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수거를 목적으로 하는 클린하우스 분리수거함이 ‘있으나 마나’한 꼴이 됐다. 시민들에게는 분리배출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수거는 '몽땅 하나로 모아' 수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클린하우스 시행 이전에는 쓰레기를 집 앞에 배출했다. 그러나 배출장소가 많아 쓰레기 수거에 장시간 소요됐다. 또 인력과 차량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고양이·개들로 인한 청결유지에도 어려움이 있어 왔다.
제주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클린하우스 제도를 지난 2005년부터 시범 실시하다가 2006년부터 전국 첫 시행을 공식화했다. 한 곳에 모이는 장점도 있지만, 분리배출 용기함이 있어 쓰레기 종류별로 따로 분리배출도 가능했다.
시행 초기에는 분리배출에 시민들이 협조가 부족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종이류, 캔·플라스틱, 흰색종량제 봉투, 유리·병, 비닐 등으로 분리배출이 잘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쓰레기를 수거하는 청소차량은 시민들이 애쓰게(?) 분리 배출한 것을 한꺼번에 수거해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일부 차량의 경우 재활용도 매립·소각 쓰레기와 같이 수거하고 있다.
한꺼번에 수거한 쓰레기는 매립장 선별장에서 종류별로 다시 선별하고 있다. 일을 두 번하는 셈이다. 더욱이 옷걸이나 비닐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가동한 자동선별기에서도 분리가 안 돼 인력으로 일일이 분리해야 한다.
이러한 수거방법은 시행 초기부터 이뤄진 것으로 확인돼 클린하우스의 분리수거함은 전시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행정은 이 같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차일피일 개선을 미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 양모씨는 “클린하우스 분리수거함에 맞게 투입했는데, 아침에 수거해 갈 때에는 한꺼번에 담아 간다”며 “분리해서 배출하나 마나 한 일이다”고 투덜댔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따로 수거하면 5번 이상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 인력과 시간, 차량도 많이 들어 한꺼번에 수거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선별장에 자동선별기가 가동돼 종류별로 분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시민들로부터 지적이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다”면서 “개선이 늦었다는 데는 동감한다”고 말해 개선이 늦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현재 분리수거함에 다시 종류별로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는 6월초부터는 종이, 비닐, 철·고철·캔·유리·병 등으로 나눠 수거를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