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제주 앞바다가 변하고 있다. 특히 아열대성·열대성 조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조류 분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앞바다에서 온대성·아한대성 조류가 줄고 아열대성·열대성 조류가 증가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주대 이준백 교수팀이 실시한 연구 결과에서 제주도 해역에서 해양 와편모조류 미기록종 20종을 발굴했다. 이는 대부분 열대 해역에서 나타나는 종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제주대 김명숙 교수팀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조류 생물상 변화를 조사한 결과, 온대성·아한대성 해조류가 줄고 아열대성 해조류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20년 전에 자주 관찰됐던 온대성·아한대성 해조류인 쇠꼬리산말, 참빗풀, 참국수나물, 나도꿩꼬리, 석묵, 비단풀 등이 감소했다.
반면 이전에는 관찰되지 않았던 아열대성 해조류인 이끼좀대롱말, 엔도모자반, 납작서실, 갈래잎바위주걱, 엷은잎바위주걱, 바위버섯 등이 빈번하게 채집됐다.
이처럼 열대성 해양 와편모조류의 출현과 해조류 생물상 변화의 원인은 해수 온도 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국립생물자원관은 추정하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은 열대해역에서 북상하는 쿠로시오 해류의 지류인 대마난류수가 수온이 상승돼 제주도 주변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은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으나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생물종을 발굴하는 것으로 2006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 와편모조류(Dinophyta) : 담수(freshwater) 및 해양(marine)에 서식하며 세포 내에 갈색 색소가 있어 갈색을 띄는 편모조류. 코클로디니움 폴리크리코이데스(Cochlodinium polykrikoides) 등은 해양에서 대량으로 증식해 물빛이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조(red tide)를 일으키며, 일부 종은 팰리톡신(Palytoxin) 등 독성물질을 생성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