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달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제주뿐 아니라 전국 공항으로 한시 확대하기로 하면서 제주 관광의 독점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제주도민 및 관광객들이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에서 한여름 불볕더위를 식히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http://www.jnuri.net/data/photos/20250832/art_17545244676742_f71504.jpg?iqs=0.6142394504901876)
정부가 다음달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제주뿐 아니라 전국 공항으로 한시 확대하기로 하면서 제주 관광의 독점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7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지난 6일 국무총리 주재 관계부처 회의에서 확정됐다. 전담 여행사를 통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상이다. 지금까지 제주에만 허용됐던 무비자 입국 제도가 수도권, 부산, 청주 등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중국이 우리 국민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데 따른 상호 조치이자 관광 수요 확대를 통한 내수 진작 전략"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약 75만명이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80%에 해당한다. 무사증 입국이라는 단독 지위가 만든 구조 덕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국 공항을 통한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전체 관광객 수는 증가하더라도 제주로의 유입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는 이제 '특수'가 아닌 '경쟁'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한 도내 여행업 관계자는 "무비자 프리미엄이 사라진 만큼 맞춤형 상품 개발과 현지 마케팅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관광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전체 관광객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중화권 관광객에게 잘 알려진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등 특화 인프라를 갖춘 시설은 수혜가 예상된다.
도내 카지노 업계는 "서울~제주 연계 인바운드 패키지 상품을 개발 중"이라며 민간 차원의 마케팅 '속도전'도 예고했다.
하지만 최근 관광 트렌드는 개별 자유여행(FIT) 중심으로 바뀌었고, 체험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체류형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단체 패키지 중심에 머물러 있어 정책적 미스매치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제주시 연동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지배인 양모씨는 "관광 수요는 이미 개별 여행 중심으로 재편됐는데 정부와 도는 여전히 단체 패키지만 고집하고 있다"며 "제주가 과거 방식에 머무른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무비자 확대는 불법체류와 외국인 범죄에 대한 우려도 함께 키우고 있다. 특히 무사증 제도가 이미 시행 중인 제주는 관리의 사각지대로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관광 수요가 수도권과 대형 관광지에 집중되면 지방 관광지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제주관광협회 관계자는 "제주는 관광객을 단순히 받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르게 하는 도시로 전환해야 한다"며 "독점은 끝났고, 경쟁의 신호탄은 이미 울렸다. 남은 두 달 동안 제주는 스스로를 설득하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