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부족으로 통폐합 위기에 처한 제주지역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의 운명이 4일 결정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주민들이 요구하는 '조건 부 2년 간 유예'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문석호)는 4일 수산초·풍천초·가파초 등 3개 초등학교를 내년 3월부터 분교장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도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심의 중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3개 초등학교를 분교장으로 개편하는 조례안을 제출했지만, 제주도의회 교육위는 지역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라는 주문과 함께 2013년 3월1일자로 분교장으로 개편할 수 있다는 내용의 유효기간을 둬 부칙을 수정 가결했다.
이어 지난 9월 한영호.이석문.김영심 의원이 유효기간을 정한 부칙을 삭제한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상정 보류됐다.
반면, 제주도교육청은 현행 조례 부칙에 따라 분교장 개편 작업을 꾸준히 해왔고, 조례 유효 기간이 다가오자 지난 달 1일 노형중학교와 도남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신설 조항을 포함해 3개 교 분교장 개편 조례안을 다시 제출했다.
이처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20일 3개 학교 학부모와 지역주민 대표들이 2015년 2월28일까지 현재 학생수 이상의 학생수가 유지되도록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만약 학생수가 감소한다면 교육청의 적정규모학교 육성정책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며 2년간 유예해 달라는 결의서를 교육청에 제출했다.
이번에 조례안 처리가 무산된다면 내년 3월 3개 교를 분교장으로 개편하려는 교육청의 계획에 차질을 빚는다.
교육청은 "분교장 개편으로 교원 잡무가 없어져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전념해 학습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며 "예산지원을 받아 업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조례안 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심의에서 교육청 집행부와 의원들간 팽팽한 설전이 이어졌다.
장우순 도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풍천초와 수산초는 2007년에도 70명이었다가 30명까지 줄어들었다.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경제와 정주여건의 문제”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분교장으로 개편한다고 해서 폐교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학교에는 이미 3년간의 유예기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영호 의원은 “교육청이 분교장 개편 유예를 줬다고는 하지만 학교와 주민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교육청이 학교를 살리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몰아세웠다.
한 의원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이해관계인을 먼저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야지 인위적인 추진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심 의원은 “교육청이 같은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교육과정을 어떻게 재구성할지 등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강구해야지, 왜 지역 탓만 하느냐”고 꼬집었다.
결국, 이날 교육위는 오후 2시30분께 결론을 내리기 위해 회의를 중단하고 조례안 처리를 논의중이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조건부 2년간 유예'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