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이어진 삼다수 유통권 독점에 탈락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제주개발공사가 또다시 광동제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평가는 형식에 불과했다"며 "실질 경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2/art_17545290376381_ad0b69.jpg?iqs=0.8865280308976923)
17년째 이어진 삼다수 유통권 독점에 탈락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제주개발공사가 또다시 광동제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평가는 형식에 불과했다"며 "실질 경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가 주관한 '삼다수 제주도 외 위탁판매사 선정 사업'에서 광동제약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모두 11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정량평가(30점)보다 정성평가(70점)의 비중이 훨씬 큰 구조 속에서 광동제약이 높은 점수를 받아 유통권을 또다시 확보했다.
정성평가 점수를 둘러싸고 탈락 업체들은 "애초부터 출발선이 달랐다"며 "결국 들러리만 선 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기존 업체가 유리한 평가 방식이었다"며 "우리는 평가 대상이 아니라 절차를 위한 참여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의 핵심은 '정성평가 점수 분포'에 쏠렸다. 제주개발공사가 공개한 평가자료에 따르면 외부 평가위원 7명 중 4명이 광동제약에 최고점을 부여했다. 이 중 일부 위원은 2순위 업체와 최대 10점 가까운 점수차를 둬 사실상 특정 업체를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평가 항목에는 '수출활성화 지원방안'이 처음 포함됐지만 배점은 고작 3점에 그쳤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해외 유통망을 갖춘 기업도 있었지만 국내 유통 중심의 평가기준이 그대로 유지됐다"며 "수출 역량을 보여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수출 인프라나 해외 거점이 부족함에도 수출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다른 기업들은 이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유통을 통해 지난해 319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는 전체 매출의 약 33%에 해당한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이어질 유통 사업은 연간 4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주개발공사는 논란에 대해 "지방계약법에 따라 공정한 절차로 진행됐고, 평가위원 구성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수출 배점이 낮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삼다수는 지방공기업의 핵심 수익사업인 만큼 국내 유통 안정성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발 기업들은 삼다수 유통사업의 독점 구조가 고착되면서 브랜드 경쟁력 다변화나 해외 확장 전략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입찰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삼다수가 해외 수출 확대를 평가 중점이라 밝히기에 그에 맞춰 전략을 세워 참여했지만 결국 유통의 다양성이나 수출 확대라는 비전은 말뿐"이라며 "모든 과정은 기존 계약자에게 명분을 쥐여주는 데 집중돼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는 다음달 1일 광동제약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