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융시장이 6월 들어 뚜렷한 냉각 신호를 보였다. 기업과 가계 모두 대출 흐름이 둔화됐고, 예금은행 정기예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면서 수신 잔액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5/art_17561716944119_ada6dc.jpg?iqs=0.5078962970509354)
제주 금융시장이 6월 들어 뚜렷한 냉각 신호를 보였다. 기업과 가계 모두 대출 흐름이 둔화됐고, 예금은행 정기예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면서 수신 잔액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638억원 줄어 지난 5월(1644억원 증가)과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예금은행과 비은행권 모두 여신이 감소로 전환했다. 기업대출이 980억원 줄며 가장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위축돼 도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은 31억원 증가에 그쳤다. 주택담보대출이 97억원 늘었지만 기타 신용대출이 67억원 줄어 사실상 정체 상태를 보였다.
수신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6월 금융기관 수신 잔액은 2360억원 줄어들며 5월(-1581억원)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예금은행 정기예금이 3685억원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요구불예금(보통예금 중심)은 840억원 증가했으나 저축성예금과 시장성예금이 이탈하면서 충격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일부 비은행권에서는 소폭의 자금 유입이 있었다.
연체율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6월 말 기준 제주 예금은행 연체율은 0.93%로 지난 5월(1.15%)보다 0.22%포인트 낮아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90%, 가계대출 연체율은 1.04%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반기말 고정이하 여신(NPL) 매각과 장부 정리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보고 있다.
도내 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질적인 부실 축소라 보기는 어렵다"며 "하반기에는 연체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이번 흐름이 단순한 계절 변수가 아니라 제주 금융의 구조적 불안정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한다.
기업 자금 조달과 가계 소비 여건이 동시에 위축될 경우 지역 금융권이 다시 '자금 긴축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