공사는 시내면세점 형태로 운영을 전환했고, 관세청의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며 재개장에 속도를 냈다. 제도 개선으로 기존에는 성산포항을 통해 제주를 떠나는 여행객만 이용할 수 있었던 면세점이 이제는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해 제주를 떠나는 모든 관광객에게 개방된다. 이날 개점식에는 오영훈 제주지사, 오순문 서귀포시장, 고태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등 주요 인사들과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 성산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개점을 축하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카발란 등 글로벌 주류 브랜드를 포함해 국내외 인기 화장품, 향수, 제주 로컬 브랜드 제품 등을 갖춘 최신 트렌드의 면세 쇼핑 공간을 선보이게 됐다"며 "성산면세점은 성산일출봉, 우도, 섭지코지 등 제주 동부 대표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관광과 쇼핑을 연계하는 새로운 거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성산면세점은 개장을 기념해 순금 1돈 증정 등 모두 1000만원 상당의 경품 이벤트와 다양한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오랜 세월 4·3이란 화두에 매달려온 허호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경남 양산 평산책방으로 달려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책방지기로 있는 그곳에서 그의 저작에 대해 말하고 듣는 북토크를 한다. 언론인이자 제주4·3 연구자인 허호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제주4.3 77주년인 다음달 3일 오후 7시 평산책방에서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도서출판 혜화1117)를 갖고 독자와 만난다. 이 책은 허호준 기자가 2018년 제70주년 4·3 추념식 때 취재차 만난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의 구술, 그간 발굴한 국내외 사료 등을 모아 2023년 엮어냈다. 책 제목의 숫자는 공식적인 4·3 첫날과 마지막 날짜다. 4·3특별법은 4·3에 대해 "1947년 3월1일 사위대에 대한 발포사건으로 촉발돼 48년 4월3일 무장대의 봉기를 거쳐 154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되기까지 국경토벌대와 무장대간의 교전과정에서 다수의 양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허 기자는 1989년 언론계에 입문했다. 이후 30여 년 동안 4.3의 진실과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천착해 왔다. 제주4.3평화재단이 주는 제1회 4.3언론상 본상(2022) 수상자다. 냉전체제 세계사 속에서의 4.3의 의미에 주목, 그리스 내전과 비교탐구한 논문으로 제주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스와 제주, 비극의 역사와 그 후>(2014), <4.3, 미국에 묻다>(2021) 등 저작을 펴냈다. 평산책방은 21일 오전 10시부터 23일 오후 5시까지 북토크에 참가할 30명을 모집한다. 모집대상은 '평산책방 책친구(북클럽)'로, 책친구 누리집(https://www.psbooksmember.kr) 소식 게시판에서 신청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2018년, 2020년, 2021년 등 세 차례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을 찾았다. 퇴임 이후인 2023년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했다. 책 출간 당시 평산책방 누리집에 문 전 대통령이 이 책을 들고 있는 사진이 실린 바 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제주 관광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매달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20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236만871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인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도별 같은 기간 관광객 수를 비교하면 ▲2021년 176만5138명 ▲2022년 271만4024명 ▲2023년 270만9121명 ▲2024년 267만3580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2021년을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올해 제주 관광객 수 감소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06만1003명이다. 2021년 175만7807명 이후 최저치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여행지로서의 제주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국내선 항공편 감소까지 겹치면서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제주 관광업계가 '제주행 항공권 대란'과 '비싼 물가' 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만7709명이다. 2021년 같은 기간 7376명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국제선 항공편 확대와 크루즈 관광객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내국인 관광객 감소폭이 워낙 커 전체 관광객 수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도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달 말 하계 항공스케줄 전환을 계기로 ▲특별 여행 주간 운영 ▲단체 수학여행객 할인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적립률 10%→15% 상향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책이 단기적인 방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탐나는전 적립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제주 여행 비용 부담을 낮추기에 역부족"이라며 "국내선 항공편 증편, 관광 인프라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제주 지역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인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항공편 증편을 비롯해 여행비용 부담 완화, 관광 인프라 개선 등 장기적인 관광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시 한 야초지에서 불이 나 1시간여만에 진화됐다. 24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10시 4분 제주시 영평동 지역 야초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소방차 10대와 25명의 대원을 투입해 1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11분 완전히 진화했다. 이날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야초지에 인접한 비닐하우스 일부분이 소실돼 16만5000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야초지에서는 잡풀만 타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외부 밭에서 탄화 흔적이 확인됐다"며 "그러나 화재가 발생할 만한 담뱃불이나 소각 불티 등 인위적 요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지역 한 식당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24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11시 23분 제주시 일도이동 한 건물 1층 횟집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신고자가 식당 입구에서 스파크가 튀며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 건물 2·3층에 있던 2명에게 대피를 유도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17분 만인 오후 11시 40분 불을 완전히 껐다. 하지만 1층 식당 내부와 각종 집기류가 전부 타면서 소방서 추산 3735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해당 횟집 출입문 오른쪽 바닥에서 충전 중이던 낚시용 전동릴 배터리에서 과충전 등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제77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일을 앞둔 제주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제주 4·3사건 기록물''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다. 최종 등재 여부는 다음달 2∼17일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앞서 지난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등재신청서상 기록물 명칭은 '진실을 밝히다. 제주4·3아카이브'다. 해당 기록물은 4·3 관련 기록 모두 1만4673건으로 당시 공공기관에서 만들어진 각종 문서와 재판 기록, 도서, 엽서, 소책자, 비디오, 오디오 등이다. 주요 목록은 군법회의 수형인 기록, 도의회 4·3 피해신고서, 4·3위원회 채록 영상,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 정부 진상조사 관련 기록물 등이다. 4·3은 70여년 전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4·3특별법에 의하면 제주4·3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발포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고를 계기로 저항과 탄압, 1948년 4월 3일의 봉기에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의 해제 시까지 무력 충돌과 공권력에 의한 진압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으로 희생된 사건'을 말한다.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제주4·3 당시 적게는 1만4000명, 많게는 3만명이 희생당한 것으로 잠정 보고됐다. 좁은 섬에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했고, 그 후유증을 극복하고 진상규명을 하는 데 오랜 세월이 걸리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18년부터 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왔다. 6년여간 4·3 기록물 수집과 목록화, 심포지엄 개최, 전문가 검토 등을 진행하며 등재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등재신청서를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의 3차례 심의 끝에 2023년 10월 국내 신청 대상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11월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신청서 제출 후 지역사회에서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도는 지난해 9월 독일과 영국에서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특별전과 심포지엄을 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4·3을 소재로 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쓴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 4·3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면서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졌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월 제435회 임시회에서 '제주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결의안에는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가유산청,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적극적인 홍보와 국제적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홍호진 제주도 4·3지원과장은 "최종 등재에 성공할 경우 4·3의 역사적 의미와 평화·인권의 가치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4·3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 4·3의 진실된 역사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사의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인과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역사로 펼쳐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은 "4·3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면 4·3의 평화와 상생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종 등재될 수 있도록 도의회에서도 끝까지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한 제주도가 국제 마약범죄의 중간 기착지로 전락하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된 무사증(무비자) 제도가 국제 마약 조직의 새로운 밀수 경로로 악용되면서 필로폰·대마 등 각종 마약이 제주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한때 '마약 청정지'로 불렸던 제주는 이제 대규모 마약이 드나드는 국제 마약 유통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 코로나19로 멈췄던 밀수, 무사증 재개 이후 급증 =지난 2002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입된 무사증 제도가 최근에는 국제 마약 조직에 악용되면서 제주가 위험에 빠지고 있다. 비자 없이 30일간 제주에 머무를 수 있는 무사증 제도의 허점을 노린 마약 조직들이 외국인 운반책을 '관광객'으로 위장해 대규모 마약을 들여오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무사증(무비자) 제도가 중단됐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마약 밀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하지만 2023년 무사증 재개 이후 밀수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지난달까지 적발된 필로폰 밀수 총량만 약 7.136㎏에 달한다. 이는 1회 투약량(0.03g) 기준으로 약 23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이들 마약 운반책은 침대보, 신발 밑창, 커피믹스 봉지 등 일상용품에 필로폰을 숨기는 방식으로 세관 검색을 피하려 했다. 일부는 국내와 전혀 연고가 없는 외국인들이 해외 본거지에서 '원격조종'되는 형태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 등을 거쳐 제주로 직항하거나 경유 노선을 이용하는 수법을 사용해 밀반입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국제 마약 조직의 밀수 시도가 계속되면서 제주가 국제 마약 밀수의 주요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대형화된 밀수·외국인 선원 사회까지 확산 =최근 제주를 통해 들어오는 마약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형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국적자가 필로폰 2㎏을 밀수하다 붙잡혔고, 2023년 하반기에는 말레이시아 국적자가 무려 12㎏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과거 수십~수백 g 단위의 개인 밀반입과는 차원이 다른 kg 단위 밀수가 제주를 통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가 국제 마약 조직의 대규모 밀수 루트로 자리 잡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 해상에서 일하는 외국인 선원 사회도 마약 확산의 또 다른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외국인 선원들 사이에서 필로폰과 함께 '야바(Yaba)'라는 합성 마약까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월에는 20대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해경은 "외국인 선원들은 비밀 커뮤니티를 통해 은밀하게 마약을 거래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3건이던 외국인 선원 마약 적발이 2023년 16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해상에서의 단속 인력과 장비는 여전히 부족해 수사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 보안 허점과 대응 부족, 근본 대책 시급 =문제는 제주공항과 해상 루트의 보안 허점이 여전히 그대로라는 점이다. 제주공항에서는 국제선 구간에만 마약 탐지장비(이온스캐너 등)가 설치돼 있고, 국내선 구간은 무방비 상태다. 제주에서 마약을 들여와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 뭍으로 옮기는 일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제주세관 역시 인력 부족으로 비전문 부서 인력까지 투입해 24시간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항공·해상 노선으로 모든 수하물과 승객을 일일이 검사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제주공항 보안업체 관계자도 "국내선에서도 가능한 모든 검사장비를 동원해 마약이나 불법 반입 품목을 탐지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과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정밀한 검사를 진행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주지방검찰청은 공항 내 마약범죄 전담부서 '마약분실' 설치, 유관기관 협의체 구성 등 대응에 나섰지만 조직적이고 지능화된 밀수 수법 앞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 회장은 "제주는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마약 범죄가 계속 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대응이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오히려 범죄에 이용되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방공항이 마약 밀수의 새로운 거점이 되고 있는 만큼, 전담팀 인력 확충과 고도화된 검색 장비 도입, 해외 수사기관과의 긴밀한 정보공유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선 구간까지 포함한 전면적 검색 시스템 구축과 함께 마약 탐지 장비 보강, 정보기관 간 협업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약이 제주 사회로 깊숙이 침투하면서 도민과 청소년까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범죄조직의 조직적 확산은 단기간 내 지역사회를 위협할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제자유도시 제주는 관광과 경제 활성화라는 순기능을 유지하려면 '마약 청정'이라는 안전망이 우선이다. 단속 인력과 장비 보강, 제도 보완 없이는 언제든 또 다른 대규모 밀수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방검찰청 관계자는 "국제적 마약조직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 은닉 방식을 동원해 마약을 밀수하고 있다.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범죄 정보를 입수해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약과의 전쟁은 진행형이다. 국제자유도시의 열린 문 뒤에 범죄의 그늘이 커지지 않도록 보다 촘촘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