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이후 제주시가 공항 앞 제주 첫 지하차도 안전점검에 나섰다.
제주시는 이달 중 임시개통되는 길이 520m의 왕복 4차로인 공항 지하차도의 배수시설 현장점검을 벌였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17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집계한 잠정 피해현황에 따르면 오송 지하차도 사고 사망자는 모두 13명이다.
비만 오면 거대한 웅덩이로 변하는 지하차도는 지형에 따라 초 단위로 수위가 순식간에 올라갈 수 있어 제때 통제되지 않으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의 경우는 차량 통제가 늦어졌고, 배수시설 작동이 미흡했던 정황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이후 이틀 만인 17일 오전 9시 기준 배수가 90% 가량 이뤄졌다.
제주 첫 지하차도인 제주공항 지하차도(공항~용문로)는 제주국제공항 입구 교차로 주변 길이 520m, 폭 18m의 왕복 4차로 자동차 전용 도로다.
제주시는 제주공항 앞 지하차도의 다음달 말 완전 개통을 앞두고 문제점을 즉시 보완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 및 합동점검 등을 벌이고 있어 현재까지는 폭우로 인한 침수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주공항 지하차도는 오송 지하차도와 마찬가지로 깊이가 4.5m에 달한다. 그러나 용문로 지대가 높고 공항서로 지대가 완만해 물이 고이지 않고 빠져나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많은 비가 내리더라도 물이 들어차지 않고 용문로에서 공항서로 방향으로 자연적으로 빠져나가는 형태인 것이다.
또 제주공항 지하차도의 경우 V자 모양인 오송 궁평2지하차도와 달리 L자 모양으로 설계돼 지하차도 가운데에 물이 고이지 않고, 지하차도 서쪽 끝에 연결된 하천으로 물이 흘러가는 자연유하방식으로 운영된다. 집중호우시 시간당 최대 100㎜, 1일 최대 400㎜의 폭우에도 침수 피해 없이 정상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제주시 도시계획과는 "기존 육지부 지하차도의 경우 배수가 잘 안 되는 단점이 큰데, 제주공항 지하차도의 경우 자연 배수로 물이 저절로 빠지게끔 시공돼 있어 집중호우 시에도 완전침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비가 많이 내렸을 때도 현장에서 시간 단위로 수시 모니터링을 벌였는데 우수처리가 원활하게 잘 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시는 제주공항 주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개설되는 공항∼용문로 구간 도로와 동서 지하차도를 이달 말 임시개통한 뒤 다음달 말 완전 개통할 예정이다.
제주국제공항 지하차도는 총 길이 900m, 왕복 4차로로 화물청사 서측 용문로와 다호마을 입구 공항서로를 잇는 도로다. 이 사업은 국비 75억원, 지방비 210억원 등 사업비 285억 원을 투입해 2019년 11월 착공됐다.
지하차도가 개통될 시 용담지역과 신제주지역을 오가는 차량은 공항입구 교차로를 거치지 않고 지하차도를 이용하게 되면서 공항 주변 교통난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양방통행으로 운영되던 용문로 화물청사 서측에서 공항 교차로까지는 일방통행으로 변경돼 공항을 이용하는 도민과 관광객들의 교통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하차도 구간은 표층 포장, 도로안전 시설물 설치 등 모든 공정이 완료됐으나, 기존 용문로 및 공항로의 노후된 노면을 재포장한 후 지하차도와 지상부 차도를 이달 중순 임시 개통할 계획이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지난달 13일 강병삼 제주시장이 공항로 지하차도 공사현장을 방문해 시설물 보강과 CCTV 설치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제주시]](http://www.jnuri.net/data/photos/20230729/art_16895754663303_869b6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