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상공인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최저 수준에 머무르며 '성장 없는 생존'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제주도내 청년 카페 창업자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제이누리 DB] ](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5/art_1756269370409_3430b1.jpg?iqs=0.8811030927862433)
제주 소상공인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최저 수준에 머무르며 '성장 없는 생존'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27일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제주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12만1000개로 5년 전보다 22.7% 증가했다. 그러나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1억3610만원으로 호남권 광주(1억6600만원), 전남(1억6580만원)보다 낮아 지역 간 격차가 뚜렷했다.
매출 규모별 분포에서도 2000만원 미만 구간의 비중이 34%로 비교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창업은 활발하지만 소득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업종 편중도 뚜렷하다. 2023년 창업 사업체 중 숙박·음식점업 비중은 28.4%로 가장 많았으나 폐업 비중 또한 26.6%로 최다를 기록했다. 관광 수요에 기댄 업종 쏠림이 결국 과잉 경쟁과 높은 폐업률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자의 연령 분포에서도 불균형이 나타났다. 전체 소상공인 대표자는 50대가 31%로 가장 많지만 신규 창업에서는 40대가 30.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존 사업체는 고령화되는 반면,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청년·중장년층 창업이 늘어나면서 장기 성장이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제주 소상공인의 5년 생존율은 40.3%로 호남권 3개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생존 이후 매출 성장이나 업종 다변화는 뒤처지면서 장기적 경쟁력은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내 청년 창업자 홍모씨(29·여)는 "매출이 날마다 줄어들어 아르바이트생조차 쓰지 못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를 지키고 있다"며 "힘들어 폐업을 고민했지만 창업 과정에서 받은 대출과 가맹계약 등 여러 사정 때문에 마음대로 접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병우 호남지방통계청 지역통계과장은 "제주는 오래 버티지만 크게 벌지 못하는 모순에 갇혀 있다. 성장 없는 생존이 반복되면 지역경제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관광 편중에서 벗어나 업종 다변화와 내수 기반 확충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