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람사르 습지 '숨은물뱅듸'에서 물이끼 신종이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선태식물 조사·발굴 및 다양성 연구를 수행하던중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숨은물뱅듸'에서 물이끼류 신종을 발견해 올해 안에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탄습지인 제주도 숨은물뱅듸에서 발견된 물이끼류는 한라산 선작지왓 고산습지에 생육하는 비틀이물이끼와 형태적으로 유사하나 유전체 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구조상에서 특징적인 변이가 확인됐다.
이탄습지는 죽은 식물들이 미생물 분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쌓여 만들어진 이탄층이 존재하는 습지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육상 최대 탄소저장소 역할을 한다고 전해졌다.
물이끼류는 이탄습지를 구성하는 핵심종이다. 1억 9000만년 전에 지구에 출현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 3과 3속 300여 종이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는 1과 1속 22종이 기록됐다.
연구진은 숨은물뱅듸에서 발견된 물이끼류 신종의 국명을 '검뱅듸물이끼(가칭)'로 짓고 국제 학계에 보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를 통해 경기도 묵논 습지에서도 물이끼류 신종을 발견해 국명을 '논물이끼(가칭)'로 이름 짓고 역시 국제 학계에 보고할 계획이다.
강재신 국립생물자원관 식물자원과 과장은 "탄소저장소인 이탄습지와 이탄습지의 핵심종인 물이끼류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는 만큼 지속해서 자생 물이끼류 특성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숨은물뱅듸는 지표수가 흔하지 않은 한라산 산록의 완사면에 화산쇄설물과 라하르에 의해 형성된 매우 드믄 산지습지다.
뱅듸는 '높고 평평하며, 풀만 우거진 거친 들'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 숨은물뱅듸는 ‘오름 사이에 숨은 물 들판’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2015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면적은 1.175㎢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며 식충식물인 자주땅귀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견 등 490종 이상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삼형제오름, 노로오름, 살핀오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오름 생태계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