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 전 제주4·3 당시 희생된 유해 5구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4·3 당시 군법회의(1948~1949년)에 의해 희생된 3명과 행방불명인 2명 등 5명의 신원을 유전자 감식을 통해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신원이 밝혀진 5명의 유해는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 남북 활주로 서북쪽과 동북쪽에서 진행한 유해 발굴을 통해 수습됐으나 지금까지 신원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유가족 채혈에서 군법회의 희생자의 누나인 101세 고령의 유족이 채혈한 덕분에 신원확인이 이뤄졌다.
이들 5명 중 군법회의 희생 추정자 3명은 제주읍 화북(1명), 한림(1명), 서귀포(1명) 출신으로 나타났다. 행방불명인 2명은 조천(1명), 대정(1명) 출신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모두 20∼30대 남성으로, 1948~1949년 희생됐다.
신원확인 작업을 한 서울대 의과대 법의학교실은 지금까지 유전자 검사 방식인 STR 및 SNP 검사에서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적용해 유해의 신원을 밝혀냈다.
STR 검사 방식은 보통염색체 또는 성염색체 검사로 친부모 및 자식 관계만 판별이 가능하다. SNP 방식은 STR보다 식별률이 2.5배 높은 검사다.
NGS는 유전자 DNA의 일정 구간을 증폭해서 분석해 유해 시료가 손실돼도 판별이 가능한 검사 방법이다.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오는 10일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보고회를 열어 희생자 신원과 가족관계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승배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올해도 유해발굴 및 발굴유해 유전자 감식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유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올해는 도내 유전자 감식 뿐만 아니라 도외 행방불명인 신원확인을 위한 유가족 채혈도 새롭게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현재까지 제주4·3 희생자 411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 중 13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